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Private.Lives.Of.Pippa.Lee.2009.720p.BluRay.x264.DTS-WiKi

자, 좋아요. 잠시 만요

 

누군가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장님
허브에 관한 좋은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제가 먼저 한마디 하겠습니다

 

저는 집필기간 평생을 허브 리를 따라다녔습니다

 

회사를 3번이나 옮길 때에도,
그가 첫 출판사를 개업할 때도 말이죠

 

그동안 그를 너무나 괴롭혔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그가 처음으로

 

저를 따라 코네티넛으로 이사 온 것을
축하할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난 자네 따라온 거 아닐세,
심장마비가 세 번오면

 

이런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어

 

뭐, 이유가 뭐가 됐든

 

아름다운 매리골드 실버타운를 위하여,

 

저희 옆집으로 이사까지 오셨으니

 

피파가 이 맛있는 양고기를
계속 만들어 주는 한

 

전 뭐든 할 겁니다 캐디라도 시켜만 주면

 

그럴 필요 없어, 내가 골프 칠 일이 없어든

 

잠깐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피파 리를 근 25년이나 알아왔지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정확히 알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녀는 불가사의하고 수수께끼 같아요

 

항상 배풀고, 상냥하고, 아름답고, 지적이고

 

예술가의 아내의 표본이자 우상이죠

 

- 에이, 그만하세요 이제
- 아니에요, 맞아요

 

엄밀히 그런 우상과 결혼한 이 예술가는 누구지?

 

바로 그거에요!

 

네, 그게 바로 제가 말하려던 겁니다.

 

진정한 예술가의 아내, 현대 사회를 버리다

 

화려한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다.

 

허브와 피파,
그리고 그들의 요상한 새 집을 위해

 

네, 얼마 전에 시를 3개정도 새로 썼어요

 

좋네, 뭐 평론가는 아니지만
혹시 나한테 보여주고 싶으면

 

- 기꺼이 봐주도록 하지
- 정말요?

 

너무 감사해요. 정말 도움이 될 거에요

 

샘이 계속 자기 때문에 이 곳으로
이사 온 거라고 말하는 게 거슬리는구나

 

원래 잘 비꼬잖아요. 그가 아무리 그래도
아빠의 자부심은 아무도 못 꺾어요

 

전 엄마가 걱정이에요

 

디저트 드실 분 있으세요?

 

근데, 여기로 이사 오신 진짜 이유는 뭔가요?

 

부피도 줄이고, 인생 좀 쉽게 살려고

 

회사도 이제 다 정리됐으니
퇴직하고 이사 오면

 

피파와 아이들이 모든 걸 누릴 수 있고
더 이상 쓸데없는 세금 낼 필요도 없고

 

세금내시는 걸 좋아하시는 줄 알았는데요

 

제가 한마디 해야겠네요
저도 이 곳이 좋아요. 살기 편하고요

 

당신이 그렇다니 나도 좋구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죽어나는지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구나

 

너무 쉽게 순응하는 것도 문제에요
엄마는 적응력 짱인 수수께끼라니까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수수께끼 놀이하는 것도 지겹다

 

나도 알려지고 싶다

 

피파 리의 은밀한 삶
　
　
　

 

피파 리의 은밀한 삶
　
자막제작 : 뭉탐정
(자유배포 / 수정금지)

 

피파 리의 은밀한 삶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도 정말 다양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니,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숨 쉬세요, 숨 쉬세요
- 시끄러!

 

머리가 보이구요 나옵니다 힘주세요

 

이런, 빌어먹을

 

예쁜 딸이네요

 

사람들에게 내 출생은 몇 가지
유별난 사건들로 기억되고 있다

 

우선 내 몸은 금발의
솜털로 덮여있었다고 한다

 

- 애가 왜 털이 났어요?
-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이가 지금처럼 늦게 태어날 경우
종종 이렇게 퇴화된 흔적이 나타납니다

 

예전에 우리가 원숭이 같았던 것 처럼요

 

내가 원숭이를 낳았다!
내가 원숭이를 낳았어!

 

아주 예쁜 딸아이가 될 것 같네요

 

부인께 말씀드린 대로
솜털은 곧 없어질 겁니다

 

노여워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오래 전에는 모든 인류도

 

- 털복숭이였다는걸 아실 겁니다
- 압니다

 

그럼 얘는 아기야? 멍멍이야?

 

엄마는 알고 있었다
그건 진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이건 다 엄마의 잘못이고
비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그녀의 비밀

 

- 내 단짝은 어떠신가?
- 좋아요

 

여기 링클베리에 사는 것 힘들지 않아?

 

손이 가는 곳이 많아 좀 힘들지만
곧 안정되겠죠

 

자선단체도 좀 찾아볼까 해요

 

- 도시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 아파트도 다 팔아버렸잖아요

 

- 뭐 그럼 다시 얻으면 되지
- 진심이에요?

 

아니

 

난 그냥 여기가 내 인생의
마지막 집이 될 것 같아 괴로워

 

오히려 더 낭만 있지 않아요?
둘이서 새로 시작하는 것 같잖아요

 

아주 작은 것부터요

 

당신은 항상 좋은 면을 보려고 하는군

 

뭐 마실 거 줄까요?

 

- 당근 주스?
- 아냐, 괜찮아

 

어제 먹었던 치즈는 어디 꺼지?

 

'바슈랭'이에요
마트에서 우연히 발견한거있죠
(스위스산 고급치즈)

 

좋더군

 

내 몸을 덮고 있던 털들이 없어지자
엄마는 그제야 안도했다

 

내 모습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을 떨쳐버린 것처럼

 

엄마는 심지어 시청에서 운영하는
스케치 수업을 수강했다

 

순전히 내 모습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우리 강아지는 눈이 너무 예쁘단다

 

하느님이 이 세상 최고의 재료들을 모아서
우리 아가 얼굴을 만드신 거야

 

움직이지 마, 다 됐어

 

이 조그만 얌채같으니라고

 

아야

 

엄마는 나를 천사처럼, 목장소녀처럼,
때로는 여배우처럼 치장했다

 

나는 엄마의 소중한 보물이었다

 

♬ You're real, real cool ♬

 

♬ For you I'm a fool ♬

 

♬ Teen baby, be mine ♬
♬ Honey, I will ♬

 

♬ Teen baby, be mine ♬
♬ Honey, you know I will ♬

 

♬ Baby, be mine ♬

 

♬ All of the time ♬

 

♬ Oh, don't you know ♬

 

♬ I love you so ♬

 

♬ Glad you're my date ♬
♬ Do-do, do-do-do ♬

 

♬ With me, you're great ♬
♬Teen baby, be mine ♬

 

- 누가 또 키를 가지고 있지?
- 청소부요

 

근데 패닝이 초콜릿 케이크 때문에
그런 짓까지 할 것 같지는 않아요

 

그것도 한밤중에 말이에요

 

- 그 밖에 또 그럴만한 사람은..
- 지금 나라고 생각하는 거요?

