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어요
떠나셔야 해요

 

잡히실 거예요

 

초 좀 갖다주게

 

- 늦게까지 일해야 하니
- 하지만…

 

늘 마시던
와인도 같이

 

세상은 변해야 했다

 

하지만
혁명이 이 땅을 휩쓸고

 

이제는
내가 정리될 차례다

 

구태의연한 편견이
군중을 눈멀고 미치게 하며

 

양심을 훼손시키고
야수로 만들어 버린다

 

1764년에는

 

진짜 야수가 나타나
우리 땅을 점령했다

 

1년 뒤, 그 악명은
다른 지역까지 퍼졌다

 

인간의 힘으론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야수의 공격으로

 

'제보당' 지역은
암흑 속에 잠겼다

 

얌전히 있어!

 

거기 누구냐?

 

무슨 일인가?

 

- 무슨 일이지?
- 도둑이오

 

여자는?

 

딸인데
마녀예요!

 

말을 치료해 주고
돈을 못 받았어요

 

듣지 마세요
거짓말이예요!

 

- 말을 치료해줬소?
- 예

 

물러가시오!

 

야수의 땅에 잘 왔소!
늑대 덫이나 조심하쇼!

 

프롱삭 기사와

 

마니라는 사람은
사냥꾼도 군인도 아니었다

 

왕궁의 박물학자이자
자유사상가인 프롱삭은

 

지혜로운 자였다

 

그를 따르는 마니는

 

알려진 게 없는
신비한 외국인이었다

 

해질 녁에 그들은
다프셰 후작의 성에 도착했다

 

후작은 그들이 '제보당'에서
임무를 수행하도록 도왔다

 

보통 늑대는 무섭지 않지만
이 놈은 달라요

 

마치 두려운 듯
남자는 피하고

 

여자나 아이만
공격해요

 

- 놈을 본 적 있나요?
- 아뇨

 

어떻게 한 마리라고
단정짓죠?

 

생존자의 증언이
한결같아요

 

늑대보다 크고
무기도 안 무서워한대요

 

의심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오

 

나도 당신처럼
용의 존재는 믿지 않소

 

보고서가 있는데

 

놈이 저지른 짓을
기록한 거니

 

알아서 판단하세요

 

캐나다에서
영국군과 싸웠다고요?

 

동물과 자연을
연구하러 갔었죠

 

부상 당해
대위로 예편했어요

 

야수에게 부상당한 분들을 위해
수도원을 병원으로 개조했소

 

'로시하'출신 여자예요

 

시장 다녀오는 길에
놈의 공격을 받았죠

 

두 남자가 구해줬는데
얼굴 반쪽을 잃었어요

 

기사님
뷔퐁님은 잘 지내시나요?

 

파리는 어떻습니까?

 

'어수룩한 사나이'
읽어보셨나요?

 

철학을 논하기엔
늦은 시간이군요

 

그렇군요
그럼 연극 얘길 하죠

 

아는 여배우 있으세요?
이번 겨울 예정작은 뭔가요?

 

거기 놔두게

 

여배우들 대부분 정숙하지만
자유분방한 분들도 있다던데

 

얘기 좀 해주세요

 

여기
호기심이 채워질 거요

 

'메르퀴르 드 프랑스'!
'쿠히에 다비뇽'만 봤는데

 

- 휴게실로 안내해드리죠
- 여기 같이 머물거요

 

알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베르사유는 아니지만
와인 맛은 좋군

 

암소정도 크기래요

 

쟈크는 늑대를 많이 봤는데
그건 늑대가 아니래요

 

코는 더 길고
이빨은 칼날 같대요

 

- 늑대가 아니면 뭐였을까?
- 악마요

 

기사님! '상딸봉' 근처에
야수가 출몰했답니다

 

저쪽이요

 

진정해요
아무도 없어요

 

꼼짝마!

 

당신들
여기서 뭐하는 거요?

 

안녕하세요
대위

 

후작님이시군요
안녕하세요

 

조심하시오
사방이 덫이오

 

뒤아멜 대위, 프롱삭 기사세요
왕궁에서 오셨어요

 

허락하신다면
사체를 검사하시겠답니다

 

내 부하들을 잔인하게
폭행한 분이시오?

 

- 당신 명령인 줄 알았다면…
- 명령 안했소

 

잘 하신거요
미안하게 됐소

 

군인은 사냥이 아니라
전투 훈련을 해야 맞소

 

독이 퍼졌을테니
조심하시오

 

당신은
뭐하는 분이시오?

 

폐하께선 야수가 죽으면
파리에서 조사하고 싶다셨소

 

놈이 산 채로 잡히면
기르면서

 

조사해 볼 작정이오

 

턱의 크기로 보아
500파운드는 족히 될 거요

 

이번엔 잡을 겁니다

 

눈 오기 전에

 

놈은 도망 못 갈 겁니다

 

- 본 적 있소?
- 한번

 

사정거리 안에 있었소
부상입힌 게 확실하오

 

놈은 쓰러졌다
다시 일어났소

 

'무쉬'산 근처에서 놓쳤고
숲 속으로 사라졌소

 

이렇게 생겼나요?

 

등에 검은 줄무늬와
뿔이 있소

 

여러분, 화가 한 분을
소개해 드리겠소

 

프롱삭 기삽니다

 

신의 뜻으로
파리에서 오셨소

 

야수 그리러 오셨군

 

저명하신
망드 주교님

 

몽캉 공작님

 

모랑지아스 백작님

 

그리고
백작 부인

 

아들 장 프랑수와
여행을 다녀왔죠

 

- 솜씨 좋군요
- 고맙소

 

라퐁
지사님이십니다

 

'상딸봉'의
앙리 사디스 신부님

 

파리에서도
야수 얘기를 하나요?

 

- 노래도 있어요
- 기도문을 외울 때인데

 

뒤아멜 대위도
신이 필요할까요?

 

모두 필요치 않소?

 

대위는 부하에게
여자 옷을 입힌다오

 

야수를 유인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래요

 

너그러우신 말씀

 

뒤아멜은 무능해요!

 

야수를 잡는다고
마을을 엉망으로 만들지만

 

야수는 여전히
돌아다니죠

 

내가 낸 세금으로
뒤아멜 월급을 준다고?

