네?
누구요?

죄송합니다
그런 분은 모르겠네요

손님이 워낙 많아서

다 기억할 순 없죠

혹시 뭘
좋아하는지 아세요?

이름은 몰라도

취향은 기억하거든요

'미트로프'요?

으깬 감자 곁들인
미트로프라면 아는데

치즈튀김, 계란
어니언링이요?

감자는 싫어한다고요?

일단 연락처를
불러주시죠

혹시 보게 되면
전해드릴게요

네, 꼭이요
안녕히

짙은 갈색 머리에
키는 180쯤요

치즈튀김, 계란
어니언링

혹은 생선튀김과
곁들인

미트로프 즐겨드시는
분은 정말 몰라요

마지막으로 봤을 땐
폭찹을 먹었어요

진작 말씀하시죠?

우리집 폭찹은
시내 최고거든요

드셔보셨나요?

아뇨

어쩌다가?
종교 문제라도?

그래서 보셨다는 건가요?

폭찹을 시킨
180에 짙은 갈색 머리라

맞아요, 어젯밤에
들리셨네요

폭찹 2인분을
주문하셨죠

각각 으깬 감자와
콩을 곁들여서요

배가 고팠나봐요

아뇨, 둘 다
드시진 않았죠

저희 집은 양이
무지 많거든요

하난 여자친구
몫이었어요

요점이 뭔데?

말 돌리지 마!

딴 여자 만나?

누구야?

다 뒈져버려!

행여 누가
저를 찾으면

이 열쇠를 주세요

전할 말씀은?

나쁜 새끼!

택시!

열쇠는 찾아갔나요?

아뇨

담배 한 대
주실래요?

그래요

직접 말았답니다

고마워요

괜찮아요?

네

원래 거의
안 피워요

이따금 스트레스
해소용이죠

폐암 안 걸리려면

너무 고민 말아요

예쁘던가요?

누가요?

그가 데려온 여자요

괜찮긴 했지만

폭찹 하나를
나눠 먹기 보단

따로 시켜
먹고픈 타입이죠

알겠어요

안녕하세요

네

대화 상대가
필요해요

열쇠를 가져갈까요?

글쎄요

열쇠를 두고 간
손님이 꽤 있었는데

간혹 수일 내로
찾아가지만

몇주가 걸리기도 해요

나머지는요?

단지에 보관해뒀죠

왜 보관하세요?

그냥 버리지

아뇨

그럴 순 없죠

어째서요?

열쇠를 버리면

거기 맞는 문은
영영 잠겨버리잖아요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죠

안 그래요?

그나저나
이유가 뭘까요

제 생각엔

때론 모르는 게
약이고

알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어요

뭐든 이유가 있잖아요

파이와 케이크도 그래요

장사가 끝날 때면

치즈케이크와 애플파이는
늘 동이 나고

피치코블러나

초콜릿무스케이크도
거의 팔리지만

블루베리파이는 아무도
손을 안 대요

무슨 문제라도?

파이는 지극히
정상이죠

다들 외면할 뿐
파이는 멀쩡해요

아무도 안 먹죠

잠깐!

한 조각 줘요

아이스크림은?

기다려봐요

자

맛있게 드시길

고마워요

괜찮은데요

그래요?

좀 드시죠?

아뇨
제 몫은 여기

나머지 열쇠 얘기
더 해줄래요?

뭐가 궁금해요?

그냥 여기서 썩어야
되나 궁금해서요

하나 골라요

그건 몇년 전 들른
젊은 커플의 열쇠죠

백년해로가 진리라고 믿는
순정파들이었어요

어떻게 됐어요?

인생이 변했고

상황이 변했고
시간도 변했죠

비일비재한 예랄까

둘 중 하나가
바람났거나

아님 애정이 식었겠죠

이건요?

어느 노부인 거예요

부인의 친구가
대신 찾아간댔는데

감감무소식이더군요

워낙 고령이셨으니

아마 돌아가셨겠죠

이건?