 

- 내 분별력이 흐려졌다고?
- 그런 말한 적 없어요, 단지

 

우리 딸 왔네

 

아빠 안녕

 

- 좋아 보이는구나
- 고마워요

 

- 엄마 안녕
- 안녕

 

- 배고파, 양고기 먹어도 되요?
- 먹고싶은걸로 먹어

 

- 마실 거부터 주문할까?
- 그래요

 

아, 오빠는 조금 이따가 온데요

 

- 우리끼리 먼저 주문해요
- 그러자꾸나

 

이건 작업했던 사진들인데

 

- 맙소사
- 어때요?

 

엄청나구나, 대단해

 

출입구 쪽에 있었던 건가?
어디에서 찍은 거야?

 

응, 거기 서 기다렸어요
그 사람들이 다시 올 줄 알았지 뭐

 

- 사진이 굉장히 역동적이구나
- 좀 봐봐

 

 

- 사진들이 엄청난데
- 정말 굉장하지

 

그레이스, 정말이지..

 

- 혼자 찍은 거니?
- 아니, 가이드가 있었어요

 

가이드가 있었다고?

 

그리고 자일즈 오펜하임이랑
같이 차를 타고 다녔어요

 

- 자일즈 오펜하임이랑?
- 네

 

- 어쩌다가?
- 나를 채용한거죠 뭐

 

지난주에 바그다드에서 사진작가가
총상을 입었다는 얘기 들었니?

 

네

 

폭탄 얘기는 들으셨어요?

 

- 오빠, 그만해
- 무슨 폭탄?

 

- 쟤가 오펜하임이랑 같이 있는데
- 오빠!

 

순간 탄환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서

 

도망가려던 찰나에
오른쪽에 있던 뒷골목을 보고

 

둘이 같이 그 골목으로 뛰었는데
있던 자리에 폭탄이 터진 거예요

 

주변을 둘러보니까
만약에 도망가지 않았다면

 

둘 다 산산조각이 나서
뼈도 못 추릴 뻔 한거죠

 

- 얘는 자기가 불사신인줄 안다니까요
- 완전 말도 안 되는 소리야

 

- 그런 말 좀 안할 수 없어?
- 모르겠네

 

딸아, 네가 대단한건 알지만
조심해야 해

 

- 그럴 때는 본능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어
- 알아요, 근데

 

어쩔 수가 없었어요

 

아빠가 그걸 봤다면
나랑 똑같이 했을 거예요

 

그 사람들한테 존엄성 같은 걸
주고 싶었을 거예요

 

- 그래도 조심하거라
- 어쨌든, 토요일에 다시 바그다드로 가요

 

- 별일 없었어요?
- 음, 캐시카우에 대한 책을 봤단다

 

언제부터 그런 말을 쓰셨어요?
(캐시 카우: 금융 관련 용어)

 

그 전엔 몰라서 못썼지

 

- 어떤 책인데요?
- 음, 전쟁, 사랑

 

- 그리고 뭐 날씨얘기
- 괜찮아요?

 

괜찮은 것 같아
대중과 지식층 모두를 위한거지

 

돈 많은 부자들을 위한 필수 도서랄까

 

- 우리 집 같은데?
- 우리가 아직 읽을 필요는 없단다

 

오빠는 요즘 어때?
논문준비는 잘 되가?

 

- 그럭저럭
- 주제가 뭔데?

 

- 죽을 수 있는 권리
- 죽을 권리?

 

- 혹은 죽일 수 있는 권리

 

♬ A sweet little kiss with a wee embrace ♬
♬ A pretty little smile ♬

 

엄마는 언제나 쌩쌩했다
낮에도, 밤에도..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 빼고는..

 

그래서 엄마는 매일 약을 먹었다
아침 7시에도

 

낮 12시에도, 오후 4시에도
나를 빼고, 아무도 엄마가

 

TV 광고에 나오는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몰랐다

 

영화를 따라할 때, 그녀는 스타였다

 

- 난 엄마가 가장 완벽한 줄 알았다
- 엄마, 우유 더 먹어도 돼? 엄마?

 

엄마가 가끔 방전되는 날들이 있었다

 

- 배터리가 나간 장난감처럼
- 얼른 먹으렴

 

그럴 때면 진짜 엄마가 잠시
사라져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무서웠고, 화도 났다

 

엄마가 슬픈 건 다 내 잘못인 것 같았다

 

내가 엄마를 다시 행복하게
만들어야만 했다

 

잘 자라고 인사하는걸 잊었구나

 

엄마의 컨디션은 내 삶을 좌지우지했다

 

내 딸

 

어머, 닷 어서오세요

 

- 커피 한잔 드릴까요?
- 아니, 이미 마셨어

 

- 저희 큰 아들 벤이에요
- 아 그 변호사?

 

아직은 아니에요. 처음 뵙겠습니다

 

- 저희 남편, 전에 보셨죠?
- 안녕하세요 허브씨

 

어머나

 

스와거트씨야
가실 때가 됐지

 

음, 여기 좀 앉으세요

 

여기도 젊은 부인들이 꽤 있어

 

밖에서 종종 조깅하는 걸 볼 수 있지

 

- 별 일은 없으시고요?
- 그게, 뭐, 괜찮아

 

근데 우리 아들, 크리스가..

 

- 유타에 있는?
- 그래

 

여기로 이사 올 것 같다더군

 

너무 잘됐네요, 아드님이 가까이 사시면

 

문제는, 그놈이 마누라랑 문제가 생겼는지

 

마누라 버리고, 지금

 

차에서 먹고 자고 한다는 거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놈은 언제나 반쯤 익어 있었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게 너무 힘들죠 그죠

 

근데 그냥 아이들 그 자체를 받아들여 보세요

 

사실 저도 딸아이 때문에 좀 힘들어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여기 오길 잘했어,
덕분에 느끼는 바가 많아

 

- 차에서 산다고요?
- 그래, 부인 말로는 아들이 반쯤 익어있데

 

-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암호같은거지, 그냥 얼뜨기라는 거야

 

여보세요?

