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Psycho

라이언스 게이트 필름 배급

에드위드 프레스먼 프로덕션

뮤즈 프로덕션

메리 해론 필름

아메리칸 사이코

크리스찬 베일

윌리엄 데포우

오늘 저녁은
레몬즙에 절인 오징어 요리에

치즈와 샐러드를 곁들였습니다

앙트레는 생선과 마말레이드

살짝 익힌 자고에 탕벨 요리입니다

프렌치프라이와 토끼요리

레몬즙에 절인 오징어 요리에...

이런 데 밥맛이야. 싸구려 분위기 나

도르시아 가자니까

베이트만 자식이 튕기잖아

저기 리드 로빈슨 아냐?

눈깔 삐었어? 아냐

그럼 누군데?

폴 알렌

폴 알렌 아냐

폴 알렌은 저쪽 칸에 있어

누구랑 있어?

키커 피바디 놈

화장실에서 약 못 맞겠어

정말 폴 알렌이야?

그렇다니까, 틀림없어

어류 쪽 맡고 있지

재수 좋은 놈

재수 좋은 유태인 놈

거기서 유태인이 왜 튀어나와?

사무실에서 전화하는 걸 봤어

CEO랑 촛대 얘길 하더라고

촛대가 아니라 게임 얘기였어

그래서?

나랑 맞장 한번 뜨고 싶어?

한판 뜰까?

아니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말자구

유색 인종이랑 사귀는 걸 깜빡했네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라

계산이나 하지

겨우 57달러?

괜찮은데

제작 : 에드워드 프레스만

원작 : 브렛 이스톤 엘리스

각색 : 메리 해론

스톨리 온 더 락스

이건 소용없어요. 현찰만 받아요

25달러예요

재수없는 년

아예 죽여 달라고 애걸을 해라

감독 : 매리 해론

웨스트 가 아메리칸 가든스 빌딩

난 11층에 산다

내 이름은 패트릭 베이트만

27살이다

난 외모를 가꿀 줄 안다

균형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아침에 얼굴이 부었다 싶으면

복근 운동을 하면서 팩을 한다

까짓 천번쯤 거뜬하다

그리곤 딥 클렌징 로숀을 바르고

샤워하는 동안 젤 클렌저를 쓴다

온몸엔 하니 알몬드를

그리고 얼굴엔 젤을 바른다

그 위에 허브 팩을 바른 다음

10분쯤 둔 채 다른 일을 본다

노화를 방지하고 탄력을 주기 위해

무알콜 애프터 쉐이브 로숀을 쓴다

다음엔 모이스처라이저

그리곤 아이크림과

모이스처라이징 로숀을 바른다

패트릭 베이트만의 존재는

다소 추상적이다

실질적인 내가 아닌

가공의 실체가 있을 뿐이다

날카로운 시선을 숨기며 손을 잡고

서로의 살갗을 부빈다 해도

사는 방식엔 차이가 있다

난 이미 내가 아니다

해밀턴

멋진데

늦었네요?

에어로빅 때문에. 전화 온 데는?

리키 해리슨이 다자고짜 취소래요

리키는 가끔 만나니까 괜찮아

다른 건?

스펜서가 바에서 한 잔 하재요

언제?

여섯 시 이후

안돼, 취소해

뭐라고 해요?

그냥 안된다고 해

그냥 안된다고요?

그건 그렇고...

12시 30분 카몰스 세사람 예약해줘

거기 안되면 크레욘스로

네

잠깐, 두 사람 예약해줘

목요일 8시 아카디아에서

분위기 띄워서요?

아니

무슨 소리야

관둬, 내가 할게

제가 할게요

아니, 됐으니까 생수나 갖다줘

오늘 근사한데요

그 옷 입지 마

뭐라고요?

그 옷 입지 말라고

드레스나 스커트 입어

맘에 안 드세요?

그래

몸매가 죽잖아

고맙군요

없다고 해

하이힐 신어

난 하이힐이 좋더라

장미 수천 송이

초콜렛 과자랑

그리고 굴도 준비하는 거야

로버트 파머 신곡을 듣는데

약혼녀 에블린이 계속 징징댄다

사진사도

애니 리보비츠한테 부탁하면 돼

비디오 촬영도 하고

패트릭, 우리 해치우자

뭘 해치워?

결혼식 말야

그럴 시간 없어

당신 아빠가 사장인데 뭘 못해?

그 얘긴 그만해

일도 지겹다면서 때려치지 그래?

일에 적응하는 중이란 말야

윌리엄스에요

좋은 자리에 앉지 못할까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지만

자리를 보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패트릭

사촌 반덴, 남자친구 스태쉬

예술가야

메뉴가 점자판이군

티모시와 에블린 둘은 찐한 관계다

티모시는 웃기는 녀석이다

에블린이 알든 말든 관심 없지만

난 코트니와 바람을 피고 있다

에블린의 친구로 외모가 왔다다

코트니는 항상 약을 달고 사는데

오늘은 제낙스다

무엇보다 신경쓰이는 건

루이스와 약혼했단 점이다

하필 그런 쪼다랑...

말해봐요, 스태쉬

소호가 너무... 상업적인가요?