한때는 어떤
젊은이 소유였어요

맨체스터 출신인데

뉴욕에서 열리는
마라톤

전 경기에 참가하겠단

꿈을 품었죠

자신의 경험담을
글로 쓰려고

운영하던 카페도 접었대요

나중에 열쇠 수집과

노을 구경이 취미던

러시아 아가씨에게
주려고 했건만

불행히도 열쇠보다
노을이 더 좋았는지

어디론가 사라졌네요

수소문해보지 않고?

어렸을 적

주말이면 엄마와
공원에 갔는데

길을 잃으면
찾으러 올 때까지

한자리에 있으라고
당부하셨죠

효과가 있던가요?

아뇨

저를 찾느라
엄마도 길을 잃었죠

아이스크림
더 드려요?

됐어요

정말요?

네, 괜찮아요

늦었군요

똑같은 걸로?

아뇨

열쇠 돌려주실래요?

그러죠

그럼

서로 화해한 건가요?

고마워요

망할 카메라

이봐요!

진정해요
그만!

나가서 싸워요

- 상관 마!
- 이러지 말아요!

여기서 이러지 마!

이리 와

당장 나가!

그만둬!

꺼져!

임마, 돈 내!

휴지 좀

왜 그래요?

- 애인이 때렸어요?
- 아뇨!

그럼 어쩌다?

지하철에서
강도를 만났어요

폭찹도 이 부근에
살지 않나요?

맞아요

근데 지하철은 왜?

그냥

마음 추스를
시간이 필요해서요

금방 내리려고 했는데

확신이 없어서

결국 종점까지 갔죠

마음 추스르는
방법이 재밌네요

직접 대면은
자신이 없는지라

혹자는 즐기지만

전 아니거든요

정말 괜찮아요?

경찰에 신고할까요?

아뇨

그 자식도 꽤나
고달플 걸요

아랫도리를
걷어찼거든요

설마요

당신은 어쩌다?

초콜릿을 너무
먹었나봐요

카메라는 왜 그래요?

모르겠어요

며칠새
오락가락하더니만

그런다고 강도를
막진 못하잖아요?

네

그렇긴 해요

그럼에도
달아둔 이유는

일종의
제 일기라서요

아시겠어요?

언젠간 테이프를
돌려보며

내가 이랬구나
놀라겠죠

바로 제 면전에서
작동해요

테이프가 산더미겠군요

다 보관하진 않아요

무슨 괴짜도 아니고

하이라이트만요

봐도 돼요?

그럼요

와봐요

열쇠를 남겨둔 채
그녀는 사라졌다

1일째
뉴욕

죽고 못 사는 누군가와
어떻게 헤어질까?

난 작별이란
말도 못했다

아무 말도
못했다

그냥 떠났다

그날 밤 난

길을 건너기 위해
먼길을 돌아가야 했다

제레미

이 편지를
보실 때쯤

전 멤피스에
있을 겁니다

이봐, 리지
빨리 움직여!

가요!

냉큼!

오는 데만도
꽤 걸리더군요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어요

낮엔 식당에서
일하는데

밤에 잠이
안 와서

바에 나가기로 했어요

싸구려 술집이지만
팁은 후해요

종일 일하느라
피곤하지만

바쁘게 살아야

그를 잊기 쉽겠죠

57일째
뉴욕에서 1120마일

안녕

안녕, 샌디

집에 가게요?

바꿔 말하면

여길 나가는 거지

나도 가고 싶은데

뭐가 문제야?

저 남자요

일어날 생각을 않네요

아니 말이군?

신경쓰지 마

시간 관념이 없거든

가고 싶으면

그냥 계산서 갖다주면 돼
완전 단골이야

맨날 저렇게
늦어요?

응

한번 지켜보던가

- 안녕
- 안녕히

계산서요

겨우 8달러?

9달러는 될 줄
알았는데

8달러 맞아요

펜 있나?

네

처음 보는군

새로 왔나?

며칠 안 됐어요

아

이름이 뭔가?

리지요

리지

만나서 반가웠어

무슨 뜻이죠?

이젠 안 오려고

왜요?

여기 올 이유가
없어졌거든

오늘이 마지막이야

아

그래

트래비스에게 전해줘

수표를 써준다고 해

네

자네 몫

고맙습니다

가세요

안녕하세요

쌍둥인가?