 

차라리 하인에게
주고 싶군

 

- 어떻게 생각하세요?
- 대답할 의무는 없소

 

공작께선 논쟁을 즐기시지만
독실한 신자시죠

 

당신이 도착했을 때도
이처럼 말 많은 모임이 있었소

 

신의 뜻이 어쨌다는 둥

 

교황께서 정탐을 보냈다는 둥

 

야수가 악마의 화신인지
살피시려고 말이죠

 

실례합니다

 

마리안느 드 모랑지아스
벅찬 상대예요

 

정말 힘든 사냥감이죠

 

- 저 불쌍한 사냥꾼은요?
- 극작가 데 포레예요

 

- 그럼 간단하겠군요
- 조심해요, 백작 따님이니

 

- 아가씨
- 우린 대화 중…

 

- 데 포레씨?
- 그렇습니다

 

영광이오
훌륭한 극작가는 드물죠

 

- 후작께서 그러셨어요
- 후작께서…

 

회고록을 맡기실 듯 해요

 

정말요?

 

좋은 분이지만
좀 예민하시니

 

먼저 말을 꺼내실 때까지
기다리세요

 

실례할게요
아가씨

 

- 수치심이 없으시군요?
- 그렇진 않소

 

이 곳이
마음에 드시나요?

 

우선은
그 아름다움만 훔쳐 봤소

 

그게 왕궁식 말투인가요?

 

아니, 지방에서 쓰려고
준비하셨군요

 

당신같은 숙녀가 있다면
왕궁에 더 자주 갔을 거요

 

식사 준비됐군요
들어가시죠

 

그대 가는 곳이라면…

 

'세인트로렌스'강을 거슬러
오르다가 그물에 걸린

 

이상한 동물을 봤어요

 

신성한 물고기
소문은 들었는데

 

그저 전설인 줄
알았어요

 

물고기를 보니

 

생김새나 크기는
숭어 같았지만

 

온몸이 검은 모피로
덮혀 있었어요

 

모피 숭어?
농담이겠죠

 

아닙니다

 

살모 트루타 데르모필라
캐나다에서 왔어요

 

밍크처럼 부드럽군요

 

- 자연은 놀라워요
- 물이 찬가봐요

 

불가능도
가능하단 증거예요

 

동감이오

 

이걸로
왕의 총애를 얻었군요

 

그랬을까
의심스러워요

 

당신의 연기력은
인정하지만

 

손이 두개였다면
박수쳤을 거예요

 

그만해
프랑소와

 

- 대신 사과드립니다
- 아드님 말이 맞아요

 

이 동물은
존재하지 않아요

 

제 박제사
솜씨가 좋은 거죠

 

못된 장난
용서하세요

 

이걸로 야수는 없다고
설득하려던 거예요?

 

우리가 바보로 보여요?

 

우화의 교훈은

 

용과 유니콘은
우화에나 존재한다는 거죠

 

거짓도 가끔은
진실 같기도 해요

 

말 조심하시죠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군요

 

박물학자예요?
철학자예요?

 

그도 아니면
배우요?

 

파리 사람인 건
확실할 거요

 

시답지않은
야수 이야기는 그만하죠

 

알아맞히기나
제스처 게임 어때요?

 

방금 슬픈 연가를 지었는데
어떠세요, 백작 부인?

 

- 음탕하진 않나요?
- 전혀요

 

아주 순수해요

 

즉흥시예요

 

제목은
"늑대의 울부짖음"

 

"나쁜 마음을 품진 않았지만
난 방심했어요"

 

"당신의 은밀한 눈은
떠도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죠"

 

"나는 짖어요!
하울! 하울!"

 

조만간 뵐 수 있을까요?

 

다른 동물로
허풍 치시게요?

 

제게 고정관념이 있으신 듯한데
생각을 바꿔드리죠

 

어디 해보세요

 

- 사냥에 올거죠?
- 물론이죠

 

허락할 수 없다
너무 위험해

 

복종은
명문가 규수의 덕목이죠

 

이 젊은이 말이 맞다

 

그날 '제보당'에선

 

역사상 가장 큰
사냥대회가 열렸다

 

왕은 야수에게
6천 파운드의 상금을 걸었다

 

징집된 농민 수천 명과
검객과 군인

 

사냥꾼과
지방 용병까지 가세했다

 

몇 시간 동안은 우리가
사냥감이란 사실을 잊었다

 

각자 지도와 위치를 점검해라
사냥은 7시에 시작된다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감사해야죠!
우리 주민들이 더 잘 할테니

 

용기에 아량까지 갖추시다니

 

됐소, 당신 체면을 보아
우리가 잡는 게 낫겠소

 

우리가 잡을 겁니다

 

이 무슨 소동인가?

 

좋은 무기지 않소?

 

전투 후에
'망드'에서 구했어요

 

내게 맞게
맞춤 제작된 거죠

 

봐요, 파리에서도
이런 총알은 못 볼겁니다

 

제가 직접 만들었죠

 

은?
늑대인간일까봐요?

 

아뇨, 내 총알이란 표시를
남기고 싶어서요

 

난 사냥꾼이오, 프롱삭
난 비싼 댓가를 치렀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총알 한 발로는 부족하단 걸
쓰라린 경험으로 배웠죠

 

신부님의 기도에도 불구하고
괴저병은 낫질 않았소

 

- 곰에게 물렸나요?
- 사자였소

 

2년간 해군 복무하며
많이 돌아다녔죠

 

아프리카를 아세요?

 

모든 게
제 딸년 때문입니다

 

마음대로
처벌해 주세요

 

마녀다!

 

악마의 딸이야!

 

- 악마가 씌였어!
- 아픈 거야! 아프다고!

 

악마가 씌인 게 아냐!
악령 든 게 아냐!

 

화형시켜라!

 

혀를 삼키면 안 돼요
숨을 못 쉬니까

 

- 악마가 씌인 게 아니라…
- 알아요

 

박물학자, 철학자
이번엔 의사요?

 

대단하시군

 

그녀는 안 오네요
제가 이겼어요

 

후작님…

 

그럼
원주민들은요?

 

미신에 사로잡힌 짐승들이죠
이곳처럼요

 

인디언 사냥꾼들은 강해지려고
포획물의 심장을 먹죠

 

그럼
그들도 짐승인가요?