그 기사 나도 읽었어

무슨 상관이야?

상관이 많지

스리랑카 대학살은 어떻고?

스리랑카에 대해 알기나 해?

이스라엘 사람들 싹쓸이하는 거?

그만해

스리랑카 말고도 중요한 일은 많아

뭐?

인종차별은 종식시키고

핵무기 경쟁을 늦추고

테러와 기아를 막아야지

부랑자를 위해 숙식을 제공하고

모든 인종에게 시민권 부여하고

여성에게 동등한 권리를 주고

전통적 도덕관을 중시하도록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일반적 사회 문제에 관심갖고

물질주의를 타파하는 거야

패트릭

존경스러워

안녕하세요

네

표백제? 표백제 얘기야

맙소사, 누가 표백제 쓰래?

이건 산타페에서 사온 거야

얼마나 비싼 건데 세탁 하나 못해?

아가리 안 닥치면 죽여버리겠어

20분 후에 점심 약속이 있어

오후까지는 깨끗이 해놔

그만 좀 해. 못 알아듣겠어

밥통 같은 것들, 속터져 미치겠네

죽고 싶어?

패트릭?

안녕, 자긴 줄 알았어

안녕

무슨 일 있어? 이 집 잘하는데

근데 왜 얼룩 하나 못 빼?

대신 얘기 좀 해줘. 난 말이 안 통해

뭔데?

크랜베리 쥬스, 별 거 아냐

정말?

말이 통하면 얘기 좀 해줘

휴버트에서 약속 있어서 가봐야 돼

휴버트? 새로 생긴 거?

그만 가볼게. 고마워, 빅토리아

우리 언제 점심 같이 해

- 내가 나갈게
- 시간이 없는데

토요일 어때?

- 다음주 토요일?
- 그래

안되겠어. 뮤지컬 봐야 돼

미안해, 가야겠어. 전화할게

좋아, 꼭 해

루이스 자식 없음 진작 말했어야지

지금 나올 거야?

- 아니, 난...
- 약 먹었어?

루이스 전화 기다리는 거야

전화한댔어

자기

그 자식 밥통이야

왜 그런 밥통을 사귀는 거야?

멍청하고 덜떨어진 밥통을!

패트릭, 자기라고 부르지 좀 마

끊을래

코트니

나와

싫어

도르시아 갈 건데?

도르시아 좋지

쫙 빼입고 나와

도르시아 입니다

좀 늦은 줄은 알지만

8시나 8시 반으로

두 사람 예약 해줄래요?

엘리자베스 아덴 가서 마사지 받고

도자기 가게에 갔어

거기서 이 은접시를 산 거야

도날드 트럼프 차 아냐?

헛소리하지 마

각성제라도 먹어

그만 슬럼프에서 나와야지

아이를 갖고 싶어

예쁜 아이 한 두명쯤...

- 여기야?
- 그래

여기가 도르시아야?

그래

훈제 오리랑 땅콩 버터 수프로 해

마티니도 한 잔 근사하게 마시고

입에 맞을 거야

그리고나서 도미를 먹는 거야

그럼 완벽해

고마워, 패트릭

코트니한테 잘해줘서 고마워

도르시아라니 대단해

거긴 어떻게 예약했어?

운이 좋았지

양복 멋진데

말하지마. 내가 맞춰볼게

발렌티노 쿠투르

감 좋겠는데

됐으니까 아부 작작 떨어

헤이, 마커스. 타이 멋지군

몰라보겠어

알렌은 날 마커스로 안다

하긴, 마커스도

나랑 같은 P&P에 다니고

발렌티노 양복과 안경을 즐기고

이발소까지 같다

물론 내 머리가 훨씬 낫지만

배상금 건은 잘 돼가, 마커스?

좋아

그거 잘됐군. 대단하지 않아?

그래

시실리아는? 죽이던데

그래, 하나 건졌지

알렌

건수 맡은 거 축하해

고마워, 백스터

폴, 스쿼시 어때?

전화해

- 금요일 괜찮아?
- 안돼

도르시아에서 저녁 약속 있어

나중에 시간 내볼게

금요일 저녁에 어떻게 예약했지?

뻥일거야

명함?

새로 뽑았어 어때?

예술인데

멋져

어제 닥달해서 받아냈지

- 때깔 좋은데
- 볼 줄 아는군

실리안 레일이란 거지

이건 아무것도 아냐

멋진데

달걀껍질을 박아넣었어

어때?

좋군

세상에

쪼다들이 눈만 높아갖고

브라이스가 패튼 걸 더 좋아하다니

잠깐, 기대하시라

입체식이야. 테두리도 있고

봐

굉장하군, 멋져

폴 알렌 것 좀 보자

환상적인 색채

글자체도 두껍고

이럴 수가, 무늬까지 있어

왜그래?

패트릭, 땀까지 흘리고

이봐

팻 베이트만이야

돈 좀 줄까?

먹을 거 줘?

줄까?

배가 고파요

그래, 여긴 너무 춥지?

직장을 구해

배고프면 일을 하면 되잖아

짤렸어요

왜? 술 땜에?

그래서 짤렸어?

아님 내부 사정?

