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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정했어?

응

검정이 시드

오렌지가 낸시

 

LA에서 돌아오면 연락해

 

떨어지고 싶지않아

 

금붕어 고마워

 

천만에

 

트리 고마워

 

나야말로 천만에

 

메리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

 

무슨 의미야?

 

부탁해

피하지 말아줘

 

정말로...

 

그땐 바보였어

 

엄마한테 4년 전 기억이 없다고 들었는데

 

우와, 최악

유우

그래도 최근 4년의 기억뿐이지?

어떻게해도 최악의 시기였잖아, 유우 기억해?

그 중1 때의 아프로라든가

엄마 뭘 생각했던거야

아프로 트윈스로 유명해지는 기분 생각해본 적 있어?

아, 더 이상 떠올리기 싫어

그런데

우리들 만난적 있었나요?

있어

별로 친해지진 못했지만

흔히 말하는 건방진 고등학생이라는 느낌이었으려나

귀엽지 않은 꼬맹이- 하고 말이지

그렇구나

근데 지금은 성실해보이네

 

뭐야 이거?

사진 프로젝트용이야

 

미와

무리한거 시키지마

헬멧도 쓰지않고

헬멧?

나오미 머리를 위해서라고

또 다치기라도하면

아니, 쓸데없는 참견이네

자, 그럼

 

썰매탄거 저녀석에게 안들켜서 다행인데?

헬멧도 귀여울거라 생각하지만

 

아! 카메라!

아!

치프는 뒷 쪽

왜 코치가 정하는거야?

앞 쪽이 좋아?

어느 쪽인지 물어봐줘도 되잖아? 그게 예의라는거잖아?

앞 쪽?

뒤 쪽?

앞 쪽

오케이

 

뒷쪽으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야, 치프

네네

 

굴렀다든가 떨어졌다든가

그런게 아니야

그건 단순히 사고다

나는 뛰어내린거다

내 의지로

뛰어내린다는 것은 기적적으로 중력을 더한다는 것이다

나는 스스로 내던졌던 것이다

뭔가를 향해서 또는

무언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기억이 돌아온 것은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

어떤 의미로, 어느 쪽이든 좋았다

그걸로 무언가가 바뀌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자신에게 들려줬다

 

괜찮아 ?

응

 

이건 저한테 일어난 일 같아요

잭슨 폴록같다고 할까요, 아마..

현상 기법 그 이상으로, 사진 그 자체가요

 

이건 A-를 받을 수 있었을꺼야

하지만 늦었으니 감점된거다

 

잠깐

오랜만이네

겨울방학 어땠어?

그냥 그랬어

너는?

응, 나도 그냥 그랬어

드디어 학기가 끝나서 다행이었다 라는 느낌

그래?

 

그럼 갈게

Year Book에 돌아가야해서

두사람 분의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서 말야

미안...

정말......

건강해?

응

때마침 미라이를 생각했어

나....

누구게?

안녕, 나오미. 정말 오랜만이야

안녕, 위니

나, 나 가볼게

나중에 봐, 미라이

나중에 보자

 

유지

유-지

이거

  유지의 사물함에서 교과서 찾다가 발견했어

괜찮으면 내가 열어볼까?

떨어지는게 그렇게 불안해?

냅 둬

미안

 

축하해! 1지망이었잖아

 

나오미!

너 테니스 칠거지, 그치?

예정에 없는데

나랑 치기 싫어서 그래?

너랑?

웃기지마

나 이제 더이상 테니스 치고 싶지 않아

뭐라구?

너 테니스 좋아했잖아!

내가 이걸 어떻게 알겠어?

 

가까이 하지마!!!!!

제길! 우린 그냥 테니스 이야기 했을 뿐이야

 

유지! 우리들 그냥

  아!

그만둬 너네!

나오미를 다치게 할 작정이야?!

나오미, 괜찮아?

 

왜 이런걸 하고 있는거야

그치?

 

해야할 일이 산더미처럼 있는데

부활동 사진도 전부 정해야하고

Year Book 우수 참가상도 정하지 않으면 안되고

아시다시피 누구 덕분에 일손마저 부족

누구한테나 해야할 일은 있는거야

헤에-

너도

정서불안한 남자친구랑 데이트로

스케쥴이 꽉 찼구나?