아뇨

그랬음 좋았겠죠

난 쌍둥이가 아니라
다행인데

나 같은 사람
넘치거든

어디 보자
치킨스테이크하고

콩 좀 주겠나?

네

잠시만요

허튼짓 관둬!

여긴 식당이지
댄스홀이 아냐!

어째서 이렇게
열심인가?

돈 모아서
차 사려고요

어디 가려고?

딱히 정한 곳은
없지만

지겹도록
여행하고 싶어요

나도 그러고 싶군

잔돈이요

뷰익을 사게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세요?

- 뭐?
- 어쩐 일이시죠?

자축하려고

무슨 날인데요?

술 먹는
마지막 날!

추근대진 않지?

얘기가 하고
싶은가봐요

별일이군
원래 말수가 없는데

때리진 않고?

그런 분은 아녜요

거참

여자한테 집적여도
그러려니 해

유부남 같던데

여태 그렇게
믿어서 탈이지

젠장

트래비스
잘 지내?

늘 환영이야
수 린

말은 그래도
과연 그런가 몰라

화장실 좀
쓰려고 들렀어

맥주라도 하나
시킬까?

네 돈은
사양이거든?

시간 있나?

댁하곤 할 말 없어

아니?

응?

제가 뭐랄 건
아니지만

금주하시는 게
어떨까요?

금주하라고?

이게 뭐죠?

내가 나가는
모임에서 쓰는 거야

모임이 끝나면

금주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흰칩을 하나 줘

맨 정신으로
살겠단 각오를

상징하지

만약

술을 입에 대면

다시 흰칩을 받고
시작해야 돼

이건 90일 짜리야

꽤 버텼지

한때지만

흰칩 무더기 보이지?

난 흰칩의 왕이야

제레미

아니의 '금주칩'처럼
중독을 고치기 위해

각오를 다지는 법을

생각해봤는데요

내가 중독자라면
블루베리파이를 칩으로 쓰겠어요

애인한테 쓰나?

아뇨, 그냥
아는 사람이요

전화를 걸지 않고?

때론 편지가 낫죠

그런가?

뭐하세요?

음..

일전에 자네가
말해준 대로

나도 아내에게
편지를 써보려고

서로 너무 격조해서

자네 방법을
따르기로 했지

랜디!

맙소사!

아니!
그만둬!

좋아, 참지
두고 봐

괜찮을 겁니다

여보세요
거기 멤피스죠?

저기, 실례지만
여쭤볼 게 있는데

엘리자베스라고
아시는지?

네, 주문하려는 건
아니고요

근데 맛있겠네요

엘리자베스가
거기서 일하나요?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요

엘리자베스라니까요

E-L-I-Z-A-B-

아뇨
고마워요

고맙습니다

드디어!
제레미예요!

나라니까요!

당신 목소릴 다시
듣게 되다니

편지는 잘 받았어요

우습겠지만

멤피스 식당을
모조리 뒤졌죠

족히 아흔 군데쯤요

좌우지간

연락줘서 고맙단 말은
해주고 싶었어요

당신이 그립네요

이렇게 통화가 되다니!

당신 아닌가요?

절 모르세요?

엘리자베스라면서요?

전 다만

친구에게 안부라도
전할까 싶었는데

네

아뇨
치킨은 됐어요

고마워요

들어줘서 감사해요

안녕히

이런 개자식!

얘기 좀 해!

밖으로 나가지

아니!
여기서 할래!

이젠 사내 구실
좀 하려고?

기운이 뻗치나?

그를 죽일 뻔 했어!

남의 아내와
자는 건

파렴치하니까

빌어먹을!

우리 헤어졌거든?

우린 남남이고
피차 안 봐!

넌 내 마누라야!

난 남편이고!

그렇지 않아

더는 아냐

그럼 난 뭔데?

아무 것도 아니지

내겐 그래

수 린, 제발

이러지 마
부탁이야

당신을 사랑해

조금 더
시간을 줘

제기랄
아니!

날 좀
내버려 둬

더는 못 참겠어
그냥 놔줘

난 새로
시작할 거야

직장도 구할 거고

직장을 구해?

그래

그럴 필요 있나

애인들은
뒀다 뭐하게?

당신은 분란만
일으키잖아

개새끼!

우라질 새끼!