 

무슨 일인가, 매리엔?

 

뭐라고? 응?

 

아냐, 절대로 45이상 부르지 말라고 해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가라고 하고

 

걱정 그만해, 다 잘되고 있고
자네는 제대로 잘 하고 있으니까

 

그럼 좋은 아침 보내게나
이런, 사람 미치게 하는구만

 

당신 혈압이 120/90에서
지금 148/100까지 올라갔어요

 

언제부터 당신이 간호사 노릇까지 했어?

 

고맙다는 말이라도 좀

 

15분마다 병원에 실려 가고 싶어요?

 

우선순위를 좀 바꿔야겠어

 

- 사무실이 필요할 것 같아
- 사무실은 왜요?

 

내가 40년 동안 피땀 흘려 일군 회사를

 

지금 얘네들이 다 망쳐놓고 있잖아
다 조무래기야, 애들이라고

 

사무실이 있으면 거기에서
회사 일을 다 할 수 있잖아

 

매리 엔과 회의하고, 원고도 읽고
그러다가 집에 오면, 펑하고 은퇴하는 거지

 

그러면 다시 가족과 지낼 수 있고

 

벌써 세 번이나 쓰러지셨는데
그거로도 부족하세요?

 

그래

 

- 가봐야겠어요
- 그래, 조심해서 가렴

 

- 갈게요
- 또 보자

 

 

이게 도대체 뭐지?

 

내가 정말 정상이 아닌 거면..
좋아, 대신 증거가 필요해

 

앞으로 그가 얼마 동안이나
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 반쯤 익은 아들이 이사오나봐요
- 잘 됐구먼

 

♬ After the ball is over ♬

 

♬ After the break of morn ♬

 

♬ After the dancers' leaving ♬
피파!

 

와줘서 고맙구려, 사탕 좀 들지

 

초대 해주셔서 감사해요
부인이랑 같이 드세요

 

자네가 우리 마누라 좀 잘 챙겨주게나

 

마누라가 얘기했다시피 좀 힘들다네

 

- 아, 그래야죠, 어디 계세요?
- 그 놈이 나오질 않아

 

상상이나 가는가?
35살이나 되는 놈이 방에 처박혀서

 

부모는 지를 위해 파티를
열어주고 있는데 말이야

 

그래서 애초에 하지말자고 했는데
방은 저쪽에 있네

 

저기 빈 침실 쪽이야

 

콜라든 뭐든 좀 마시라고 해

 

- 네
- 안 나간다니까요!

 

5분만이라도 좀 나가자
뭐라도 좀 먹어야지

 

왜 울고 그래요?
그만 우세요

 

- 네, 누구세요?
- 피파 리 에요, 닷 부인 거기 계세요?

 

오, 왔구려

 

안녕하세요 부인
쟈니가 여기 계시다고 해서

 

내 꼴을 좀 봐

 

이렇게 나갈 수는 없다네

 

피파 리 라고 해요

 

크리스

 

왜 그걸 입어?

 

너 입으라고 셔츠 다려줬잖아

 

실례할게요, 갈 데가 있어서요

 

어디 가니?

 

어디가?

 

어릴 땐 너무 예뻤는데
전혀 상상 못하겠지?

 

입양을 하면 걔가 커서
어떤 애가 될지 아무도 몰라

 

밖을 봐
세상에나, 안 떨어졌어

 

놀랍게도,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기까지는
1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 덱세드린을 먹는 거 같아
- 누가?

 

엄마

 

- 덱세드린이 뭔데?
- 마약

 

그래서 엄마가 잠도 안자고
이상하게 행동하는 거야

 

엄마 안 그래!

 

- 엄마, 이거 왜 먹는 거야?
- 응?

 

- 이 약, 뭐 때문에 먹는 거야?
- 그냥 엄마약이야

 

제자리에 도로 놔

 

오빠가 이거 마약이랬어

 

걔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니야

 

- 이거 안 먹으면 어떻게 돼?
- 샐리 할머니처럼 뚱뚱해 져

 

엄마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
뚱뚱한 해마처럼 걸어 다녔으면 좋겠어?

 

- 아니
- 그럼 이제 일 좀 하자

 

아니지, 온 김에 일 좀 도와

 

왜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

 

십자가는 수직과 수평의 결합입니다

 

수직선은 하늘을 가리키고 영혼까지 이르며

 

수평선은 지구와 그 안의 삶을 지납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솜씨입니다
그는 결코 하늘의 자식만이 아닙니다

 

엄마가 정말 뭘 좋아하는지 궁금해

 

- 무슨 말이야?
- 이 약 먹었을 때 말고

 

네가 오버하는 거야
지금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어

 

그럼 그만하면 되잖아
엄마 살쪄도 난 괜찮단 말이야

 

이건 그냥 약이야

 

알겠어, 알겠으니까
기도나 하자

 

하느님, 오늘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주시고 가족들과 함께 하게 하시니

 

이렇게 예쁜 우리 새끼들도 있고

 

엄마의 차가운 칠면조 요리는
일주일이나 식탁에 올라왔다

 

누가 대통령이지?

 

대통령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

 

얘들아, 내일 정원 손질 하는 날이다

 

이런 끔찍한 저녁식사는
일 년이나 계속 됐다

 

하기 싫은 건 알지만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니

 

엄마는 점점 더 중독 되었다

 

일분일초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몰랐다

 

빈민촌에도 가봐야 할 것 같구나

 

♬ Can't you hear me calling, calling? ♬

 

♬ Calling for your love? ♬

 

피파!

 

아가씨, 무슨 일 있나?

 

엄마, 나랑 춤추자
나랑 춤 춰, 응?

 

- 여기에 발 올려, 응?
- 왜 그래?

 

발 여기에 올리고, 기억나지?

 

엄마, 나도 비밀 있어

 

나도 했어

 

뭐? 무슨 말하는 거야?