 

지금 남자친구 정학중인데

자업자득이지

 

누가 먼저그랬어?

 

걱정이네, 유지군

 

갑니다~

유지

어떻게 된거야 이거 ?

엄마가 USC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라고 해

그치만, 뭘 들고 가야할지 모르겠어

그것보다 가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어째서?

뭔가 마음이 그쪽으로 가질 않아

싸움하거나, 정학 당하고

엄마가 걱정하고 있어

나오미도, 뭔가 달라

싸우고 난 후의 나오미의 눈빛

전에도 꿈에서 나를 그렇게 본 적 있었어

 

나는 유지가 걱정되는 것 뿐이야 내마음은 변하지 않았어

USC에서 침울해질 땐

날 그쪽으로 불러

날아서 갈께, 약속할께

아빠가 허락해주지 않는거 아니야?

말 안하면 되잖아

변명거리도 생각해둘게

Year Book 촬영 원정이라든지 뭐든지 얘기해서

나를 위해서

뭐라는거야, 유지

나는.....

너를 만나기위해서 계단에서 떨어진거잖아?

알았어, 부탁할께

 

Year Book 원정!

 

좋았어!

 

어때?

내일 아침에

나리타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있어

표 값은 내가 낼테니까

와 줬으면 해

 

미와 유지입니다

 

약속은 2시간 전 이잖아

차가 밀려서

LA니까 말이야

와줘서 엄~청 기뻐!

타

 

그럼, 맨 먼저 대학에 가는거지?

그렇게 하고싶어?

USC 가본적도 없고

무엇보다 유지도 그것 때문에 와있는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것보다 바다에 안 갈래?

계속 나오미를 서핑에 데려가고 싶었거든

대학은 내일가면 되고, 그지? 괜찮지?

괜찮지만...

 

아, 큰일났다

왜 그러는데?

서핑보드 가져와야겠는데…

괜찮잖아?

잠시만 여기서 느긋하게 있지 않을래?

몸상태도 별로 좋지않고

 

아빠집까지 다녀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보드랑 점심밥 가지고 올테니까

싫어, 여기서 같이 있자

1시간 안에 돌아올게

 

식어버려서 처음 건 버리고 새로운 거 사왔어

 

미안, 전화했는데

네 핸드폰이 꺼져있어서

차에다 놓고 내렸어

그렇구나

화난거야?

화내지마

화나진 않았어

하지만 걱정했다구

미안

나, 최악이네

그렇지 않아

최악이야

최악… 최악…

그런 말 하지마

유지

나 좀 봐

무슨 일 있었어?

보드 가지러…

차로 분명히 웨스트우드의 아빠집으로 향했는데 …

그치만 정신차려보니까 나 혼자 집에 있었어

눈앞에 마릴린 먼로의 묘가 있었어

어째서 내가 마릴린 먼로의 묘를 찾았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시간이 꽤 흘러서, 다른 사람의 묘와 뭐가 다른지 알았어

색깔이야

색깔

많은 사람이 키스하거나

만지거나 하니까

묘비가 핑크색으로 변했던거야

그걸 깨닫고…

난 죽어버릴 정도로 우울해졌어

형의 묘지는

키스를 하거나, 만져줄 사람도 없고, 아무도 생각조차 하지 않아

그게 어딘가의 꼬맹이가 죽은것 뿐이니까!

그래서 나는 형의 묘비색을 바꿔주자고 생각했어

형한테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처음에는 형 무덤이 어디있는지 조차 잊어버려서

어둑해질때까지 뱅글뱅글 묘지를 돌았어

엄청 깊숙히 있다구! 형의 무덤!

제정신이 아닌걸 알고 있으면서도

바보같이 무덤을 찾아헤맸어!

 

유지

사랑해

아무 생각 없이는 있을 수 없어

나오미가 기억이 전부 돌아왔을 때에도
같은 말을 해줄지 어떨지

유지는 나 사랑해?

 

사랑해

그럼 가자

 

아버지 출장 중이야

계속 여기서 혼자 있었어?

이제 자라

기다려

아무런 말 안 해도 되니까

조금만 더 ...

자고 싶다고!

며칠 동안이나 못 자고..

곁에 있으면 안 돼?

나오미

나오미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말야...

 

방은 저쪽이니까...

잘자

 

[28건의 부재중 전화]

[아빠]

나오미?