농담이야

이름이 뭐야?

알

크게 말해봐

알

일자리를 구해, 알

안된단 생각은 버려

그래서 안 되는 거야

힘을 내. 내가 도와줄게

좋은 분이시군요, 고맙습니다

천만에

제발 좀 도와주세요

여긴 너무 춥고 전 배가 고파요

냄새 한번 지독하군

더러운 자식, 주제를 알아

알

미안하군

아무래도 안되겠어

우린 너무나 달라

고맙습니다. 여긴 너무 추워요

쓰레기 같은 자식

피부가 정말 좋으시군요

곱고

부드러워요

난 인간의 면모를 고루 갖췄다

육체, 피, 피부, 털

다만 이렇다할 감정이 없다

탐욕과 혐오감만 있을 뿐

끔찍한 변화가 일고 있지만

이유는 알 수 없다

피를 향한 욕망이 날 뒤흔든다

참을 수 없는 광분 상태로

이성의 경계를 넘으려 한다

맥콜리, 어때?

해밀턴, 메리 크리스마스

알렌은 아직 그 건 맡아?

아님 누가 해?

겨우살이야

메리 크리스마스, 패트릭

메리 크리스마스, 해리

메리 크리스마스

늦었네

아니

늦었잖아

아까 왔는데 자기가 못 본 거야

스노볼한테 인사해

스노볼이 메리 크리스마스래

뭐야?

귀여운 뚱돼지잖아

베트남 돼지

애완동물이야

안 그러니? 안 그래?

얼굴 좀 펴. 웬 우거지상?

크리스마스 선물 뭐 받고 싶어?

가슴 수술 말고

- 알렌
- 마커스

메리 크리스마스

어떻게 지내? 일 좀 대충해

통 못 봤는데

해밀턴, 우리 넬에 갈 거야

저녁 같이 해

같이 가...

- 시실리아랑?
- 그래, 시실리아

시실리아도 좋아할 거야

그럼 가지, 마커스

- 파티 멋져요
- 고마워요

패트릭, 자기더러 왜 마커스래?

겨우살이

마커스로 7시 예약했소

이상하잖아

난 가재 수프 먹으러 왔어

이 식당에 뭐하러 왔겠어

그거 하나 보고 왔는데...

죄송합니다

J&B 스트레이트, 코로나 한 잔

- 혹시...
- 마티니 더블로

알겠습니다. 더 필요한 건요?

당장 꺼져주면 고맙겠어

사람들 엄청 북적거리는군

화끈한 데야. 화끈화끈해

이봐

맛있는 걸로 특별히 쏠게

왜 이렇게 늦었어?

그러지 말고 좀 봐줘

특별 요리로 접대한다니까

도르시아 갈걸

예약했으면 됐을 텐데

거길 누가 가?

이바나 트럼프 아냐?

패트릭, 아니 마커스 정신 좀 차려

이바나 트럼프가 여길 왜 왔겠어

로스차일드 건수 가로챘지?

어떻게 했어?

얘기하는 건 좋지만

자넬 죽여야 되는데

여자를 해부해보고 싶어

나 맛 간 지 오래걸랑

선탠 멋지군

정말 어디서 했어?

살롱

집에 선탠 침대 있는데 말하지

시실리아는... 시실리아 어딨어?

시실리아는...

에블린하고 저녁 먹을거야

에블린

죽이지

패트릭인지 하는 머저리 사귀잖아

마티니 더 해?

휴이 루이스 앤 더 뉴스 좋아해?

좋지

초기엔 너무 뉴웨이브 적이더니

83년 '스포츠'에선

자기들 색깔을 찾았어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앨범 전체가 크리스프 사운드로

완전한 프로의 세계에 오른 거야

확실히 자리잡았어

엘비스 코스텔로와 비교돼 왔지만

휴이가 유머도 있고 훨씬 시니컬하지

- 할버스트람?
- 왜?

왜 사방에 신문을 깔아놨어?

개 키워?

똥 쌀가봐?

아니

레인코트야?

그래

87년에 발표한 앨범 '포'가 최고지

최고 명곡은 '힙 투 비 스퀘어'야

곡이 너무 쉬워서 가사도 안 듣겠지만

들어줘야지, 가벼운 느낌이 다가 아니라

트렌드도 중요해

밴드 자체에 대한 내 견해는 그래

폴!

어디 도르시아에 예약해 보시지

망할 녀석

패트릭?

패트릭

자네야?

아니, 나 아니야

사람 잘못 봤어

내 친구 패트릭 베이트만이야

어디 가? 우린 넬 가는데

한 잔 산대서

가방 어디 거야?

장 폴 고띠에

놈의 집에 가서

주머니에서 꺼내둔 열쇠를 썼다

한 순간 난 얼어붙었다

놈의 아파트는 공원이 보이고

내 집보다 훨씬 비싸 보였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침실로 들어가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여행을 떠날 시간이다

어디로 보내 줄까?

달라스, 파리?

싱가폴, 런던? 런던으로 가자

폴입니다

며칠간 런던에 갑니다

메레디스, 와서 전화할게

잘 지내, 베이비

뭐야?

패트릭?