 

- 엉?
- 나도 약 했어

 

인제 나도 엄마랑 똑같아졌어
엄마랑 나랑

 

엄마 약 먹었구나?
얼마나 먹은 거야?

 

몰라, 괜찮아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엄마, 너무 너무 사랑해

 

이건 너랑 엄마만 아는 비밀로 하자, 알겠지?

 

- 내가 이래도 괜찮아?
- 그래

 

그래

 

- 당신 역겨워! 정말!!
- 너!

 

넌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못된 애일 줄 알았어

 

- 너!
- 하지마!

 

엄마는 중독을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내가 엄마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가도
그녀는 절대 변하지 않았다

 

여보

 

여보, 허브! 허브!

 

- 허브, 일어나 봐요. 나에요
- 뭐야?

 

- 그거 나였어요
- 잠시만, 진정하고

 

- 뭐라고 했지?
- 그 초콜릿 케이크랑 요거트요

 

CCTV 녹화된 걸 봤는데
너무 끔찍해요

 

당신이었어?

 

내가 바닥에 주저앉아서
동물처럼 먹는 거 있죠

 

여보, 나 미쳐가나봐요

 

- 정말 미치고 있나봐요
- 이리와

 

진정해

 

이렇게 생각하면 돼
몽유병 환자가

 

늙고 병들어가는 나보다
백만 배는 나은 거잖아

 

- 그렇지?
- 그렇긴 해요

 

몽유병은 세상에 널리고 널렸어
당신이 밤에 뭘 해도 그건 완전 범죄야

 

어머, 세상에

 

피파 리씨, 맞죠?

 

아, 안녕하세요?

 

- 취직했네요
- 나름 용쓰고 있죠

 

- 날씨가 좋네요
- 그런 건 신경 끄고 살아요

 

말보로 라이트로 하나 주세요

 

- 비싼 취미를 가지셨네
- 아뇨, 제가 아니라

 

전 담배 안 피워요, 전 그냥

 

- 여기서 밤에도 일해요? 아니죠?
- 아직 안했어요

 

그건 왜 물으시죠?

 

전 그냥 밤에 일하면
너무 고될 것 같아서요

 

지루하게 손님 오는걸
기다려야 하고 말이죠

 

- 불 드려요?
- 주세요

 

그때 자리를 피해서 미안해요
파티 같은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아, 아니에요
내가 괜히 방해를 해서

 

아, 봉투는 안줘도 되요
괜찮아요

 

어머니께 안부 전해 주세요

 

이 딸기 정말 달콤해요

 

- 이 딸기 정말 달다고요
- 음, 이거 메이플 뱅크 농장 꺼야
(미국 내 전통 유기농 농가)

 

- 집필은 어떻게 되가나?
- 100쪽 정도 썼는데, 모르죠 뭐

 

- 당신이 모르면 누가 알아
- 내가 아는지 당신이 어떻게 알아?

 

당신이 항상 이런 식이야
뭔가 알면 일이 꼬인다고 생각하잖아

 

좋아, 그럼 이렇게 해
당신이 나 대신 다 얘기해주는건 어때?

 

당신이 나에 대해 알만큼 알잖아
그게 시간도 절약되고 좋겠네

 

음, 좋은 생각이구만

 

박쥐들이 정말 사람을 귀찮게 할까요?

 

제발 부탁인데, 그렇게 요상한 거 말고

 

정상적인 한가지에만 좀 집중할 수 없어?

 

어머, 차에 미등을 키고 온 것 같아요

 

트래쉬 이모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었다

 

이따가 자세히 얘기하자

 

좀 쉬어

 

누구세요?

 

난 캣, 여긴 내방

 

죄송해요

 

괜찮아

 

어제 잠은 잘 잤니?

 

- 캣이 누구야?
- 아, 이모 룸메이트

 

들어봐, 너희 부모님이
몇 시간 내로 오실 거야

 

뭐?

 

언젠가는 풀어야 할 문제야

 

사실 이모는 네가 여기에
얼마든지 있어도 좋아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장은 따야지

 

너희 집에 문제가 있다는 거 알아

 

- 알아?
- 그럼

 

다들 그 문제에 입 다물고 있지?
그러니 이모가 얘기할게, 넌 잘 한거야

 

알겠지?

 

- 짜잔
- 다녀와

 

안녕

 

- 이따 밤에 보자, 피파
- 가세요

 

이모!

 

이제 우리만의 비밀이 생긴 거다
너랑 나

 

가출한거 아니에요

 

그냥 그만하고 싶어요, 그게 다에요

 

그만한다니, 그게 무슨 말이니?

 

말 그대로 더는 엄마랑 못 살겠어요

 

오, 이제 다 내 탓인 거구나?

 

- 뭐가 다 엄마 탓인데?
- 네가 지금 나한테 이러는 거!

 

난 엄마한테 잘못한거 없어

 

그만하고 싶어, 모르겠어 엄마?

 

그럼 크리스마스에도 집에 안 올 작정이야?

 

아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가야지, 갈께 엄마

 

그냥 단지..

 

그냥 따로 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엄마가 너한테 잘못한 게 있니?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너를 이렇게 불행하게 만든 거야?

 

아무 짓도 안했어

 

-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 엄마 제발..

 

제발

 

슬퍼하지 마

 

아냐, 아냐, 네가 슬프면 안돼

 

우리 강아지 괜찮아, 엄마가 사랑하는 거 알지?

 

괜찮지? 집에 올 거지? 응?

 

안돼

 

- 난 못해
- 피파?

 

- 이제 끝이야
- 피파!

 

약속해, 엄마가 약속할게!

 

나는 그 뒤로 한번도 집에 가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에도, 그 어떤 날에도

 

난 이제 자유였다

 

- 세상에나
- 초콜릿 드릴까요?

 

당신이 날 떠난 줄 알았어

 

더 이상은 같이 못살겠어요
정말 지겨운 인간이라니까요

 

샘이 원래 조금 심술궂은 농담을 하지만

 

그것 때문이라도 많이 웃잖아요

 

4년 동안 웃고 살았지만
지금은 울음 밖에 안 나와요

 

- 아무래도 산드라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아요
- 왜 그렇게 생각해?

 

샘이랑 이혼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리고

 

혼자 살 것까지 걱정하는 걸 보면
딱 들어 맞잖아요

 

일부러 그러는 척 했을지도 몰라

 

당신이 나한테 얘기하면,
내가 샘한테 얘기해서, 그 버릇 좀 고치려고

 

당신은 산드라가 그렇게 영악해 보여요?