 

아프리카에선
적의 심장을 먹어요

 

백작님과 장 프랑수와
동쪽으로 가셔야 해요

 

거기 계셨군요

 

어머님이 걱정하겠어요

 

늘 그렇죠, 말씀대로 따랐다면
전 수녀원에 있을 거예요

 

믿지 못할 거예요
자유사상가시니

 

- 사랑에 빠질 땐 아니죠
- 사랑에 빠져요?

 

우습군요
몇 번이나 만났다고

 

그게 당신인 줄
안 거요?

 

마리안느!

 

숙녀처럼 타는 법을
배워야겠어요

 

운동 좀 하는 건
흠이 아니란다

 

- 늘 좋게만 보시는군요
- 넌 늘 나쁘게만 보고

 

여기서
사람들이 죽었어

 

어떻게 알죠?

 

울음소리가 들려요

 

마니, 그만해

 

맞아요, 여긴
템플 기사단의 거점지였죠

 

예배당에서
25명이 불타 죽었어요

 

- 그는 예언가신가요?
- 그렇지 않아도 알죠

 

둘러 보면 아니까

 

오빠랑 전
여기서 놀기도 했어요

 

무섭지 않던가요?

 

오빠가 망령들로부터
절 보호해줬죠

 

- 사냥엔 취미가 없나요?
- 여기서 하면 바보겠죠?

 

인디언들은 초상화가
영혼을 뺏는다 여겨요

 

제 영혼에도
관심있으세요?

 

걸어서 사냥하나?

 

- 내 실수요
- 당신께 묻지 않았소

 

- 뭐에 홀렸던 건가요?
- 그건 그냥 늑대였소

 

- 그게 야수였다면요?
- 그럴 리 없소

 

고마웠어

 

이 중에 하나가
야수이길 빕시다

 

이 놈들 이젠
누굴 물진 않겠지

 

특이한 친구야

 

- 어디서 만난 거요?
- 캐나다요

 

아카디아인인가요?

 

모호크 이로쿼이족
인디언이죠

 

인디언? 정말요?
그렇게 안 생겼소

 

오늘밤 '상딸봉'으로 오세요
당신 하인과 즐겁게 보냅시다

 

제 하인이 아닙니다

 

- 그럼 누구죠?
- 형제입니다

 

놀랍군요! 당신의 피에
야만인 피가 섞이다니요?

 

야만인은
고난을 나누지 않죠

 

마니는 영국군으로부터
절 구했어요

 

야만인은
식인종인 줄 알았소

 

보시다시피
마니는 짐승이 아닙니다

 

우리 종족 여자와도
번식할 수 있소?

 

불이 꺼지면
모든 여자의 피부색은 같죠

 

봐요
농담도 하잖아요

 

인디언과 백인 사이에도
아이가 생겨요

 

우린 같은 종족이예요

 

흑인 비슷한 존재니
속단하진 마세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부님?

 

당신의 형제는
주님의 아들이오

 

- 세례는 받았소?
- 원치 않아서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군

 

마니는 종교가 있어요

 

고향에서는
일종의 성직자였어요

 

성직자들이 있다니
불쌍하군

 

그 종교란 게 뭐죠?

 

각자 동물의 영혼을 가져요
'토템'이라 하죠

 

재미있군
영험한가요?

 

마니
한 번 해주겠어?

 

겁내지 마세요
안 아파요

 

카리부
숫사슴의 일종이래요

 

괜찮군
마누라 생각은 어떻소?

 

내가 뿔 때문에 숫사슴 같소?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내 사랑 토마
내 손자의 토템은 뭔가요?

 

벌레
아마 책벌레일 걸요

 

- 뱀이오
- 뱀요?

 

인디언 세계에선
지혜를 뜻해요

 

뱀은 현명해요

 

그럼 지사님은요?

 

멧돼지

 

기운내요
지사님

 

야만인 세계에선
귀족을 뜻할지도 모르니

 

- 다음은 누구죠? 신부님?
- 난 싫소

 

그럼 난?

 

난 뭘까?
반은 사자?

 

나머지는 독수리?

 

도마뱀이라고 해 줘
팔이 원래대로 자라나게

 

장 프랑수와
그만

 

왜 그래?
내가 천박해서?

 

날 내비둬요
놔둬요

 

아가씨 차례인가요?

 

죄송하지만
당신 장난에 넌더리 나요

 

당신이 서커스라도 하기 전에
이만 잘래요

 

잘 자요

 

기분 좀
풀어 드릴게요

 

'망드'에선 최고에요
여관에서 자는 것 보단 낫죠

 

마음 껏 고르세요
새로운 애도 있어요

 

귀여운 후작님

 

어서 와요

 

전 비싸요
프롱삭 기사님

 

- 날 아시오?
- '제보당'은 작은 곳이죠

 

이태리 사람이오?

 

잠시 머무는 중이예요

 

돈은 있소

 

돈이 문제가 아니예요

 

그럼 뭐죠?

 

따라 오세요

 

- 누가 이런 거죠?
- 이로쿼이족 화살이

 

심장에서 멀지 않군요

 

운이 좋았던 거요

 

그럼 이건요?

 

곰이 그랬소

 

날 별로
좋아하지 않더군요

 

아직 멀었으니
각오해요

 

이런 일엔
위험이 따르죠

 

나쁜 사람도
있거든요

 

날 기억하게
만들 거예요

 

내 집에서
이 무슨 수치야!

 

- 발렌틴, 왜 그러니?
- 마법사랑은 안 할래요

 

- 뭐?!
- 몸에서 뱀이 움직였어요

 

망신이야!
어서 들어가

 

별 일 아니군
마법사가 아니라 인디언이오

 

- 인디언 싫어요!
- 까탈스럽긴!

 

자, 얘들아
누가 인디언이랑 잘래?

 

팁 두배로 주마

 

- 난 문신이 좋아요
- 그럼 해결됐군

 

그럼
그것도 마법사예요?

 

제 초상화도
그릴 거예요?