개새끼야!

너하곤 끝이야!

알겠어?
끝이라고!

끝장이야!
끝!

알았어?

수 린

경고하는데
여기서 나가면

쏴버리겠어

그럼 어때서?

아니, 진정해

그러지 마

끝났어!

너무 많아요

아냐

아니지

차 사려고
저축한다며?

괜히 고물차를 사면

곤란해

차량 점검 미필로
걸리는 수가 있거든

감사합니다

잠깐만요

이거 놔두셨어요

자네가 알아서
처리해줘

경찰은 사고라고 했다

그는 인사불성인 채 운전했고
도로를 벗어났다

보드카 줄래요?

6년 만에 처음
마시는 건데

아무도 손을
안 댔나 보군요

여러분들!

아니 코플랜드를 위해!

우리 동네
도로 지킴이요

자유의 수호자에게!

진짜 독하네

입에 대기도
힘들겠는데요?

한 잔 더요

치즈버거?

위스키?

내 계산서 아닌데

아니의 계산서예요

뭘 어쩌라고요?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둘까?

트래비스가
지불해달래요

트래비스!

나더러 책임지라고?

아니 술값을
내가 왜?

내가 왜
그래야 돼?

네 남편이잖아

아니라면 모를까

이미 죽었어!

외상값 받고 싶으면
변호사 불러

나한테 이러지 말고!

악을 쓰는구만

아니쯤 되니
참아줬지

트래비스
이런 몹쓸!

지긋지긋해

리지!

집에 바래다줘

따라가봐

어서!

수 린?

늦었어요

집에 바래다줄게요

그의..

단속에 걸렸을 때
난 열일곱이었어

만취였거든

"취했군요, 아가씨"

난 웃으며

눈을 깜박였지

우리가 결혼할 줄
누가 알았겠어

경찰과 사랑에 빠져

이런 촌구석에
처박혔으니

그는 내게 집착했지

숨이 막혔어

애정을 회복하려고

술에 의지해봤지만

아침이면
부질없더라고

그래서 도망쳤어

지쳐 돌아올 때마다

그는 늘 기다렸지

내게 무던히도
목을 맸어

알아?

그가 죽는단
망상마저 들더군

달리 그에게서

벗어날 길이
없었거든

그를 증오하셨군요

그렇진 않아

그저 놔주기만을

바랐을 뿐인데

헌데

막상 놔주니까

정말이지 세상에

이런 고통이
없더라고

우린 여기서 만났지

바로 여기서

낮에도 일한다더군요

차를 사려고요

난 곧 떠나요
그래서

일을 매듭짓고 싶어요

아니의 외상값은
8백 달러던데

트래비스에게
전해주면

다 청산해줄 거예요

꼭 전할게요

충격깨나 받을 걸요

부탁이 하나 있는데

그의 계산서를
벽에 붙여줄래요?

그러면 사람들이
기억해주겠죠

고마워요

죽으려는 사람 마냥
수 린은 마을을 떠났다

사람들은 아니를
어떻게 기억할까

죽은 뒤 남는 건
내가 남들에게

새겨준 기억뿐이다

아니면 계산서던가

그녀로부터 정기적으로
편지가 온다

무작정 전화 거느니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같은 이름을 반복해
쓰긴 지루했지만

연락이 닿는다면야
그럴 가치가 있다

당신에겐 뭐든 털어놔도
될 거 같아요

함께 한 시간을
기념하고자

당신을 위해 만든
계산서를 동봉합니다

저를 어떻게
기억하실까 궁금해요

블루베리파이를
좋아했던 여자?

아님 실연 당한
여자?

185일째
뉴욕에서 3906마일

아직도 담배
말아 피워?

한 대 줄까?

그래

맛이 변했네

주머니에 오래
넣어뒀거든

카페에서 금연이라니
너무한데

이젠 아무데서나
못 피워

분위기도 달라졌네

별 차인 없지만

의자를 바꿀까 했는데
마땅한 게 없더라고

어울리질 않아서

고민할 거 있나

엉뚱한 데만 뒤졌던가

아님 정이
많아서 그래

보기 좋은데

엄마처럼 꾸며보려고

아빠처럼 안 꾸미길
다행이네

사진으로 뵈었지

열쇠 아직 있어?