지금 LA에 있어?

응

유지군네 어머니랑 통화했어

내일 제일 빠른 비행기로 예약할테니까

바로 돌아와라

응

 

화요일에 학교에서 또 보자

아빠가 밖으로 나가게 해줄 때의 이야기겠지만

 

[사춘기 건망증에게 바치는 노래]

 

[나오미가 잊어버린 나오미]

 

[나오미가 기억하고 있는 나오미]

 

[배터리를 충전해 주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오미야

무슨 일이야?

지금 공항인데

핸드폰이 꺼져서 말야

그래?

아까 말야

처음으로 미라이가 준 생일 선물 봤어

정말 감동했어

이 말 하고 싶어서

저기.....

고마워!

그래

그거 다행이네

그래서 말야, 나 ...

저기 말야

지금부터 위니랑 데이트 할거거든

그렇구나, 미안

그래서, 할 말 더 있어?

다음에 봐, 코치

그럼

 

핸드폰 줘봐

지금 전원 나갔는데

당분간 그대로 놔둔다

집 전화도 금지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아무말도 안하고 LA에 가다니

예전의 너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야

어떻게 된 일이야, 나오미?

유지가 걱정됐었어

그럼 왜 의논하지 않았어?

유지뿐만이 아냐, 나도 그래

나.......

기억났어

뭐가?

전부!

언제부터? 왜 아무말 않고 있었던거야?

그거야

겨우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고 있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알아가야 하다니

게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건
생각 할 수 없었어

거기다 유지를 잃는게 무서워서...

어째서 그를 잃게된다는 거야?

이해해줄지 모르겠지만
과거가 없었다는게 유지랑 나의 공통점이었어

그래서 유지가 나를 좋아하게 된거라고 생각해

그것뿐만이 아니겠지

 

여보세요, 미와입니다

저...유지는요?

나오미짱, 그 애 지금 병원에있어

왜요?

 

무슨 일이야?

저기 말야, 코치

내일 나가노에 같이 가줬으면 좋겠어

내가 왜 그래야해?

그렇지?

미안...

그럼...

 

저기, 나오미?

너를 광적인 남자친구에게 데려다 주는 것보다

나에게는 즐거운 일이 많을거라고 생각하지않아?

응

Year Book 제작도 진행하지 않으면 안돼

그것도 혼자서 말이지

알고 있다니까

게다가 여자친구도 있어

그렇네

그냥 말야

내 인생은 이제 더이상 널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란 걸
인식해 줬으면 좋겠어

 

재미있네

모두 광적이거나 자살한 사람들이야

오자키 유타카에, Jeff Buckley,
Elliott Smith에 Nick Drake

러브송도 들어있지만

괴로워서 몸부림치는 곡들뿐이야

고마워

 

여기서 기다릴게

같이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어째서?

그게

어쩌면 유지는 나 만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미라이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어

그녀석 몰라? 나오미가 오는 거

응

그거 그거

잘도 짜인 전략이네

 

하세가와 미라이 입니다만
미와 유지씨 면회 좀 부탁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미와씨에게 전할게요

하세가와, 나오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뭐야?

전부 기억해내면

나는 유지랑 멀어질거라고

전에 말했었지?

자기가 전부 안 좋은 부분만 있으니까

함께 있는 것만으로
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하지 않을거야 라고

그렇지?

그래

나 전부 기억났어

2개월 전에

그치만 지금도 유지가 좋아

감사라든가, 기억상실이라든가

그런게 아니라 좋아해

유지가 약간 광적이라는 건 알고있어

그치만 그런말 하면 누구나 그렇잖아.
나는 아무것도 신경쓰지않아

거짓말 하고 있었어?

믿을 수 없어

어째서 아무 말도 해주지 않은거야?

모르겠어

미안해...

정말로 ...

밖에서 기다릴게

우리도 슬슬 나가자

 

여전히 차갑네

가끔말야

나오미의 기억상실이 엄청 부러웠어

나는 계속 내 과거를 잊고 싶다고

그것만 생각하며 살아왔으니까

형 나이도 앞질러 버리고

형이 다닐 수 없었던 대학에도 가고

나에게 있어서 지금이

모든 것을 정면으로 대하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나오미랑은 다른 타이밍으로 만나고 싶었어

내가 좀 더 어른이 되어서

제대로 많은 것에 결말을 지을 수 있고

아니면 아주 어릴 때

모든게 엉망진창이 되기 전으로 말야

유지가 나올 때 까지

가만히 있을게

약속해

언제쯤 나올 수 있을것 같아?