 

움직이지 않는다면

 

몇 주가 지났지만, 뒤아멜의
부하들은 야수를 찾지 못했다

 

야수의 시대에
세 번째 겨울을 맞게 됐다

 

총과 개가 그랬듯이
눈도 야수를 막을 수 없었다

 

주님이 모세의 입을 빌어
어떻게 경고했는지 떠올리세요

 

"나는 새끼를 잃은 곰처럼
너희에게 올 것이니"

 

"사자처럼 너희 자식들을
잡아먹고 내장을 뿌리리라"

 

"너희에게 무시무시한
야수를 보내"

 

"너희와 양떼를 멸하고"

 

"열매 맺지 않는
들판으로 만들리라"

 

주여, 언제까지
우리를 저버리시렵니까?

 

희생자 한 명당 촛불 한 개?
지금이 이성의 시대 맞아요?

 

자비를 베푸소서!

 

저를 용서하세요

 

불쌍히 여기소서

 

저를 지켜주소서

 

대체 무슨 일이오?

 

신의 저주요, '무쉬'산에서
제 자식이 사라졌어요

 

저는 저주받았어요
우리 모두도!

 

사람들을 모아요
그곳에 가봅시다

 

마니에게 알리세요
곧 따라갈게요!

 

마리안느!

 

늑대 친구시군요

 

당신께 줄 게 있어요

 

만나고 싶소, 마리안느
단 둘이서

 

열흘 후 어머님은 수련회 일로
아버님은 치료차 출타하세요

 

- 열흘요?
- 전 당신처럼 자유롭지 못해요

 

횃불!

 

횃불 가져와요!

 

폭풍이 와요
사람들도 지쳤어요

 

집에 가는 편이 낫겠어요

 

안 돼요
아이를 찾아야 해요

 

아이를 찾았어요!

 

대위, 당신이 친 덫에 늑대보다
농민들이 더 많이 걸렸고

 

당신 부하들은
주민들을 약탈했소

 

당신이 일을 시작한 후
12명이 더 죽었소

 

놈은 포위망을
못 벗어났을텐데

 

뭐가 어째?

 

놈은 우리 포위망을
못 뚫었다고요

 

당신 생각은?
기사양반?

 

놈이 어떤 늑대인지
말해줄 수 있소?

 

여러분…

 

확실한 건
놈은 늑대가 아니란 겁니다

 

캐나다에선 늑대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이곳 늑대는 다를 거요

 

미친 늑대는 공격하죠

 

그리곤
2주 안에 죽는데

 

야수는
2년간 활개쳤어요

 

희생자들이 입은 상처는
늑대의 짓이 아니예요

 

시신에서 이런 쇳조각
몇 개를 발견했어요

 

- 그래요?
- 그래요…

 

쇠이빨을 가진
동물은 없어요

 

야수는 동물이 아니다?
좋소

 

놈을 어떻게 잡죠?

 

이러는 동안에도
사람이 죽소

 

여러분, 프롱삭 기사의 말을
끝까지 들어봅시다

 

어디 말해보시오

 

평범한 동물은 아니군요

 

모두 동감해요

 

제 개인적으론
기쁘군요

 

초자연적인 존재란 걸
인정하시다니

 

인정할 건 없어요, 신부님
의심만 갈뿐이죠

 

할 말이 더 있나요?

 

없습니다, 여러분

 

파리로부터
전갈을 받았소

 

폐하께선 그대의 무능함을
전해들으시고

 

그대의 해임을 원하셨소

 

그대와 부하들은 즉시
'랑곤느'로 돌아가시오

 

뷰테렝 선임 위병 하사관이
오는 중이오

 

그의 임무는
포악한 늑대 사살이오

 

오직 그만이 구역 내 사냥을
승인받게 되오

 

이상입니다

 

그럼 날 용서하오?

 

내 토템을 알고 싶었어요
그게 뭘까요?

 

내가 맞춰볼게요

 

인어로군요

 

항상 농담만 하는군요?
인디언에게 물어볼래요

 

야수는요?
정체는 알아냈나요?

 

아니요

 

금기된 주젠가요?

 

내 터무니없는 억측은
왕궁의 웃음거리가 될 거요

 

만약 야수가
살과 쇠로 되어 있고…

 

판단력도 있고
자유자재로 사라진다면…

 

뭐라고 하겠어요?

 

시골 공기에 취했다고요

 

놈은 날 피하고 있소

 

석달 만에
끝낼 거라 예상했어요?

 

야수가 포기한 걸까요?
당신이 무섭나 봐요

 

내가 그렇게 무섭소?

 

어렵게 거둔 승리가
값진 법이죠

 

아프리카로 간다는 게
사실인가요?

 

현재로썬 그래요
박물학자의 이상향이죠

 

그런 당신은?
새로운 땅을 동경해 봤어요?

 

숙녀에겐 동경 보단
의무가 앞서죠

 

저기 신부님 보여요?

 

감시하는 중인가요?

 

아뇨
절 돌보시는 거예요

 

단 둘이 있으면
무슨 일이 날지 모르니까

 

안으로 가요
신부님 감기 드실라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사랑에 빠졌군요
- 모르겠소

 

난 알아요

 

카드 점 쳤어요?

 

카드 점 안 쳐도
다 알죠

 

그럼
한잔 해요

 

모랑지아스양을 위해

 

- 뭐라고요?
- 그녀의 오빠가 왔었어요

 

그와 잤다는 거요?

 

그는 자기 몸에
손대는 걸 무척 싫어해요

 

그냥 바라보며
술을 마시더니

 

다른 남자들처럼
잠꼬대를 하더군요

 

나도 그렇소?

 

나는 뭐라고 했소?

 

"다시!" "한번 더!"

 

피렌체 여자들이 어떤 식으로
남편들 외박을 막는지 알아요?

 

모르겠소

 

아침마다
효력이 느린 독약을 먹이고

 

저녁때 해독제를 줘요

 

그러니
외박하는 남편은

 

해독을 못해
괴로워하죠

 

당신은 그런 거에
의지할 필요 없소

 

그렇겠죠

 

어쨌든
우린 부부는 아니니까

 

뷰테렝 선임 위병 하사관이
도착했소

 

이 땅에서
야수를 몰아낼 거요!

 

- 전 프롱삭 기삽니다
- 알아요, 뷔퐁님의 특사

 

생물학 박제사시다

 

뷰테렝님은 지사님 댁에 계세요
2시에 오세요

 

폐하께서 당신의 보고서에 대해
내 조언을 구하셨소

 

설명드리기
정말 어려웠소!