 

원래 여자들이 다 그렇잖아

 

- 영악한거요?
- 영악한 게 아니라, 그냥 본능이야

 

적자생존의 법칙이야
당신도 겪었잖아, 기억 안나?

 

- 됐어요
- 이 책은 별로군

 

자야겠어

 

그래도 내 생각엔 바람난 거 맞아요

 

아참, 당신 사무실 구해놨어요

 

- 딱 좋은데?
- 그래요? 다행이네요

 

가구들 들여놓는데
이틀밖에 안 걸린거있죠

 

이 정도면 집에서 적당히 벗어나서
당신이 일할 공간으로 딱이다 싶었죠

 

이건 왜 갖다 놓았어?
종이에 손이라도 베일까봐?

 

- 발에 전화기이라도 떨어뜨릴까봐?
- 늙은 사람도 피는 나잖아요

 

아예 여기에 심전도 검사기랑
산소 호흡기도 저기 달아놓지?

 

- 알겠어요. 그만 가 줄게요
- 사무실 고마워

 

당신같이 좋은 여자가 어디 있겠어

 

- 차 앞으로 갑자기 뛰어 들었어
- 어머나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지

 

- 당신 개에요?
- 아니요

 

젠장

 

- 제가 좀 늦었죠?
- 어서와

 

- 지갑 정말 예쁘다
- 아, 고마워요

 

세상에 오늘 너무 예쁘세요

 

- 어디 좀 바뀌신 건가요?
- 게을러져서 그래

 

저도 부인처럼 편안하고
좋아보였으면 좋겠어요

 

좋아 보여?

 

- 무슨 일이야?
- 아뇨, 그냥

 

샘이랑 끝이에요

 

이제 정말 완전히 엉망이 됐어요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평범하게 좀 살고 싶은데

 

재혼 못 할까봐 그러는거라면, 걱정마
마음만 먹으면, 누구랑도 할 수 있어

 

- 누구 나요?
- 결혼도 마음먹기 나름이야

 

날 봐, 그이보다 훨씬 어려도

 

결혼 했잖아
우리가 그렇게 하려고 했기 때문이야

 

뭔가 지키기 위해 이혼하는 거라면
금방 극복할 수 있을 거야

 

사랑은 바람처럼
왔다가 가는 거잖아

 

이론대로 다 되는건 아니잖아요

 

이 중에서 아무나 골라봐

 

우리 중 누구든
그 사람과 결혼할 수 있어

 

좋아요, 저 남자요

 

생활패턴만 지켜주면 돼, 그게 다야
먼저 신경 쓰기 전에

 

미리 알아서 챙겨주면
양처럼 순해질 거야

 

저기 저 사람은요?

 

저 남자는 칭찬을 해주면 돼

 

가끔 속 썩일 때는 나가 뒈지라고
손가락 몇 번 올려주면

 

절대 문제 일으킬 타입 아냐
농담이야, 농담한거야

 

의심스러웠다, 내가 혹시
꽤 심한 신경쇠약에 걸린 건 아닐까?

 

- 그 부츠는 샀어?
- 네, 예약해놨어요

 

- 결제는 했으니까 뭐
- 잘됐다, 거봐 사게 될 줄 알았어

 

리 부인?

 

- 담배 좀 주세요
- 어떤 걸로 드려요?

 

- 하얀 거
- 말보로 라이트요?

 

피파

 

어머, 맙소사

 

괜찮아요

 

집으로 데려다 드릴까요?

 

이거 비밀로 해줘요

 

- 노력해볼께요
- 노력한다구요?

 

언젠가는 잊혀지겠죠

 

뭐라고요?

 

당신이 왜 그렇게 이상해 보였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거짓말 못하죠? 그죠?

 

좋아요, 그럼 고마웠어요

 

무슨 일이야?

 

피파, 이런 젠장맞을
나 아직 안 죽었어

 

미안해요

 

정신 나간 엄마와 집을 벗어나니

 

트래쉬 이모네 집은 나에게 천국이었다

 

난 그 곳에 비교적 쉽게 적응했고
또, 캣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녀가 조금 위험해 보여서 그랬던 걸까

 

- 다녀와
- 다녀올게

 

어이, 꼬마!

 

- 제일 잘하는 과목이 뭐야?
- 별로 없어요

 

- 좋아하는 건 뭔데?
- 특별히 없는데..

 

- 너도 뭔가 잘하는 게 있을 거야
- 없는데

 

- 내가 보기에 넌 특별해
- 뭐가 특별해요?

 

우선 내 영역에 들어왔다는 점

 

내가 운명 같은 걸 좀 믿거든

 

- 안녕?
- 잘 왔어, 여긴 내 친구 셸리

 

- 와우
- 셸리, 얘는 피파

 

- 네 말이 맞아, 완벽하네
- 그렇지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뭘 하면 되는데요?

 

영화계에 발 담근 사람들은
그런 질문 안하는 거야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식이지

 

카메라 보고, 이게 사람이라고 생각해
네가 싫어하는 사람, 그게 비법이야

 

그래 그렇게, 그게 바로 키티지

 

- 키티가 누군데요?
- 쟤가 쓰는 소설 주인공

 

- 그래서 이걸 하는 거야
- 키티는 여자들의 거친 면을 대변해

 

겁도 없고,
너도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 아마도요
- 그래, 그렇게 되면

 

너도 엄마랑 통화하면서
질질 짤 일 없을 거야

 

- 과거는 지워버려
- 언니는 그게 쉽게 돼요?

 

나는 우주에서 온
무시무시한 소녀니까

 

- 도넛 좀 먹으면 안 될까?
- 나중에!

 

좋아, 이제 워싱턴 부인이
집으로 돌아와서

 

- 애들 방에서 소녀를 발견한다
- 워싱턴 부인이 누군데요?

 

워싱턴 부인은 네가 지금 있는
대저택에 집주인이야

 

어느 날 넌 그 집에 갔다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던 거야

 

좋아, 잘 들어
넌 지금 굉장히 화가 나있어

 

그러니까 엄청 슬픈 걸 생각해봐

 

- 별로 생각이 안 나는데?
- 안나?