물론
버리지 말라던 당신 말

문이 잠겨선
안 된다던 말

늘 명심했거든

설령 열쇠가 있어도

어떤 문은

도저히 안 열리잖아?

문이 열려도

네가 찾는 사람은
안에 없는지도 몰라

몇년 전엔
꿈이 있었다

꿈은 여름에
시작되어

이듬해 봄에 끝났다

당시엔 행복한
날 만큼이나

불행한 날도 많았다

무대는 주로
카페였다

그러던 어느 밤

문이 쾅 닫히며
꿈은 끝났다

가볼게

아침 비행기를
타야 되거든

담배 고마워

아직도 여기
있을 줄은 몰랐어

왜 왔지?

내가 기억하는
느낌이 맞나

확인해보고 싶었어

안녕, 제레미

안녕, 카차

251일째
뉴욕에서 5603마일

칵테일 드려요?

스크루드라이버요

여기요

제레미

카드 도박사는
참 대단해요

운과 직감에
전부를 거니까요

저도 그럴 수 있을까
궁금해요

아님 접어야겠죠?

비켜줄래요?

우와!

하나 쥐고 있었어

근사한 재규어에다

롤스로이스도 굴리게?

하와이, 팁 주는 거
잊으셨나?

잊진 않았는데

원래 안 줘

원래 안 주다니?

직원은 사장이 거둬야지
내가 왜 줘?

재수가 좋든
치사를 떨든

둘 다는 안 돼
오래 가지도 못하고

넣어둬

하와이 씨가
주는 거야

어차피 갚아야
되겠지만

감사합니다

운이 다하셨나

누구신가?

카지노에서 일하니
시간이 금방 가요

밤낮도 분간이
안 되고

적어도 이젠 잠 때문에
고생하진 않아요

그럭저럭 나았는지

얼마나 남으셨나?

전부 따라가주지

18에 20

자신 있어?

아니면
얼른 죽던가

단단히 잡으셨군

'트웰브 아웃 트와이스'네

거래할까?

말해봐

댁이 6백 먹고
나는 천

그리고
막판 어때?

더 쓰셔야지

그만하면
공평하잖아?

카드나 돌려

어떡할까요?

들었잖아요

카드 돌리래요

지금이라도 6백 어때?
하와이 씨?

까불지 마셔

하트는 아직
5장이나 남았어

빨리요

꿈꾸는 건
자유니까

행운을 빌지

카드 안 돌려요?

알았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사기도 아니고

카드도 한벌인데

이쪽으로 넘겨

얘깃거리 생겼구만

음..

샐러드가
몸엔 좋겠지?

소화는 좀 힘들겠네

다 씹어서
삼켜야 되니

계란으로 할까봐

단백질이지?

어떻게 해드릴까요?

묶어서 바닥에
못 박아줘

아니면
내 머리에 깨서

뺨 위로 줄줄
흐르게 하던가

그래

사정이라도 해봐야지?

누구 천 달러만 대주시면
곧 갚아드리죠

샘, 나라니깐

현금 좀 보내주면
안 될까?

24시간 내로
돌려줄게

절호의 기회라니깐

뭐?

엿이나 처드세요!

가혹한 밤이죠?

그러게

어쩌다 여기서
일해?

버스가 여기
내려주더라고요

- 어디서 왔는데?
- 뉴욕이요

버스로 여기까지
왔다고?

대단하네

엄청 오래
걸렸어요

버스를 좋아하는군

차를 사고 싶었는데

돈 모으기가
만만치 않네요

얼마나 모았어?

2천 1-2백쯤?

엘리자베스

제안 하나 하지

어떤 제안요?

나 돈이 필요해

여기에도 연락할
사람은 있지만

내키지 않아서

꼭 이길게

난 저들 보다
훨씬 뛰어나

기회만 준다면
본때를 보여주지

얼마 필요해요?

2천 2백 빌려주면

칩으로 바꾼 뒤

딴 돈의 3분의 1을
더해 돌려줄게

만약 잃으면?

그럼 차를 가져

최신형 재규어야

그러면
어떤 경우든

손해 볼 장사는
아니잖아?