 

난 야수가 늑대라고
확신하오

 

난 내일
놈을 잡으러 가오

 

당신은
안 오는 게 낫겠소

 

이유는 뭔가요?

 

폐하께선 이 사건을
내 재량에 맡기셨소

 

일을 마무리 짓는데
당신은 필요 없소

 

탁자 위에 뷔퐁님과
폐하의 서신이 있소

 

그분 뜻은 따르겠지만
늑대가 아니란 건 믿으세요

 

보고서는 봤소
더 이상 개의치 마시오

 

이건 내 일이오

 

그만 가보시오

 

이리 오거라

 

'로시하'출신 여자예요
시장 다녀오는 길에…공격을…

 

'무쉬'산 근처에서 놓쳤고
숲 속으로 사라졌소

 

'상딸봉' 근처에
야수가 출몰했답니다

 

신의 저주요, '무쉬'산에서
제 자식이 사라졌어요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도…믿지 않소

 

코는 더 길고
이빨은 칼날 같대요

 

놈은 늑대가 아니란 거요

 

- 야수는 동물이 아니다
- 미친 늑대는 공격하죠

 

놈을 어떻게 잡죠?

 

쇠이빨을 가진
동물은 없어요

 

어서 와보세요!

 

내가 목격했소!

 

독약을 부으며
악마의 주문을 외웠소!

 

그동안
감쪽같이 몰랐소!

 

그를 놔주세요

 

인디언식 치료예요

 

우리 기도만이 살 길이오

 

하지만
이 얘는…

 

기적이야!

 

오빠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 야수와 남자?
- 저 얘 말은 앞뒤가 맞지 않아

 

그래요
야수는 죽었소

 

10발이나 맞아서
치료도 못 했소

 

박제 도구 갖다 놨으니
즉시 시작해요

 

- 이건 야수가 아냐
- 지체말고 시작해요

 

- 어리석긴! 야수가 아냐
- 뷰테렝님이 오실텐데

 

말 조심하시지!

 

안녕하시오
자넨 가보게

 

왜요?
야수가 마음에 안 드시오?

 

이게 뭐죠?
야수가 아니란 거 아시잖소

 

놈의 턱은
두배는 더 커요

 

당신이
그렇게 만들 수 있소

 

뭐요?

 

결과는 내야겠고
늑대는 단 한 마리

 

그러니
야수를 만드시오

 

- 폐하를 속이려고요?
- 아니오, 프롱삭

 

폐하의 뜻을 따르는 거요
그 정도 눈치는 있어야 하오

 

협박하시는 건가요?

 

내 나이에?
자, 날 알잖소

 

협박하기엔
당신이 너무 영리하오

 

그대가 이 일을 하면
폐하께서 기뻐하실 거요

 

그렇지 않으면
무척 화내실 테고

 

필요한 건 다 있으니
당신만 믿소

 

그럼 이만

 

안녕
내 불쌍한 친구

 

파리로 돌아가게 되서
슬퍼요?

 

야수는 죽었어요
기뻐해야죠

 

비밀 하나 알고 싶소?

 

난 비밀도 수집해요

 

뷰테렝이 죽인 건 늑대였소
그는 사기꾼이오

 

그리고
난 공범자고

 

우리의 사기행각을 위해
건배해요

 

아무 것도 못 본 거요

 

더 이상 못 오십니다
선생님

 

모랑지아스양에게
내가 왔다고 전하게

 

- 말씀드렸듯이…
- 제 말하면 온다더니

 

아들과 당신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어요

 

따님께서 와달라고
요청했어요

 

- 그럴리 없을텐데
- 부탁드립니다

 

들어오게 하세요

 

조심해, 장 프랑수와
알아서 잘 처리하거라

 

어서 가보세요

 

기사님, 마리안느가
괴로워하고 있소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요

 

그 얘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당신이 알지 않소

 

어디에 있소?

 

날 따라 오시죠

 

방문해 주셔서
고맙군요

 

뭐가 그리 괴롭소?

 

파리로 돌아가야 하지만
당신 뜻에 따르겠소

 

안녕히 가세요

 

경고했잖소
프롱삭

 

당신이 준
선물 하나에

 

당신의 다른 그림까지
돌려 드려요

 

당신같은 남자를
조심하라고들 하죠

 

나같은 남자는 말이오

 

타인의 변명도 안 듣고
비난하진 않소

 

이런 일이 왜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설명할게요

 

그럴 필요 없어요

 

마리안느

 

기사양반
일을 더 어렵게 만들지 마쇼

 

내 누이와는 인연이
아닌 걸로 알고

 

그냥 떠나시오
미련 없이

 

그녀가 평생
당신이나 돌볼 거 같소?

 

프롱삭

 

이 곳을 무사히
떠나기 싫은 거요?

 

전엔 저 애를 넘본 것만으로도
그댈 채찍질할 수 있었소

 

시대가 변했소

 

전부 변한 건 아니오
어쨌든 다행인 줄 아시오

 

장 프랑수와

 

미안하게 됐소!

 

떠나라고 하면
저도 때릴 건가요?

 

잘 있어요

 

잊어버려
네 짝이 아냐

 

이 역사적인 날, 왕궁의
프롱삭 기사께 감사드립니다

 

야수를 잡는 데는
그의 공도 있죠

 

하지만, 대부분은
폐하의 덕택입니다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통치권을 갖고 계신
유일한 분을

 

오직 야수만이
못 본 체했고

 

그 야수는
이제 없습니다

 

저의 공적은
미미합니다

 

폐하께서 실어주신 힘을
보여줬을 뿐입니다

 

그러자
야수는 항복했습니다

 

뷔퐁님
무슨 일입니까?

 

뷰테렝은 명령을 수행한 걸세
우리처럼

 

- 무슨 명령요?
- 내 명령

 

여기 메르시에님은

 

폐하의 특별고문으로
국내문제 담당이셔

 

뷰테렝를 파견한 건
이 분의 생각이셨지

 

이번 승리에 대해
감사하시려고요?

 

도덕심은 훌륭하지만
이건 대의를 위한 거네

 

이 책 읽어봤나?

 

시중엔 없는 거네
하나 갖고 있게

 

금지된 건가요?