 

됐지? 가자

 

가자, 셸

 

널 아프게 했니?
안돼, 네 아기를 뺏기지 마

 

그렇지, 그건 네 아기야
좋아, 그래 완벽해

 

그래, 이제 혼나는 장면이다

 

- 네?
- 그냥 흉내만 내는 거야

 

- 괜찮아요?
- 가자

 

아야

 

- 미안!
- 흉내만 내랬잖아

 

미안해

 

괜찮니?

 

한 번 더 할까?

 

- 네
- 좋아

 

다른 거 하자

 

기분 좀 어떠니? 키티?

 

그래, 좋아

 

피파, 당겨, 더, 그렇지

 

그렇지, 우리 예쁜 강아지, 좋아

 

내 인생의 그 2주는 그렇게 지나갔다, 사실

 

별 다른 선택의 길이 없었다, 그래도

 

좋았으니까, 강제로 한 건 아니었다
다들 잘 대해줬고, 또.. 모르겠다

 

어쨌든, 트래쉬 이모가 집에 왔다

 

그게 이모네 집에서 보낸 마지막이 되었다

 

늦게 잤나보군

 

미안해요
잠이 안와서 혼났어요

 

괜찮아, 나도 오늘 별일 없어

 

점심 때 봐요, 아참
마트갈건데 뭐 필요한거 있어요?

 

- 살구 쨈 말구요
- 없어

 

왜요?

 

이사 오고 나서 당신은 점점 젊어지는 것 같아

 

머리를 안 해서 그럴꺼에요

 

그래

 

크리스씨? 미안한데, 피파 리 에요
방해해서 죄송해요

 

어제 편의점에서 차에 열쇠를
꼽고 내린 거 같아요

 

여기서 그냥 기다릴게요

 

힘든 일이 많았다고
어머니께서 그러시던데..

 

힘든 일이라..
직장에서 쫓겨나고

 

집에 오니까 마누라가
내 친구랑 뒹굴고 있었던 정도죠

 

이런, 안됐네요

 

뭐, 그런 거에도
다 이유가 있겠죠

 

- 무슨 이유요?
- 내가 망할 놈이거든요

 

당신이요?

 

왜 인지는 몰라도
항상 그래왔죠

 

몸에 있는 그 문신이요
많이 아팠을 것 같은데

 

17살 때 인가 신학교에 가려고 했었죠

 

- 목사가 되려고요?
- 네

 

근데 퇴짜 맞았어요

 

- 아직도 종교가 있어요?
- 문신만 남았죠

 

뭐 때문에 신앙심이 사라졌어요?

 

성경에서만 있을 법한
신비한 존재같은건 안 믿기로 했어요

 

사실 뭐 하느님을 믿을 때도,
부모님은 망나니 취급하고,

 

교회에 미친 여자랑 결혼이나 하고

 

하느님을
믿을 때나 안 믿을 때나

 

나란 놈은 그냥 더럽게 재수 없는
인간일 뿐이라는 걸 깨닳은거죠

 

무슨 생각해요?

 

- 내가 보기에 당신은 조금
- 뭐요?

 

그냥 좀 너무 밝아보여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데

 

뭐 그래도 그 덕에 삶이 좀 편하겠어요

 

- 네, 뭐 칭찬으로 듣죠
- 기분 나쁘게 하려던 건 아니에요

 

이러지 말고, 그냥 당신네 그 잘난
집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요?

 

이 따위 몽유병 하나쯤 있어도
사는 데 지장 없을 것 같은데

 

당신 말이 맞네요
진짜 망할 놈이네요

 

내가 그랬잖아요

 

이모네 집에서 나온 후

 

내가 기억하는 그 때는
완전히 엉망이었다

 

♬ I will love you for a while ♬

 

♬ Just how long I cannot say ♬
♬ Long before ♬

 

한없이 추락했다

 

♬ While there's fire in your eyes ♬

 

그 때 난 닥치는 대로 약을 먹었다

 

그렇다 보니
기억이 잘 안날 수밖에

 

엄마의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

 

그냥 무뎌지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내 남친인 제드다

 

아 아니지, 크렉이다
그가 내 남친이었다

 

진짜 지지가 네 그림을 샀어?

 

그게 누군데?

 

돈 많은 수집가에 파티 걸
모르는 사람도 없던데?

 

앤디도 알더라

 

- 다들 안녕?
- 안녕하세요

 

여기는 샘 사피로, 작가야

 

이 부분은 유년기에 넣는 게 좋겠군

 

네, 근데 일부러 교차시키는 겁니다
유동적으로요

 

장면들을 좀 더 압축시키게
너무 끊어지는 느낌이야

 

그게 바로 제가 원하는 느낌입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모임에 온건가요?

 

네, 크랙이랑요
그림을 사신다고 하셔서

 

아, 네네
여긴 맥스고, 난 허브에요

 

- 그 쪽은?
- 피파 샤키시안

 

- 이름이 특이하군요
- 영어랑 아르메니아어에요
(아르메니아: 동유럽국가)

 

그래요 반가워요

 

자기 수영복 없어?
그럼 그냥 벗어, 여기 아무도 없어, 얼른

 

빨리 와

 

자기를 만나서 너무 좋은 거 있지
파리에 자기그림을 전시하고 싶어

 

파리 가봤어?

 

그거 너무 잘됐다

 

뭔 일이야?

 

피파, 피파 샤키시안
이리와요

 

앉아서 얘기나 하죠

 

그래, 피파 당신같이
자유로운 영혼은 아침에 주로 뭘 드시나?

 

- 과연 먹을까요?
- 어때?

 

- 안 먹어요
- 그건 나쁜 습관이군

 

그럼, 바로 작업실로 가나요?

 

작업실 같은 거 없는데요

 

스타일이 딱 예술가인데?

 

- 그럼, 직업은?
- 옷 가게에서 일해요

 

꿈 같은 건 없고?

 

여기에 야망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저기, 저 집사도 작가 지망생이야

 

- 어제 나한테 다 불었어
- 술 좀 가져올게요

 

- 더 줄까요?
- 네

 

- 같은 걸로 한 잔 더
- 알겠습니다, 대령하죠

 

그동안 봐왔던 집들 중에 젤 멋있는 것 같아요

 

이건 집이 아니야, 무덤이지

 

이 소파 빼고 편안한 가구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

 

- 수족관에 있는 것 같지 않나?
- 그럼 왜 여기서 사시는거에요?