뭐냐고?

도날드 킴볼 씨가 오셨어요

누구?

도날드 킴볼 형사요

밥 먹는다고 해

겨우 10신데요. 계신 줄 알 거예요

들어오라고 해

존, 제발 어울리는 옷을 입어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어

진한 색 줄무늬 셔츠를 입어

양복이랑 타이도 맞추고

그럼, 팁은 15% 떼어줘야지

그만 끊어야겠어. 스테이크가 왔어

농담이야

주인한테는 팁 주지마

그래, 좋아

알았어

미안합니다

제가 죄송하죠. 약속도 없이 와서

중요한 전화였나요?

이거요? 사업 문제 때문에요

기회를 엿보고 소문을 교환하고

퍼뜨리고요

도날드 킴볼입니다

팻 베이트만, 반갑습니다

이거 실례 많습니다

바쁘실 텐데

그런데...

용건이 뭐죠?

메레디스 파웰의 부탁으로

폴 알렌의 실종을 조사하는 중이죠

네, 폴이 없어졌죠

공식적으로는 아닙니다

폴 알렌과 선생에 대해 좀 묻죠

커피?

괜찮습니다

- 생수?
- 괜찮습니다

이 분한테...

킴볼이요

- 생수 한 병...
- 괜찮습니다

사양 말아요

용건이 뭐라구요?

폴 알렌의 실종 문제요

참, 그랬지...

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출근해서 알았죠

가족들이 비밀로 했으면 합니다

그렇겠죠. 라임 드려요?

아뇨, 괜찮습니다

정말요? 드리고 싶은데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몇 살이시죠?

스물일곱

학교는 어디 다녔죠?

하버드 경영학과요

주소는?

웨스트 가 아메리칸 가든스 빌딩

좋은 곳이죠

고맙습니다

폴 알렌은 어땠죠?

글쎄요

약간 예일스런 데가 있죠

예일스러워요?

왜 있잖아요

그게 무슨 뜻이죠?

호모에 가까웠단 얘깁니다

코카인 중독에... 뭐 그런 거요

어떤 사람이었죠?

방금 말한 내용 말고요

심문하는 건 아니겠죠?

그렇게 느꼈어요?

그런 건 아녜요

어울린 층은 요?

층이라뇨?

누구와 어울려 다녔죠?

글쎄요, 뉴포트

해리스, 플러티스, 인도차이나

넬, 코넬 클럽, 뉴욕 요트 클럽

요트가 있어요?

그냥 어울려 다녔죠

어느 학교를 나왔나요?

모르세요?

아시는지 묻는 겁니다

예일 전예요? 세인트 폴일걸요

저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시겠죠

증인이나 지문이 있나요?

응답기에 런던 간다고 했더군요

그럼 갔나 보죠

여자친구는 아닐 거래요

런던에서 본 사람은 요?

있었죠

힘들게 진술을 받아냈는데

스테판 휴즈가 식당서 봤다길래

직접 가봤더니

휴버트를 폴로 잘못 봤더군요

집에 강도가 들었나요?

그건 아닙니다

화장품이랑 양복이 없어졌지만요

살인사건으로 보진 않나요?

아직은요, 모르겠습니다

목격자가 전혀 없어서요

알 수가 없군요

이상해요

시퍼렇게 살아 돌아다니다

어느날 갑자기

펑!

펑 하고 사라졌죠

땅이 갈라져서 삼켰나 보군요

끔직해요

소름이 돋아요

그만 실례하죠

클리프랑 점심 약속이 있어서

포 시즌스에 가야 하거든요

포 시즌스? 시내에 있는 거요?

늦겠는데요

여기도 있어요

- 몰랐군요
- 잘 꾸며놨죠

일이 생기거나 할 말이 있으면

그럼요, 연락드리죠

좋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해요

못 보던 얼굴인데

그쪽도 처음 봐요

우리집 갈까?

안돼요

갈 거야, 말 거야?

안되지만

한번 가보죠

신용카드도 받아?

농담이야. 어서 타

20대 초반 금발이 좋겠어

경험 많은 애로. 그래

꼭 금발이어야 돼. 금발이야

난 폴

폴 알렌이야. 알았지?

넌 크리스티

넌 이제부터 크리스티야

알아들어?

이건 샤르돈네야

깨끗이 씻어

아니, 뒤 말야

무릎 꿇어

몸매 죽이는데

들여보내요

크리스티, 나와서 옷 걸쳐

가운 골라 입고

거실로 나와서 손님접대 해야지

왔군, 근사해

코트 이리 줘

난 폴이야. 만나서 반가워

진짜 금발이야? 때깔이 안 좋은데

넌 사브리나야

난 폴 알렌이고

좋아...

나 무슨 일 하나 궁금하지?

아뇨

별로요

월스트리트에서 일해

P&P에 다니지. 들어봤어?

집이 근사해요, 폴

얼마예요?

알 거 없잖아, 크리스티

싸구려 아닌 건 확실해

아니, 담배 피우지 마

한 잔 들어

취하는 건 싫지만

샤르돈네를 안 마실 순 없지

필 콜린스 좋아해?