 

왕권을 해치는 우화일세

 

지체했다면 낭패를 봤겠지
국민은 곧이곧대로 믿거든

 

거짓말이 퍼지는 것 보다
덮는 편이 낫다는 건가요?

 

진실이란 복잡해
단순하게 다스려야 하네

 

야수가 없으면
문제도 없으니까

 

놈은 계속
살인할 겁니다

 

아무도 모를 거야
그게 중요한 거지

 

잊고 있었군
폐하께서 특별히 치하하셨어

 

아프리카를 희망한다고
들었네

 

6개월 후
'세네갈'로 배가 출항할 걸세

 

원한다면
그 배를 타고 가게

 

물론, '제보당' 이야긴
다시 거론치 않는 거네

 

알았나, 프롱삭?

 

마리안느 드 모랑지아스?

 

마담
제가 모르는 분 같군요

 

우리 둘 다 아는
친구가 하나 있어요

 

여기서
뭐하시는 거죠?

 

베일에 숨어도
소용없어요

 

당신 향수는
숙녀용이 아니니까

 

프롱삭 기사는
오직 한 여인만 사랑해요

 

그가 잠꼬대로
당신 이름을 불렀어요

 

그는 곧 긴 여행을
떠날 거예요

 

잘 됐군요

 

프롱삭을 보더라도
우리가 만난 건 말하지 마세요

 

안 그러면
그를 영영 못 볼테니

 

누구였나, 신자여?

 

아무도 아니예요

 

그건 다른 것과
선창에 둬요

 

두개는 객실로,
조심해요, 잘 깨져요

 

안녕하세요, 기사님

 

이야, 후작님!

 

만나서 반가워요!

 

좋지 않은 일이오

 

당신이 떠나자
살인이 재개됐어요

 

더 이상 군인들은 안 오고
사냥에 나설 사람도 없어요

 

해드릴 게 없군요
놈을 잡을 방법도 없고

 

솔직히 능력 발휘
다 못 하셨잖아요

 

마니씨는
애라도 구했죠

 

당신이 돌아오는 그 달에
딱 한 번 사냥에 나서죠

 

불가능해요!
폐하께서 금지하셨소

 

- 폐하는 모르실 거요
- 천만에요

 

폐하의 평안이
희생자들만큼 중요해요?

 

난 마음을 정했소

 

- 내기 할까요?
- 지난 번 내기 때도 졌잖소!

 

저는 이런 수법을
좋아하진 않지만

 

마리안느의 편지요

 

마니씨는요?

 

안녕, 친구!

 

잘 있었어요?

 

- 사냥하러 가자, 마니
- 이번엔 당신 방식대로 하죠

 

그래, 좋은 소식이오?

 

최고로요, 후작님

 

'제보당'의 살인은
계속됐지만

 

공식적으로
야수는 죽었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고

 

은밀하게 처리됐다

 

우릴 환영하는 걸까요?

 

돕고 싶은가 봐요

 

성으로 가세요
나중에 봬요

 

왜 그러니?

 

룰리에씨는
어디 사시죠?

 

곧장 가세요
마을 끝에 있어요

 

이쪽은 잔느예요
제 유모고요

 

- 프롱삭 기사세요
- 피에르, 와인 좀 부탁해요

 

전 감시당해요
당신이 온 걸 알 거예요

 

가족들로부터
당신을 떼놓겠소

 

어머니도 오빠도
이젠 못 참겠어요

 

떠나고 싶어요

 

일주일 후에
파리로 갑시다

 

왜 기다려야 하죠?

 

야수사냥
후작님과 약속했소

 

나 때문에 온 게
아니었어요?

 

안 돼!

 

조심해요!

 

나가요!
천천히, 뛰지 말고!

 

여기야! 날 봐!

 

이리 오라고!

 

이쪽이야! 이봐!

 

- 기사님!
- 가요, 마리안느!

 

안 돼!

 

여기 무슨 일이오?
문 열어요!

 

문 열라고요!

 

세상에!

 

우리가 야수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인원이 부족한데

 

마니는 노련해요
난 사람을 찾을 거요

 

사람요?

 

야수는 그 정신병자의
공격 수단에 불과해요

 

- 범인은 숨어 있었군요?
- 맞아요

 

야수의 신비감이
유명세를 탄 거죠

 

놈의 주인은
공포심과 소문을 노렸어요

 

어째서요?

 

이 책은 전국에 팔렸소

 

책에는 야수가 왕의 방자함을
벌하는 걸로 나와요

 

저런
누가 쓴 거죠?

 

모르죠
야수의 주인을 잡아야 해요

 

그 무기가
도움이 될 거 같군요

 

후작께서
사용할 경우에만!

 

그럼, 마니씨는?

 

뭘 사용할 거죠?

 

마니는 총을 싫어해요

 

너무 시끄럽고 연기 나서요
냄새도 고약하고

 

모두 잘 될 거예요
할아버지

 

걱정마세요
준비 잘 했어요

 

미대륙 얘기 좀
해주세요

 

미대륙요?

 

돌아갈 의향은
없나요?

 

좋은 기억만 있진 않소

 

마니씬요?
부족 식구 그립겠죠?

 

그의 부족은 이제 없어요

 

우리 공격 전에
천연두가 마을을 휩쓸었죠

 

생존자들은 처형당했고요

 

여자, 아이 할 것 없이

 

마니 혼자
살아남았어요

 

- 어떻게요?
- 통역할 사람이 필요했죠

 

난 그에게 우리말을 가르쳤고
그가 대장을 죽이는 걸 목격했소

 

왜 고발하지 않았죠?

 

대장이 어떻게
전투한 지 아세요?

 

정찰병들에게
오염된 병원 담요를 줬고

 

이로쿼이족은 그걸 산 거죠
3주 후에 소탕작전을 벌였소

 

- 우리가 한 전쟁이 그랬어요?
- 하여튼, 우리는 졌어요

 

마니씨는 어디 갔죠?

 

- 나무와 이야기하러요
- 나무요?

 

나무는 말은 해요

 

백인은 듣거나
볼 수 없어요

 

뭘 보죠
마니씨?

 

배우고 싶어요?

 

- 그게 뭐죠?
- 인디언 성체요

 

본인 책임이예요
후작님

 

- 어떻게 되는데요?
- 사람마다 달라요

 

보이지 않는 걸
본다고도 해요

 

그렇지, 마니?