모르겠어

적어도 졸업식 때까지는 가고 싶은데

아직 잘 모르겠어

와 줘서 기뻤어

근데 좀 부끄럽기도 해

이런 곳에서 만나고 싶지 않았어

완벽한 녀석이라고 여겨지고 싶었어

유지가 완벽하지 않다는 정도는 알고있어

그렇지?

그렇지만 말야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 주길 바랐어

 

저녁은 사야된다?

 

그래서?

기억났다는 건 전부 기억이 난다는 말인거야?

응

정말로?

뭐든지?

응

그날 일 말야

원래라면 스스로 받으러 갔을거야, 카메라

동전던지기를 한건 말야

우리들 관계가 변했다고해서
나오미한테 부담 주기 싫었어

친구인 채로 남아야 겠다고

너무 의식해버렸어

넘어진건 미라이 탓이 아니야

그 날은 굉장히 우울했었어

전날 플라네타리움에서 만난게

나오미한테는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었으니까

아무일도 아닐 리가 없잖아?

미라이는 내 가장 친한 친구니까

그 때 계단에서
뭔가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었어

그치만

겨우 그 기회가 왔나 싶더니

너는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어

내 존재조차도, 전부

그리고 너는 유지를 만나게 되었어

Year Book도 그만 두고

모든게 너무 늦었던거야

그치만

최악인건 네가 에이스랑 헤어진 뒤

나한테도 기회는 있었을텐데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그래도

나오미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이제 더 이상은

그래

좋아하지 않아

그정도까지는

 

잠깐, 나오미!

 

그는 널 좋아해

우리 모두 알아, 다들 알아

미라이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넌 유지랑 다니잖아?

그러니까, 이제 그를 가만히 놔둬

 

미라이와 나는 그냥 친구사이야

 

쿠키! 가서 재 엉덩이 발로 차줄까?

뭐, 엉덩이가 높아서 조금 걱정되지만

사적인 이야기 들어서 미안

 

코트도 안 입었잖아

이거 입어

 

진짜로 끝났어

그렇네

나, 한심하지?

그렇지 않아

최악이야

치프

너는 최고야

 

나오미! 너 메시 베리모므 알지, 응?

응

나한테 반칙해서 이번시즌 마지막 3경기, 아웃당했어

어, 그래

너가 앞으로 나랑 안 지낼거라고 말한거 알아

그치만....

지금은 괜찮아진거지?

싸운거에 대해선 말 안할거야?

잠깐, 나오미, 나오미

우우우우리에게 일어난 일중에 그 멍청한 짓보다

더더더 중요한 일이 있어

뭔데?

테니스야

그리고 강해지는 것

경고하는데

나 정말 연습 안한다구

예전 잘하던 때로 돌아갈수 있어 받아들여

알았어, 그럼 하지뭐

 

에이스!

나 뭔가 특별한거 못알아챘어?

너한테 그 밴드 준 남자는 참 로맨틱하네

자, 그럼 연습하자!

 

좋아! 괜찮아!

 

무릎, 무릎! 무릎 굽혀!

시끄럿, 에이스!

 

더 나아졌네

 

그게 너 예전에 플레이 하던 방식이야

 

유지에 대해서 이야기 들었어

그래

이런 제길!

네가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행운아처럼 보였어, 알아?

있지

우리가 헤어질때

난 많은 말들을 할려고 했었어, 그거알아?

너에 대한 좋은 말들

미안해

미안해요

나도 미안해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

심지어 내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도 말야

그래, 그래

 

자, 이제 웃어요

좋아요!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 고마워

 

[뭘까~요?]
수컷 고슴도치는 높은 목청으로 노래를 시작하며

교배의 계절이 왔다고 선언합니다

그 노래를 받아 들이기 싫어하는 암컷은 도망가고

못들은 척을 합니다

받아들인 암컷은

수컷과 마주하고

배와 배, 눈과 눈을 맞춥니다...

괜찮아, 받아

 

저기, 나오미

미라이 소식 들었어?

아니, 왜?

 

아, 실례합니다

하세가와 미라이의 상태를 알고 싶은데요

부모님이나 보호자 분 이신가요?