난 제네시스 팬이야

80년 '듀크' 앨범 냈을 때부터

그 전엔 하나도 이해가 안 갔어

너무 지적이고 예술적이라

듀크 때부터

필 콜린스의 존재가 두드러졌지

최고 명곡은 '인비저블 터치'야

만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고찰인 동시에

이전의 세 앨범의 의미를 깊게 해줬어

크릿스티, 옷 벗어

루더포드와 콜린스의 조화

악기 소리가 분명히 구분되지

사브리나, 옷 벗어

작사 작곡 솜씨도 대단하고

프로페셔널의 최고봉이야

사브리나, 좀 흔들어봐

'혼돈의 땅' 가사를 들어보면

필 콜린스는

부패한 정치 권력 문제를 꼬집었어

'인투딥'은 가슴 찡한 곡이야

일부일처제에 대한 내용이지

대단히 고무적인 곡이야

가사가 상당히 긍정적이지

락이 원래 그래

크리스티, 사브리나 쪽으로 무릎 꿇어

필 콜린스의 솔로 경력은

훨씬 상업적이고 만족스러워

좁은 의미에서 보면 그렇지

'어겐스트 올 오즈' 같은 곡에선 특히

사브리나, 보고만 있지 말고 빨아

뭐니뭐니 해도 솔로 때보다는

그룹에 있을 때가 나았어

아티스트 다웠지

'수수디오'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지

카메라를 봐

시계 건들지 마

가도 돼요?

아직 안 끝났어

성격만 좋고 인물이 별로면

그게 뭐야?

만약에 말야

만약에 그렇다면 어쩌겠어?

알아

여자는 성격 좀 나빠도 괜찮지

여자는 일단 빵빵하고 봐야 돼

성적 욕구를 순순히 채워주되

지나치게 밝혀서도 안돼

성격 좋고 머리도 좋거나

지적이거나 재밌거나 유능하면

보나마나 백프로 안 생긴 애야

당연하지

볼품없는 외모를 커버해야 하니까

에드 긴이 뭐랬는줄 알아?

에드 긴? 카날 바 사장?

50년대 위스콘신 연쇄 살인범

뭐랬는데?

예쁜 여자를 보면 생각나는 두 가지

하나는, 같이 나가 토킹 어바웃하고

눈물 쏙 빠지게 잘해준다

두 번쨰는 뭔데?

골통을 막대기에 꽂아볼까나?

이봐

이것 좀 봐줘

명함이야

새로 박았어

고마워

저녁 어때?

기껏 한단 소리가 저녁 어떻냐고?

왜 그래? 아침 잘못 먹었어?

내 몸에 손대면 가만 안 둬

왜 이래?

잠깐

패트릭, 왜 여기야?

날 보는 눈빛을 봤어

자네 몸매 정말 죽이던데

부끄러워 마

이 순간을 기다려 왔어

크리스마스 파티부터였어

자넨 빨간 줄무늬 타이를 맸지

널 원해

나도 널 원해

- 패트릭
- 뭐?

어디 가는 거야?

비디오 테잎 반납하러

킴볼, 안 그래도 기다렸어요

들어오시죠. 진, 자켓 멋진데

폴이 없어졌던 날 어디 계셨죠?

12월 20일에요

글쎄

비디오 테잎 반납하러 갔나?

베로니카랑 데이트했어요

아닐 텐데

네?

내가 알기론 그게 아니던데

무슨 말을 듣고 왔는데요?

어디 보자

- 그 날...
- 헷갈렸나 봐요

폴 알렌을 마지막 본 게 언제죠?

뮤지컬 보러 갔었어요

'아프리카, 아프리카' 였는데

웃다 죽는 줄 알았어요

오르소에서 저녁을 먹고...

오르소가 아니군요

정신없어서 기억이 안 나네요

실망인데요

기억이 나시면

점심이나 같이 하실까요?

그러죠, 좋습니다

폴 알렌이 사라졌던 날 저녁

어디 계셨는지 기억이 나시면

일이 쉬어질텐데요

물론입니다. 협조하겠어요

휴이 루이스 앤 더 뉴스

죽이죠

오다가 샀는데 들어봤어요?

아뇨

전 가수들을 안 좋아해서요

음악을 싫어해요?

음악은 좋아하죠

그냥...

휴이는 너무 흑인 취향이라

취향 나름이죠

다음 주 괜찮아요?

좋습니다

부활절 전에 전화해줄 거야?

몰라

오늘밤엔 뭐해?

리버 카페에서 저녁 먹고

바에 갈 거야

좋은데

담배 피우는 줄 몰랐어

관심이 없으니까

있지, 패트릭

얘기 좀 해

당신 오늘 환상이야

할 말 없어

곧 루이스랑 결혼하잖아

그게 뭐 대수야?

패트릭

왜, 코트니?

부활절 전에 못 만나도

잘 보내야 돼

당신도

패트릭?

왜?

아냐

잔말 마. 내가 결론을 내주지

에이즈 바이러스는 섹스로 전염돼

상대가 감염됐으면 감염될 수 있어

치매, 영양실조, 혈우병, 당뇨...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

의사도 모르는 거야

증명해봐

- 맙소사
- 왜?