생각할 시간을 줘요

긴 밤이 되겠는데요

우선 배 좀
채우고요

천천히 들어

체하지 말고

제길, 춥네!

네

이게 뉘신가

재규어 몰고
떠나신 줄 알았더니

기름값은 받아가야지?

더 올려요

5백

올리다 보면
언제고

누군간 따겠죠!

다음에 또 잡으면
윙크 좀 해주지?

그래야 알잖아?

레이즈

올인

나더러 세라고?

15에 35

너무 부담인데

뭐가 더
나쁜 걸까

저 귀여운 미소
아님 꼴불견 셔츠?

받아주지

이봐요

어떻게 됐어요?

차 가져

나도 좀 태워주고

어디로 가는 거죠?

라스베이거스

그녀는 베이거스에 돈 대줄
사람이 있다고 했다

서두르는 기색 없이
그녀는 느긋했다

레슬리, 자요?

아니

머릿속으로
포커 치고 있었어

자기는?

저도 생각해요

포커는 아니지만

어떤?

뉴욕에 돌아가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베이거스에
산다는 분이요

돈을 대주신다는

응?

애인이에요?

아니

연애엔 그다지
운이 없었어

몇번 사귀었지만

돈은 커녕 아무런
부탁도 못하겠더라고

베이거스에 아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다니

너무 대담한 거
아냐?

아뇨

중요하진 않은데

아빠야

내게 포커를
가르쳐주셨지

덕분에 또래들
산수 배울 때

난 확률을 깨우쳤어

아빠 말로는

내가 10 다음 숫자를

'잭'이라고 하더래

아빠에겐 뭐든
부탁할 수 있지만

싫어

"모두를 믿되
카드는 섞어라"

아빠의 명언이지

무슨 뜻인지 알아?

아무도 믿지 말란
소리야

심리 파악에
능하다면서..

왜 잃었냐고?

그래요

항상 이길 순
없잖아

상대는 꺾어도
운을 꺾진 못해

가끔 주관을 버리면

정확히 읽어내지만
그래도 오류가 생겨

상대를 믿어서?

자신조차 믿지
못해서야

이런

전부 사절이야

전부?

전부!

이 번호
어떻게 아셨죠?

이달에만 세 번
바꿨는데?

제발 내버려둬요
전화질 말고!

망할!

대신 받아줄래?

뭐라고 하죠?

잘못 걸었으니
다신 하지 말라고

네

여보세요?

죄송하지만
잘못..

어디요?

네

정말요?

알았어요
고맙습니다

베이거스
병원이래요

아버지가
입원하셨는데

위독하시대요

몹쓸 인간

맨날 죽는다지

속임수라니깐?

전에도 써먹었어

숨 넘어가니
와달라고

대체

얼마나
속아줘야 돼?

그치만 병원
관계자 같았어요

그게 뭐?

돈 찔러주고 대타
구하는 게 어렵나?

베스도 못 믿을
인간은 있을 거 아냐?

꾸며대서라도 딸내미가
보고 싶으셨겠죠

쳇, 간곡히
바라는 건가

뭐지?

전 가만 있었어요

둘러대지 마
뻔히 보여

내용도 짐작이 가

이러고 있군

'죽으면 어떡하지?'
'사실이라면?'

그렇다면요?

자기는 그래도

난 신경 안 써

죽든 살든

어찌 되던 간에

난 몰라

거짓말하는군요

안 들어갈래

왜요?

가서 어쩌라고

떡하니 방에 앉아서

친구랑 카드
치는지도 몰라

술병이 났거나
점 빼는 건지도

- 심각한 상황이라니까요
- 그야 모르지

부탁인데
대신 확인해줘

내가요?

내가 왜?

자기한텐 함부로
못할 테니 염려 마

부탁해

알았어요

유감이네요

전화 드렸는데
연락이 안 되더군요

아버님께선..

일찍 오셨어야죠

그 인간이 시켰나?

얼마나 찔러주디?

맙소사

독심술 귀재라면서요?

내 얼굴 보고도
몰라요?

돌아가셨대요!

거짓말

베스

차를 줄 순 없겠어

왜요?