그쪽

9월달에 머리 다치셨던 환자분 아니세요?

환자 분 얼굴은 절대 못잊어버려요

그 때 이후에 상태는 좀 어때요?

저는 건강해요
그런데 친구가 다 죽어 가고 있을지도 몰라요

하세가와 미라이의 상태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하세가와씨가 다 죽어 가다니요,
그렇지 않아요

폐렴에 걸렸을 뿐이에요

좀 심하지만
폐가 손상되었어요

그치만 지금 자고있어요
전 아무 말도 안한거에요

아...다행이다

저, 여기에 왔다고 메모 남기고 싶은데요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친애하는 코치

내일 다시 올게

혹시 만나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치프로 부터

면회는 11시부터에요

네

 

그래서?

요즘 몸이 좀 안좋다고는 생각했었는데

어차피 스트레스나

단순 감기겠지 하고 무시했었어

그랬더니 어제 갑자기 쓰러졌어

어째서 이 지경이 될때까지 참을 수 있었던 거냐고
다들 놀랐어

폐가 박테리아로 가득해서 손상되었대

엄청나다

그치?

보통 페렴보다 더 심했다는거 같애

평범하지 않은 부분이 미라이답긴 하지만

 

진지한 이야기 하고 싶은데

저...메모 말이야...나...

아주 아주 중요한 일을 부탁하고 싶어

맡겨줘

과제물 전달한다거나...

아니, 그건 위니한테 부탁했어

 

미라이? 지금 전부 이야기하고 싶은데 시간이 별로 없어

지금부터 일이 많을 것 같아서

알고 있어

갈까했는데...

그건 절대 안 돼

포기했어

거기까지 도착한다 하더라도

엄마한테 엄청 혼날테고

근데, 완성된건 어때?

굉장해, 미라이
엄청 멋져!!

모두에게 나눠 주면 곧 도착할 테니까

나오미가 해줘서 정말 다행이야

있잖아

공동 편집자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한 사람이 머리를 다쳐도

상대방이 나오미가 될 수 있고

한 사람이 폐가 손상되었어도

상대방이 그걸 커버 할 수 있고

잘 생각해보면 완벽한 시스템이었던 거야

있지 미라이, 위니한테
Year Book 가져다 주라고 할까?

아마 위니가 미라이한테 더 빨리 갈 수 있을테고

아니, 치프가 가져와줬으면 좋겠어

하세가와 선생님한테 부탁해도 괜찮겠지만
로버트나 베니한테 갖다주라고 할게

나오미한테 부탁하고싶어

알았어

 

쿠키, 우리 Year Book 맘에 들어

미라이가 만든거야

미라이 만나면, 책 맘에 들어한다고 전해줘

그럴게

너희, 위니가 미라이 찬 이야기 들었니?

미라이가 아픈 지금 이때?

너 이야기 들었어, 나오미?

그렇대, 위니 나랑 수학 수업 같이 듣는데,

월요일 내내 울었대

찼으면서 왜 하루종일 울었대?

죄책감? 아마?

너두 나랑 헤어지면 그 때마다 울잖아, 앨리스

 

저 애가 기다리고 있었어

9시에는 돌아가 줄 수 있도록 해줘
저 애 쉬어야 하니까

네!

너도 좀 지쳐보이는구나

 

증정식이다!

여기

이거 아슬아슬 했었어

이거 내가 하고싶었어

그렇지 않잖아?

뭐 그렇지

이건?

아, 좀 그저 그렇네

그래?

뭐 괜찮지않아?
다들 웃고있으니까 말이지

그치만 흰 표지로 하길 잘했다 그치?

응, 굉장히 좋아

학교에서도 평판이 좋았어

 

금요일에 학교 쉬고 이죠섬에 가게되었어

아빠랑 아리사 리사의 결혼식

그래?

눈 깜짝할 새였네

응, 정말

어째서 날 초대하지 않은 거야, 치프?

너 계속 아팠었잖아

하세가와 선생님이 허락해 주지 않으실텐데?

확실히 그건 맞아

게다가

위니도 있으니까

아...

위니

나 차였어

못 들었어?

본인한테 들은게 아니니까

흘려 들었어

난 좋은 남자친구가 아니래

그럴리가

위니 엄청 아껴 줬잖아

그런게 아냐

나, 다른 사람들 생일 같은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약속은 꼭 지켜

그건 알고있지?