감미료잖아

누가 이딴 거 먹고 싶대?

약하긴 하지만 기분 죽이는데

주둥이 닥쳐. 약 좀 하자

엿 먹어!

가만있어. 약이나 해

못 참아. 죽어 볼래?

- 엿먹어
- 너나 먹어

미안해. 흥분했나봐

약이나 하자

크레이그 어딨어?

고르바초프가 와서

미소 평화 조약에 사인하러 갔어

개방 정책을 편 인물이지

합병일 한다고 하던데?

잘못 들었겠지

아니, 분명히 그랬어

고르바초프가 어딨다고 그래?

맞아, 고르바초프는 없어

터널에 있지

궁금한 거 없어?

직업이 뭐야?

요즘 살인에 취미가 생겼어

맘에 들어?

당연한 걸 왜 물어?

합병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거 싫어하던데

그래...

무슨 일해?

수작 부리지 마. 난 모델이야

그래? 미안해서 어쩌지?

괜찮아, 상관없어

특별히 봐줄게

퍼즐 하세요?

도와드려요?

진?

왜요?

나랑 저녁 같이 할까?

그냥

별 일 없으면...

네, 저 오늘 한가해요

그래?

우연의 일치군

어디로 갈까?

어디 가고 싶으세요?

내 눈치 보지 말고

가고 싶은 데를 말해

모르겠어요. 결정을 못하겠네

생각해봐. 어디 가고 싶어?

가고 싶은 데로 가. 어디든 가자고

그럼...

도르시아?

그래...

도르시아에 가고 싶단 말이지

아녜요, 원하시는 데로 가요

도르시아, 좋지

도르시아입니다

오늘밤 9시 예약 좀 합시다

예약이 꽉 차서...

그래요? 잘됐네요

예약이 꽉 차서 안됩니다

9시, 좋아요

그럼 이만

됐지?

복장도 좋군

이름도 안댔잖아요

날 알아

7시까지 우리집으로 와

한 잔 하자고

진?

옷 갈아입고 와

집이 정말 고급스러워요

경관도 좋고요

진?

아이스크림 줘?

고마워요. 맛있겠네요

드실래요?

다이어트해. 고마워

체중 안 빼도 되겠는데

안 그래요? 몸매 환상인데

마를수록 좋지. 근사하잖아

저녁 먹으러 가지 말까요?

절제해야죠

괜찮아

그런 건 원래 자신없어

그래...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어?

간단히 말해봐

지금 일에 만족하는 거야?

여행 다니고 싶어요

학교도 가고 싶고

아직은 가능성이 많은 때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남자친구 있어?

없어요

재미있군

만나는 분 있으세요?

가까운 분요

글쎄, 있나?

모르겠어

진

성취감 같은 게 있어?

살아가면서 말야

그런 거 같아요

오랫동안 일에 전념해 왔지만

이젠 변화를 생각할 때죠

개발하고 성장하고요

성장이라, 반가운 소리군

테드가 기르던 개 이름이 랫시였어

알아?

테드가 누군데요?

아냐

뭐예요?

테이프

뭘 좀 붙이려고

패트릭

누굴 기쁘게 해주고 싶은 적 있었어요?

뭐?

아니, 통에 넣어

죄송해요

진?

뭐라고?

누굴 기쁘게 해주고... 싶은 적 없었어요?

뭔가...

의미있는 관계를 찾고 있는 상태야

패트릭, 거기 있는 거 알아

전화 좀 받아. 오늘 뭐해?

나야. 숨을 생각 마

설마 누구랑 같이 있는 거 아니지?

자긴 내 거야

전화도 안 하고 이러기야?

진한테 메시지 남길 거야

멜라니랑 저녁 먹기로 했어

멜라니는 스윗 브라이어 갔는데

코넬 클럽으로 온댔어

내일 전화할 게, 자기
참, 싫어하지

패트릭, 잘나가는 CEO님 안녕

에블린이죠?

아직 만나세요?

죄송해요, 물을 자격도 없는데

저 갈까요?

그래

절제가 안될 것 같아

그만 가야죠

못 올라갈 나무를 보고 있어요

그럼...

정말 가요?

나랑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일을 당할 거야

다치기 싫지?

네, 그래요

멍드는 거 싫어요

그만 갈게요

내일 킴볼 씨랑 점심 약속 있어요

고마워

까맣게 잊고 있었어

그래...

폴이 사라진 날

뭘 하셨는지 생각납니까?

모르겠어요

샤워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나...

데이트랑 혼동했나 보군요

그런가요?

폴은 그 날 어디 있었죠?

수첩에도 있고 비서도 그러는데

마커스랑 저녁을 먹었답니다

그래서요?

물어봤죠

뭐래요?

머뭇거리더니 부인하더군요

- 부인했다구요?
- 네

알리바이가 있나요?

그래요

확실해요?

확인해 봤는데 깨끗합니다

선생은 어디 계셨죠?

마커스는요?

폴과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요?

크레이그와 아틀란티스에요

프레데릭, 해리, 조지, 그리고

선생도

물론 그랬죠

폴도 오라고 했는데

계획이 있다고 해서...