 

아내 때문에, 나라면 이런 집은
거져줘도 안 할 거야

 

피파, 자네는 본인을 위해
뭔가 해 볼 생각은 없나?

 

무슨 말이에요?

 

계속 이렇게 무기력하게 사는 게 좋은가?

 

내 말은, 시간은 계속 가
당신을 기다려 주지 않아

 

그래서요?

 

당신은 너무나 사랑스러운데..

 

아니에요, 저 안 그래요

 

앞으로 살다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거요

 

당신은 그렇게 타고 났어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군

 

자기야, 수영하러 가자!

 

이런

 

아마도 나는 이미 그 때부터
허브에게 반했던 것 같다

 

한번 그렇게 빠지면, 조심해야 한다

 

저 여자는 아무리 봐도
사장의 첫 마누라를 생각나게 해

 

내가 보증하건데, 이건 뭔가 있는거에요

 

당신은 굉장히 흥미로워요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

 

- 그랬어요?
- 당신은 천진난만한 요부 같아요

 

- 알겠어요, 그럼 당신은 뭐죠?
- 작가들은 흡혈귀죠

 

멋진 여자가 다가와서
사람으로 만들어 주길 기다리는

 

내가 지금 당신한테 다가가서 키스하면

 

오늘 당신의 세 번째 남자가 되는 건가?

 

네, 그렇죠

 

- 네 차례야
- 알았어

 

이리와

 

- 여기요, 감사합니다
- 다음 주에 봐요

 

다음 분이요?

 

생선 구이?

 

어부가 매주 목요일마다 장사하러
메인에서부터 여기까지 오거든요
(메인: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주)

 

- 어부가 딱해서 팔아주는군요
- 그런 것도 있어요

 

- 저번에는 미안했어요
- 아니에요 괜찮아요

 

- 어떻게 지내요?
- 좋아요

 

아, 몽유병 전문가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내가 미친 줄 알더라고요

 

이 사람이 그 정신과 의사에요

 

약 먹으면 좋아진데요
아 그리고 자물쇠!

 

아예 침실을 안쪽으로 잠그고

 

남편한테 열쇠를 주면된다나

 

그리고 뭔가 좀 배워 보려고요
볼링이 어떨까 싶은데..

 

- 드라이브 갈래요?
- 좋아요

 

생선 사고 가죠

 

그냥 파스타 해 먹을래요

 

어디로 갈까요?

 

잘 모르겠어요, 음..

 

- 내가 자라던 곳 구경할래요?
- 좋죠

 

어디로 가죠?

 

그냥 계속 직진하세요
가면서 알려줄게요

 

가까워요

 

다 왔네요

 

- 작게 느껴져요
- 가족 분들이 아직 사나요?

 

아뇨

 

우리 딸 그레이스에요, 날 싫어하죠

 

만약에

 

- 뭐요?
- 이게 다 내 잘못이라고 해도

 

내가 그 애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가족 간에 종종 그런 일이 있잖아요

 

부모와 자식세대간에서
이리저리 방황하고,

 

완전히 정반대로 오해도 하고,

 

아들이랑은 이 모든 게 수월했는데

 

근데 있죠, 우리 딸 사진기자에요

 

전 세계를 여행하다가
큰 사건이 터지면 찍어서 보도하죠

 

대단하죠?

 

우리도 옳은 일을 많이 해야할텐데

 

당신과 참 많이 닮은 것 같네요

 

- 왜요?
- 당신도 인생이 꼭 드라마 같다고 했잖아요

 

나도 무모하긴 했었죠, 그건 맞아요

 

그 이후로 한번도 못 봤어요

 

- 누구요?
- 우리 엄마요

 

집 나오고 나서, 엄마는
심장 마비로 돌아가셨어요

 

너무 기대된다

 

만약 내가 무언가 가질 수 있다면

 

난 엄마와 보내던 오후를 선택할 것이다

 

눈 좀 봐라

 

착한 딸이 될 텐데

 

예쁘구나

 

오늘 도자기 수업을 들었어요

 

- 잘됐군
- 왜 그렇게 생각해요?

 

의사가 취미를 가져보라고 그랬잖아

 

- 내 어떤 점이 좋은지 말해줘요
- 지금?

 

네

 

-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해주니 좋지
- 그게 다에요?

 

물론 아니지

 

여보, 우리 왜 이렇게 된 거죠?
예전엔 항상 즐거웠잖아요

 

- 항상 웃고만 살 수는 없어
- 그래도 즐거워야 해요

 

- 구지 왜?
- 죽은 사람이 억울해 하잖아요

 

- 그 얘긴 그만해, 알겠지?
- 왜 난 그 여자 얘기하면 안돼요?

 

이 결혼을 죄책감 따위로 망칠 수 없어
우리 둘 다 잘 이겨냈잖아

 

그 여자는 미쳤었어
당신은 그냥 어쩌다 보게 된 거야

 

믹서에 손 넣으면
누구나 피가 나는 거랑 똑같다고

 

난 그게 잘 안 돼요, 안된다고요
계속 그 여자가 보여요

 

그 여자가 계속 보이고

 

예전 일들이 자꾸 생각나요
날 자꾸 조여온다구요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더 이상은, 미안해요

 

당신, 안정제라도 좀 먹어야겠어

 

왜?

 

괜찮아? 얘기 좀 할래?

 

엄마도 이러곤 했어요
그냥 갑자기 사라져서는

 

TV 앞 침대에 누워서
토스트를 먹고 있었어요

 

- 그러면서 죽어갔다구요
- 그래, 알아

 

- 당신 혈압 재야하는데
- 아냐, 하지 마

 

해변 파티에 갔다 온 후
일주일을 계속 잤다

 

아마도, 내 미래의 남자친구를
피하고 싶어서 였으리라

 

일어났을 때, 갑자기 포근함이 느껴졌고
허브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이상하게도
그가 너무 보고 싶었다

 

여보세요?

 

- 허브아저씨? 안녕하세요 저 피파에요
- 피파

 

저, 혹시 같이 아침 먹으러 가실래요?