응

다른 사람 좋아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의심받았어

엄청난 스캔들이네

저기, 미라이.
항상 내 Year Book에 넓은 공간 만들어두지?

어째서 항상 아무것도 적지 않는거야?

전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확 와닿는 말을 찾지 못했어

그런거라면 최고의 한 곡에 맡기는게 좋아

 

유지군은 어떻게 지내?

거의 안 만나고있어

그렇지?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그치만 말야

아빠 정도의 나이가 되면

많은 걸 잊어버리게 돼

우선...

학교에서 배웠던거 잊어버리지

특히 말야

벼락치기로 외운건 벌써 다 까먹었어

결국 선생님 이름도
한 분이나 두 분정도 말하고 나면

생각나지 않고 말이지

좀 더 지나면 그나마 저 두 분의 이름도 잊게 돼

방과후의 모습도, 내 자리도, 친구 생일도...

수백번 들었던 노래의 가사도 전부 잊어버리게 돼

아빠는 그거야 그거

그거 뭐라 그러지?

그... 그거말야 그거

Simon & Gaarfunkel 노래가 그래

그리고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말야

취향을 바꾼 일이나

정말로 상처 받았던 일들도

모두 잊어버리게 돼

평생 잊을 수 없을거라고 했던 기억들 조차도

천천히 사라져가

멋있었던 녀석

서투른 녀석

예뻤던 애

똑똑했던 애

누가 어느 대학에 갔는지

누구네 파티가 최고였는지 하는 것들도 전~부 잊혀져 가

사랑한다고 말했던 사람도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도

마지막까지 잊을 수 없는건..

역시 그런 사람들인가?

그치만 그렇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아픔은 잊혀지고

잊어야 할 것이 생기기 때문에

다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거지

 

아빠

축하해

정말

 

결혼식은 어땠어?

글쎄

뭔가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잘 모르겠어

언제 집에 돌아와?

9시 쯤일까?

이번 주말에 말야

어째선지 엄청 보고싶었어

매일 함께 있던거에 아직도 익숙해져 있나봐

바보 같지?

 

나도 보고싶었어

가고 싶었어

 

나오미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어줄래?

 

유지, 나오미 어깨에 팔 좀 둘러봐

괜찮아

좀 해봐. 그리고 웃어, 좋은 날이니까

자, 치즈

 

아, 이거 그 때 그 카메라야?

단단한 녀석

자

 

 

졸업 축하해, 유지

고마워

손이 차가워

여전히

벌써 5월이라구

지금 부실이야?

응, 이제 문단속 중

이따 들러줘

응

이봐

어째서 부실까지 올라와주지 않는거야?

내 열쇠는 네가 갖고있는데다

여기서 기다려볼까 하고

그거 그거 아주 영광이군요

아주 오래전에

나는 이 학교의 학생이었어

게다가 Year Book의 편집자였어

아

기억나지않아

성가시다는 소문이 자자해

이 계단

혼자서도 내려갈 수 있어

됐으니까 잡아줘, 치프

지난 1년동은 엄청나게 비참했었으니까

여기서 또 나오미가 떨어지면

떨어진게 아니야, 다이빙 한거야

예, 예 다이빙이요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다시 너에게 잊혀지게 된다면 견딜 수 없을거야

팔을 잡아, 나오미

그 짐들도 들어주고 싶지만,
그건 거절 당할거 같아

 

누가 이야기를 꺼낸 건지

이젠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에 우리 둘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몇 개월 전에 동전 던지기 했었지?

이 계단 올라가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말야

그리고 둘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좀 더 이 계단이 길어도 되는데

이대로 계속 걸어 나갈 수 있다면

그 후로 긴 시간 동안 어느 쪽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미라이의 침묵에는 익숙해지지 못했지만

신경쓰이지 않았다

미라이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 알고 있었고

미라이도 나에 대한 것이라면 뭐든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은 멜로디 같은 것이었다

어떤 곡인지, 어째서 노래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처럼

그리운 멜로디

 

* 엔딩 크레딧 끝나고 한 장면 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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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 앨리블루, 에리, 테고시데chu, 맛만오일(영어)
싱크 : 에리, 요시
감수 : junya, 36번 shige(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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