전 빅토리아와 저녁을 먹었죠

너무 갑갑해져서

런던에 여행을 갔는지도 몰라요

관광도 하고 술도 마시고요

조만간 나타나지 않을까 합니다

설마 친구가 죽이기야 했겠어요?

별다른 이유도 없이요

안 그렇습니까, 패트릭?

크리스티

잘 모르겠어요

지난번에 응급실에 실려갔다구요

이번엔 달라. 약속할게

못 믿어요

차에 타. 얘기 좀 하자고

기사도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지난번하고는 다르다니까

정말 근사한데. 어떻게 지냈어?

수술해야 할지도 몰라요

진짜?

친구가 변호사를 구하래요

뭐하러 일을 만들어?

그럴 거 없어

수표야

나머진 끝나고 줄게

좋아, 네 이름은 크리스티

엘리자베스를 만나기로 했어

새 아파트에서 만날 거야

맘에 들걸. 화끈한 애거든

낯이 익은데 달톤 다녔어?

서프 바에서 만난 것 같은데

딴 건 몰라도 서프 바인 건 확실해

서프 바 알아?

하긴 지금은 아니올시다지

생일 파티 갔는데 못 봐주겠더라구

옛날 집보다 낫네요

무슨 소리?

어디서 만났어요?

어디서?

85년 경마장에서 만났나?

아니, 86년

알리슨인지 뭔지랑 놀아났었지

무서운 애야

뭐가 무서운 애라는 거야?

까딱하면 숯덩이 만들 수도 있잖아

선탠 살롱에 다니니 말 다했지

언니는 뭐해?

이쪽은... 내 사촌이야

프랑스에서 왔지

전화 어딨어? 전화해야 되는데

사우스햄톤에 간 적 있어?

아니

응답기잖아

지금 새벽 세 시야

마약상이 한창 일할 시간이지

여기 있다고 하지 마

걱정마

맛이 왜 이래

할리, 나야. 좀 만나야겠어

여긴...

폴 알렌

누구?

폴 알렌

번호를 대야지

폴 노만 집이야. 나중에 전화할게

내일 안 나오면 절단낼 거야

없어졌다는 사람 알아?

P&P에 다녔다며, 친구 아냐?

아냐

코카인 있어?

할시온은? 있으면 좀 줘

이봐

두 사람 말이지

재미 좀 봐

좋잖아

병 걸릴 염려도 없고

미쳤나봐

어서

크리스티한테 끌리지 않아?

이상한 짓 말자

그런 짓 할 기분 아냐

어서

좋아질 거야

맨날 이래?

크리스티, 와인 한 잔 해

설마 여자랑 안해본 거야?

그래, 난 레즈비언 아냐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사라 로렌스에도 다녔잖아

거긴 다 남자들뿐이네요

기분 이상해지잖아

휘트니 휴스톤 데뷔 앨범은

달랑 '휘트니 휴스톤'이었어

넘버원 곡이 네 곡이나 됐지

알고 있었어?

노래 진짜 들어보긴 한 거야?

CD 있어?

몇 장이나?

워낙 좋은 곡이 많지만

'더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이

최고야. 파워풀하지

자가 보호와 존엄에 대한 거야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 메시지를

조금씩 전해주지

더 나은 우리를 만들기에

늦지 않았다고...

왜냐하면 말이지

타인과의 공감이 불가능하거든

자신에게 동화할 뿐이지

중요한 메세지야

잔인하긴 하지만

앨범에선 아름답게 표현했어

얼굴은 안돼!

재수 없는 게 감히 어딜 걷어차

확실히 약속해줘

에블린, 내 얘길 좀 들어봐

무슨 일인데?

살인 충동에 빠졌는데
도대체가 사그러들지가 않아

- 얘기 좀 해
- 무슨 얘긴데?

우린 끝났어! 끝이야!

결혼하기로 했잖아?

그 이야기는 그만 하자
커피는 어때?

우리는 정말로 끝이야
농담이 아니라고

우리는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을 거야

그래도 네 친구는 내 친구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야

너는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말이야

그들은 이제 내 친구야

진짜로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지

- 정말이야?
- 그래

- 지난날은 어쩌고? 추억은?
- 따로 놀았잖아

사람도 아냐

아니! 아직은 사람이야

에블린, 미안해

자긴 나한테 아무 의미도 없어

자꾸 이러면
나도 내 행동 책임 못 져

어쩌란 거야? 나더러 어쩌라고

쪽팔리게 울고 불고
하지 말란 말이야

이럴 수는 없어

미안하지만 난 그만 가야겠어

- 어디 가?
- 그냥 가는 거야

어디?

비디오테이프 반납하러

야옹아

길 잃은 고양이를 넣으시오

세상에 뭐하는 거야

그러지마

총 버려, 당장

엎드려

늦게 웬일이세요, 스미스 씨?