 

야수는 숲속에 있어요
늑대들이 우릴 도울 거요

 

잘 안 보이는데요

 

오늘밤 우린
피의 춤을 출 겁니다

 

그러면 야수는
동틀 무렵 우리에게 올 거요

 

내겐 효과가 없는 걸요
이것은…

 

그날 밤
마니는 정령을 불렀다

 

프롱삭 조차
이해하지 못할 말로

 

그러자 늑대들이
야수를 데려왔다

 

걱정 말아요
내가 치료해 줄테니

 

걱정 말거라, 얘야
내가 치료해 주마

 

내가 잘 돌봐줄게
잘 돌봐줄게

 

토마는 잠들었소
큰일날 뻔 했소

 

인디언 일은 유감이오

 

여긴 어디죠?

 

여긴 뭐하는 곳이죠?
알아야겠어요

 

개인 소유지요
사냥터군요

 

이봐요
좀 쉬어야 해요

 

어서 가자!

 

서둘러! 불이야!

 

저기 있다
어서 와!

 

프롱삭은
마니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의 복수가
완전한 건 아니었지만

 

인디언의 풍습에 따라

 

새벽의 여명 때, 마니를
조상들 곁으로 보내야 했다

 

원하는 게 뭐요?

 

너무 많은 피를
흘리게 했소

 

당신은
큰 위험에 처했소

 

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요

 

목숨걸 만한
가치가 있소?

 

언제부터
알고 있었죠?

 

무슨 말인지
모르겠소

 

자, 사디스 신부님
어떻게?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거죠?

 

아무도
당신을 안 믿을 거요

 

가세요, 신부님

 

신의 가호가 있기를

 

악마가
당신을 데려갈 거요

 

지사님의 명에 의해
당신을 체포하오

 

저항하지 마시오

 

정말 별꼴이군

 

자비를 베푸세요!

 

- 숙녀분이 좀 보재
- 밤에나 보자고 해

 

불쌍히 여기세요
제발

 

일어나, 손님 왔어

 

- 독방 아니었어?
- 누구냐에 따라 달라

 

마리안느?

 

미안하군요

 

손님께
식사 좀 대접해요

 

- 어떻게…
- 제게 신세진 분들이 많죠

 

도와줘요
국왕께 편지 써야 해요

 

편지가 배달되기 전에
사형당할 거예요

 

난 재판도 안 받았는데

 

여기 받으쇼

 

- 야수 얘길 해줘요
- 훈련받은 놈이오

 

철갑으로 무장했고
부상당했소

 

왜 갑자기 관심을?

 

2년 전에…

 

신부가 교황께
비밀 편지를 보냈어요

 

비밀 결사대 조직에
관한 거였죠

 

그들의 목적은
어떻게든

 

교회의 명을 전파하고
수호하는 거였어요

 

'친교회'였어요

 

사디스 신부가
야수를 이용했군요

 

야수는
왕에게 보내는 경고예요

 

"천사의 말에 귀 기울이거나
종말을 맞으라"는

 

회원들은
'신의 늑대들'로 알려졌죠

 

'친교회'는
교회를 섬기나요?

 

사디스는 자신만 섬겨요
난세가 그를 미치게 한 거죠

 

이제 '친교회'는
교황청도 통제 못해요

 

당신은
누구 명을 받죠?

 

제 임무에는
기밀 유지도 포함돼요

 

그리고 당신은
알만큼 알고 있고

 

모랑지아스양
대단한 영광이오

 

백작 부인은 잘 계신가?
어서 앉아요

 

아버님은?
아직 치료 중이신가?

 

기름진 음식을
워낙 좋아하셔서

 

프롱삭 기사를
체포하셨다면서요

 

그 사람
얼마나 타락했던지!

 

- 강도도 살인자도 아닌데…
- 그럴까요?

 

들어보세요
이유가 있었던 게 분명해요

 

- 누군가 인디언을 죽였다면…
- 그건 별개의 문제요

 

기독교인의 피로
야만인의 원수를 갚을 순 없죠

 

면회할 수 있을까요?

 

그건 불가능해요

 

좋아요

 

이 일을
파리에 알리겠어요

 

이해 못 하는군요

 

프롱삭은 이미 죽었소

 

어젯밤에

 

어찌됐든
교수형 당할 테니

 

생각해 보면
운이 좋은 거예요

 

그는 구금 상태였어요

 

질식한 거 같군요

 

아니면
침상에서 감염됐거나

 

거짓말이예요
전부 거짓말이야!

 

기운내시오, 신자여
이건 주님의 뜻이예요

 

- 신부님…
- 마리안느, 가자

 

- 집까지 바래다 줄게
- 좀 쉬어야 해요

 

- 어서 가자
- 싫어!

 

- 날 내버려 둬!
- 어쩔 수 없어

 

벌써 악취가 나는군
묘비 없는 무덤에 묻읍시다

 

마리안느가 폐하께 가겠다고
위협했소, 그 아인 위험해요

 

프롱삭은 그날 밤에
묻혔다

 

그의 사망 소식이
파리에 닿기 한참 전이었다

 

그가 무덤까지 가져간 비밀이
무엇인지 아무도 몰랐다

 

며칠 동안
야수의 습격은 없었지만

 

놈을 크게 위협했던 상대가
갑자기 사라진 건

 

불길한 징조처럼
보였다

 

이쪽으로

 

서둘러요

 

신부님, 전 죄인이예요
죄를 졌어요

 

용서하세요

 

마리안느…
밤낮으로 그 얘 생각뿐이예요

 

내 가슴에서
그 얘 심장소리가 들려요

 

그 얠 우리 편으로 만들죠
신부님

 

- 주님이 그댈 시험하고 있소
- 전 못 참겠어요

 

이 환영들!

 

이 저주받은 환영들이
절 괴롭혀요

 

절 구원주세요
신부님!

 

간곡히
부탁드려요

 

이 재앙을 막을 방법이
하나 있소

 

안 돼!

 

마시면 안 돼
마리안느

 

그들이 널 죽이려 해

 

그냥 둘 수 없어

 

누가 그러는데?

 

누가?