왜냐면

아빠 차였거든

리비에라 홀덤판에서
크게 따더니

다음날 바로
사오셨어

뿌듯해하셨지

내가 열쇠를
빼내서 훔쳤어

왜 그랬나 몰라

그냥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어

신고했을까?

딸을 체포하려고?

그보다 더 했지

아빤 내 거처를
알아낼 때까지 기다렸어

어느날 아침

집으로 봉투가
배달됐는데

안에 차량등록증이
들어있더군

망할 인간이
차를 내게 준 거야

그러니

퍼질 때까지
열심히 타야지

마르고 닳도록

그럼 난
어떡해요?

베스

꿔준 돈 내가 싹
날렸다고 했지?

네

사실은
그렇지 않아

내가 판을 휩쓸었어

아주 보내버렸지

카드는 내가
예상한 대로였어

마음을 정확히
읽어냈거든

돈 모조리
챙겨 나왔지

날 속였군요

나눠주기 싫었나봐

한편 네가 얼마나 착한가
알아보고 싶었어

친구가 필요했거든?

너무 지루하잖아

혼자 가긴 싫었어

곤란해요
3천 5백은 주셔야죠

3천이 다예요

3천 5백 밑으론
안 됩니다

- 3천 2백, 더는 못 내요
- 저기

아무래도 딴 데 가서
알아봐야겠다

그러시던가요

고마워요!

돌아보지 마

어쩌려고?

- 맘에 든다고요!
- 그 값엔 안 돼

조바심 나게 만들면
3천에 가능해

그럴 기미가
안 보여요

더구나 내가
바라던 차예요

나랑 다니면서
아무 것도 못 배웠나?

사람을 그대로
믿어선 안 돼!

그럼 믿어봐요

구제불능이구나

당신도요

제레미

지난 며칠, 불신하는 법을
배워보려고 했지만

실패해서 기뻐요

이따금 우린
자신을 파악하기 위해

남들을 본보기로 삼아요

남과 견주어 보며
조금씩 자신을 회복하고

엘리자베스가
되는 거죠

네, 카페입니다

300일째
뉴욕

임대

아직 열었네요?

나니깐 여태
이러고 있겠죠?

커피와 파이는
이 집이 최고라던데

어디서 들었어요?

여기저기서요

들어갈래요?

춥네요

추운데 밖에서
뭐하셨어요?

멋진 밤이니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죠

앉아요

예약이 있었나요?

당신에게 예약됐죠

드실 거라도?

네
쫄쫄 굶었어요

뭐가 맛있죠?

스테이크 어때요?

- 감자튀김도 나와요?
- 으깬 감자도 있죠

둘 다
괜찮겠네요

반반 드릴까요?

스테이크 미디엄 레어로
감자튀김과 곁들여 주시고

으깬 감자도
좀 주세요

곧 대령하죠

저 어때 보여요?

어딘가 달라진
느낌이네요

아님 제가 변했던가

열쇠는 어딨어요?

버리시게요?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죠

당신 열쇠 드려요?

아뇨
이젠 필요없어요

당신 열쇠는요?

없애버렸죠

안녕, 제레미

내일 봐

떠나던 날
여기 왔었어요

근데 도무지
들어설 수 없더군요

거의 들어갈 뻔했는데
그랬다면

예전의 나
그대로였겠죠

똑같이 살긴
싫었어요

맛있게 드시길

지금도 전혀
안 팔리나요?

네, 여전하죠

그런데 자꾸
왜 만드세요?

만약을 대비해서죠

당신이 먹으러 올까봐

마지막으로 왔던 날
기억해요?

파이 한판을 혼자서
다 드셨는데?

그랬나요?

술에 취해서
다음날

고생한 건 생각나요

다른 건요?

모르겠어요

녹화해둔 건
없나요?

그게..

화면이 바래지도록

너무 돌려봤더니만

이젠 아예
안 나오네요

- 즐거웠던 거 같아요
- 맞아요

그렇게 잘 먹는
아가씬 처음이었죠

이렇게요?

아뇨
이랬어요

맛있는 파이예요

여기로 돌아오는 데
1년 가까이 걸렸다

길을 건너는 건
그리 어려울 게 없었다

건너편에서 누가
기다려주느냐에 달렸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