사인하셔야죠

해롤드, 나야
패트릭 베이트만

당신은 내 변호사니 알아야 해
나 사람을 죽였어

여자들 몇 명이랑

부랑자 열명쯤

공원에서 만난 여자는

도넛 가게 뒤 주차장에 버렸어

옛날 여자 친구 베타니랑

변태 노땅 하나

그리고 지난주에는

전기톱으로 여자 하나를 죽였는데

도망가서 어쩔 수 없었어

또 있는데 아마 모델일 거야
그 여자도 죽였어

그리고 폴 알렌

폴 알렌을 도끼로 찍어 죽였어

시체는 욕조에 담가놨어

확실히 모르겠는데

20명에서 40명쯤 죽인 것 같아

녹화도 해놨어

테이프를 본 여자들도 있어

그리고

뇌를 꺼내 날로도 먹고
익혀서도 먹었어

오늘도...

닥치는 대로 죽이고 다녔어

이번엔...

정말이지 무사하지 못할 거야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아주...

나는 말이야

헤까닥 해버렸나봐

내일 만나

해리네 바에 있을게

경고하는데

눈을 크게 뜨라고

교대하러 왔나요?

- 아뇨
- 무슨 일이죠?

여기가 폴 알렌 집 아닌가요?

- 여기 살지 않아요?
- 아닌데요

정말요?

타임즈 광고 보고 왔어요?

아뇨, 네 그래요

- 타임즈요
- 타임즈에 광고 낸 적 없어요

그만 가보세요

전 그냥...

여기 일이 궁금해서

일 벌이지 말고

그만 가주세요

다신 오지 말아요

알겠습니다

염려 마세요

패트릭 베이트만 사무실 입니다

- 진, 나 좀 도와줘
- 패트릭?

진, 난...

크레이크가 패튼이랑 만나재요

해리네 바에서 한 잔 하자고요

뭐라고 조잘거리는 거야?

패트릭, 뭐라고요?

어디에 있죠?

나 아무래도 안되겠어

사무실에 못 나가겠어

왜요?

- 뭘 자꾸 묻고 지랄이야
- 왜 그래요, 괜찮아요?

걱정하는 척 하지 마

제기랄

베이트만, 무슨 짓을
했기에 눈이 시뻘개?

브라이스가 생수만 마시는데
사람이 달라졌어

예약한다고 목숨 거는 건 여전해도

우스터에 해보지 그래?

예약 안 되면 여기 짱 박을 거야

하나라도 건져봐
완전 체면 구기는군

아가리 닥쳐, 이 몸만 믿으라고

잠깐만, 금방 올게

전화 이리 내, 못봐 주겠네

곧 이 나라는 일본 놈들 게 될 걸

설마! 그럴 리가 있나

해롤드, 내 메시지 받았어?

- 그럼, 대단하던데...
- 그래, 맞아

베이트만이 알렌을
죽였다니 굉장해

무슨 소리야?

메시지 말이야?
데이비스, 신시아는 잘 있어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아냐
만나서 반가워

에드워드 타워스 아냐?

잠깐

데이비스, 남 뒤에서
씹긴 싫지만 기똥찬 얘기야

근데 자네 잘못 생각했어

베이트만은 벨도 없는 놈이야

그런 엄청난 짓 상상도 못해

친구들한테 얘기해 봐
뒤집어 질걸

실례하겠네, 그만 가봐야겠어

잠깐

진짜 내가 했어

내가 죽였다고

내가 페트릭 베이트만이야

알렌을 도끼로 찍어 죽였어

응답기에 남긴 메시지 사실이야

진짜 가봐야겠어

안돼

나 누군지 몰라?

난 데이비스 아냐, 패트릭이야

항상 전화로 얘기했잖아

날 몰라?

내 변호사잖아

칸스, 내 말 들어봐

내 말 잘 들어

내가 폴을 죽였는데

너무나 짜릿했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말도 안 되는 소리
재미없으니까 그만해

말 안 될게 뭐야?
왜 말이 안돼?

- 어쨌든 안돼
- 뭐가 안 된다는 거야?

런던에서 알렌과 식사를 했어

열흘 전에

아니!

그럴리가...

그만 가겠네

국가적으로 범한
과오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협력입니다

외교 정책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더욱 협조적인 방향을 찾아

성장해가는 게 중요하죠

뻥까는 거 봐

- 낯짝도 두껍지
- 알 게 뭐야

예약하긴 했어?

배는 안 고픈데 예약은 해야지

존경스럽다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그렇게 태어난 걸 어떡해

베이트만?

- 뭐가 좋다고 헤헤거려
- 좋아 죽겠어

날아갈 것 같아

대단해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속으로는...

속은...

속은 상관없다

속이 어쨌다고? 말을 했으면
끝을 내야 할 거 아냐

베이트만 자넨 어때?

- 누구야?
- 맥주 주문한 사람?

나는 스카치 좋아

모든 건 그대로다

내 주변의 일상은 변함 없고

위선과 교만으로 무장한 인간들은

내게 아무 관심이 없을뿐더러

알려하지도 않는다

용솟음 치는 분노를 누를 길 없다

그들 중 누구라도 나를 앞지른다면

또 다시 죽이고 싶도록
증오를 느낀다

누구도 예외일 순 없다

하지만 어차피 카타르시스는 없다

엽기적 욕구는 계속
나를 짓누를 것이며

나 자신조차 통제할 수 없다

이제 진짜 살인을
저지를지도 모른다

욕망의 끝을 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