 

여길 떠나야겠어
너와 단 둘이서

 

- 미국에 가면 어떨까?
- 장 프랑수와…

 

넌 내게 상처를 줬지만
널 용서할게

 

뭐 하는 거야?
어디 가려고?

 

거기에 있어

 

- 내가 널 해칠까 봐?
- 제발 저리 가

 

마리안느
난 네가 필요해

 

나 아플 때 네가 지켜줬어
그 누구도 아냐

 

네 얼굴을 보면
내 악몽은 끝나고

 

네 손이 닿으면
악마는 사라져

 

네 곁에 있으려고 내가 한 짓을
넌 상상도 못할 걸

 

부탁이야
날 외면하지 마

 

왜 그래?

 

내가 혐오감을 줬나?

 

겁주지 말고 나가줘

 

이거 때문에 그래?

 

두려워 하지마

 

지금부터
내가 널 돌볼테니

 

이걸 봐

 

아무도 몰라
신부님과 나 밖에는

 

나가!
나가라고!

 

왜 그래?

 

- 왜?
- 넌 내 오빠가 아냐

 

아프리카에서
딴 사람이 돼서 왔어

 

사실이지만
너 때문에 간 거였어

 

네가 아니었다면
이 모든 일도 없었을 거야

 

이 모든 일?

 

내게 났던 악취는
바로 네 냄새였어

 

우린 피를 나눈 남매야
마리안느, 피를 나눴다고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널 죽일 거야!

 

내가 먼저 죽인다면?
우리 사이를 방해해 왔잖아

 

계속해, 해 봐, 어서
죽여봐! 죽이라고!

 

왜 안 한 거지?

 

그게 어렵나? 잘 봐

 

- 그만
- 그럼 날 사랑할래?

 

조용해!

 

- 마리안느, 사랑해
- 도와줘요!

 

형제여, 주께선
야수는 돌아올 거라 하셨소

 

부폐한 왕국에게
가치관의 회귀를 알리고

 

다시 태어난
프랑스에서

 

우린
숨은 지배자가 될 거요

 

- 신의 가호를 위하여
- 신의 가호가 있으라!

 

신의 가호가 있으라!

 

사람들은 주님의 분노를
알지 못 하오

 

왕의 불공평한
불신임안도

 

대중의 분노를
거역할 수 없소

 

분노가
최고조에 달할 때

 

우린 왕과
협상할 것이오

 

왕은 야수 하나도
진압 못했소

 

상상해 보시오
전국 각지에서

 

다른 야수들이
튀어 나오는 것을

 

우리가 뿌린 씨앗을 거둬들일
시간이 가까웠소

 

말라기서 말씀을
전하겠소

 

"제사장의 입술은
지식을 지켜야 하겠고"

 

"사람들은 그의 입에서 율법을
구하게 되어야 할 것이니"

 

"제사장은 만군의
여호와의 사자가 됨이거늘"

 

"야수를 숭배하는 자는"

 

"주님의 분노를 맛보리라"

 

"지옥의 불에서
고통을 받을 것이며"

 

"천사들 앞에선"

 

"수만년 동안
연기가 오르리라"

 

너희 이름을 부르러 왔다

 

피에르 장 라퐁
주느비에브 드 모랑지아스

 

막심 데 포레

 

공트랑 드 몽캉
앙리 사디스

 

장 프랑수와 드 모랑지아스

 

아멘!

 

발사!

 

저주받을 놈들!
모두 체포한다!

 

유령이든 아니든…

 

널 두토막 내주겠다

 

봤나?
이제 감출 필요도 없군

 

일부러 본 건 아니야

 

너무 늦었어, 프롱삭
야수는 아직 살아 있다

 

그럴지도
그러나 넌 아냐

 

- 넌 야수를 길들였어
- 어떻게 알았을까나?

 

네가 마니에게 쏜
은총알

 

마리안느
날 좀 봐!

 

마리안느는 여기 없어
미친 녀석

 

넌 우릴
하나 되게 해줬어

 

이 놈들을
일렬로 세워!

 

뭐하는 놈들이야?

 

- 넌 뭐냐고?
- 이 놈들 봐라!

 

이제야 거만을 안 떠는군!
뒤로 물러나! 어서!

 

- 그는 죽었소
- 이젠 확실하죠

 

그런데 사디스는?

 

어디로 도망가든 찾을 거예요
아니면 산이 거둬가든지

 

축하하는 게
당연하겠죠?

 

당신은 날 죽였었소

 

당신을 되살리기
위해서였죠

 

당신을 교황청에 소개할까 해요
저와 같이 갈래요?

 

이미 늦었군요

 

당신을 좋아해요, 프롱삭
내 임무마저 잊을 만큼

 

가세요
내 마음 변하기 전에

 

- 후작님, 무슨 일이죠?
- 마리안느는

 

지금 우리집에 있어요
위독해요

 

안 돼!

 

나가세요! 저리 가요!
전부 다!

 

마리안느!
마리안느, 일어나요!

 

마리안느
날 용서해줘요

 

당신을 사랑하오

 

세월은 흘렀지만…
프롱삭과

 

마리안느는
내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다

 

야수를 만든 세상은
서서히 사라져 간다

 

난 서둘러야 한다
내 이야기도 끝나간다

 

프롱삭과 내가 장 프랑수와의
은신처에 간 일이 기억난다

 

그곳에서 야수는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늙은 치료사가 우리에게
아는 대로 말해줬다

 

장 프랑수와가 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짐승이

 

새끼를 낳았고

 

오직 한마리만 살아 남았다
가장 강한 놈이었다

 

끈질기고 지독하게

 

놈을 훈련시켜
비열한 야수로 만든 거다

 

'제보당'의 야수는
이렇게 죽었다

 

그리고 나
토마 다프셰는…

 

모든 진실을 아는
마지막 생존자일 거다

 

넌 죽을 거야!

 

프롱삭은 날
아프리카로 초대했지만…

 

조국은
재건이 필요했고

 

난 동포를 위해
할 일이 있었다

 

난 종종 프롱삭과
마리안느를 떠올렸다

 

평화롭던 기간 내내
난 조용히 나이를 먹어갔다

 

난 그들을
다시 보진 못했지만…

 

저 멀리에서
행복하게 살거라 믿고 싶다

 

2012. 01. 11. deVil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