 

- 지금 오후 3시야
- 아, 제 말은 내일 말이에요

 

그는 나를 친구처럼 대했다
처음엔 삼촌처럼 편안했다

 

그는 내가 불량하다고 잔소리했고
난 그를 썩은 방귀라고 불렀다

 

우린 가끔 만나서
산책을 하거나 식사를 했다

 

나에게 읽을거리를 줬고
끊임없이 가르쳐주고 싶어 했다

 

- 늦어서 미안요
- 항상 늦으면서 뭘

 

그야 아저씨가 항상 일찍 오니까 그렇죠

 

너 주려고 샀어
앞으로 이 것만 입어

 

이번 주말에 집에 혼자 있으니까

 

점심이나 같이 먹지

 

- 이런 거 안 사줘도 되는데
- 내가 사고 싶었어

 

허브와 같이 있는 시간이 좋았다
그는 나를 보호해주는 것 같았다

 

난 내가 작가라고 생각했어

 

그게 내 천직이라고 생각했지
근데 아니더라고

 

계속 할 수가 없었어

 

난 비판하는 본능이 있어서
그게 계속 글 쓰는걸 방해했지

 

그러다가 잠시 동안 슬럼프가 왔는데
그때는 정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때 출판사업을 하던 친구가
나한테 이 일을 해보라고 권하더군

 

-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야
- 아

 

아저씨는 내 어떤 점이 좋아요?

 

음, 넌 그 점을 숨기고 있지만
넌 굉장히 지적이고

 

그리고, 넌 아름답지만
그런 걸 전혀 괘념치 않아

 

그리고 네 안에 슬픔이 있어

 

그런 부분들이 골고루 좋아

 

- 난 당신 재킷이 좋아요
- 그게 다야?

 

아뇨

 

음, 나는

 

당신 얼굴, 목소리

 

그리고..

 

- 이건 좀 이상할 수도 있는데
- 말해봐

 

그게....

 

당신 감정이 느껴져요

 

긴장하거나 행복하거나 슬프면
나도 느낄 수 있어요

 

몸이나, 손가락에서

 

그거 참 엄청난데?

 

네가 느끼는 내 감정들 때문에
너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너에 대해 말해봐
너에게 가장 중요한건 뭐야

 

내가 다 망쳐요

 

나는 불타는 잔해 속에서
구조된 것 같았다

 

이 세상에서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일이 있다면

 

그건 네 아름다움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일 거야

 

네가 내 진정한 아내야, 알고 있지?

 

아뇨, 날 원하면 안돼요
난 사람들을 슬프게만 하는데

 

말도 안돼

 

그리고 당신 유부남이잖아요

 

그 미치광이랑 같이 살 생각하면
그냥 목매고 죽는 게 낫지

 

몇 년이나 헤어지려고 그 여자가
바람이라도 나길 바랐는데

 

그럴 기색이 없더라고, 나쁜 년

 

아직도 리 부인은 다른 분들처럼
제대로 배울 생각이 없으신가 보네요

 

- 너나 잘해, 이 할망구야
- 뭐라고 하셨죠?

 

이해가 안가요

 

점심같이 먹으면 이혼해준다구요?

 

우아하게 자리를 내주고 싶은가봐

 

당신은 그럼 그렇게 하자고 한거에요?

 

그 여자한테 그 정도는 해줘야지, 들어가자

 

어서오세요, 리 씨
안녕하세요, 아가씨

 

어서와요

 

다들 잘 있었나

 

- 안녕하세요
- 샘, 자네가 웬일인가

 

우슬라한테 샴페인 준비시켜놨어요

 

- 짝이 딱 맞는군
- 왜 그러세요?

 

- 얘기해봐
- 점심먹자고 부르더라고요

 

건배하지

 

- 아기처럼 흘리고 그래요
- 고마워

 

인정할건 인정하자
난 그 때 지지의 인생을 대신 살고 싶었다

 

돈 때문은 아니었다

 

그 보다 돈이 주는
정상적인 환경이 좋았다

 

그건 그동안 내가 겪어왔던
혼돈의 또 다른 이면이었다

 

나도 결국엔 보호받고 싶었다

 

- 부인
- 식사가 나왔네요

 

오, 이런

 

피파?

 

당신은 여기

 

지금의 이 점심 식사는
우리 상황을 대변하는 의식에요

 

그동안 우리가 스테이크나
햄버거를 먹어오면서

 

단 한번도 그들의 얼굴은
어떨지 생각 안 해봤죠?

 

- 누구 채식주의자 있나?
- 보이는 것에 진실이 있어요

 

- 소 대신 돼지, 적절한 교체죠?
- 누가 누구지?

 

- 미안
- 좋아, 다들 들지, 돼지 먹을 사람

 

- 먼저, 건배
- 아 제발

 

변화를 위해

 

총 내려놔

 

내려놔

 

지지, 총 내려

 

참 재미있어, 어떻게 남자들은
점점 지배하기 쉬운 여자만

 

골라서 결혼하려고 하는 건지,
그러다 결국엔 저능아랑 살려고?

 

총 좀 내려놔

 

내려놔

 

줘, 안돼!

 

그녀의 환영은 평생 동안
날 따라다녔다

 

난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단순히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헌신해야하는 걸
마치 죄를 뉘우치듯

 

그게 내 마지막 기회였다

 

내가 모든 걸 망치면
그 때는 영원히 끝나버리는 것이었다

 

매일을 과거를 지우고
좋아지기 위해 노력했다

 

약도 끊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새로운 사람이 될지 몰랐기에

 

댄서가 새로운 춤동작을 배우는 것처럼
끊임없이 계속해서 배워 나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이들이 태어나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고 난 후로는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

 

그 때부터 '피파 샤키시안'은 사라졌고

 

그렇게 '피파 리'가 되어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내가 어떻게 잘릴 수가 있지!

 

- 누구야?
- 저에요

 

잠시만

 

- 무슨 일 있어?
- 나 도자기 수업에서 쫓겨났어요

 

- 왜?
- 강사 욕을 좀 해서

 

키 가져올 테니
나가서 뭐라도 마시지

 

진짜 못된 늙은이에요

 

수건을 왜 여기 뒀어요?

 

뭐 먹다가 흘릴까봐 깔아 둔거에요?

 

아니

 

왜요?

 

- 언제부터 에요?
- 사무실 얻고 나서, 가끔

 

그냥 잠깐 바람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믿고 싶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

 

남은 재산 당신이 다 가져
난 상관없어

 

고마워요, 근데,
결혼할꺼에요?

 

내 나이에 그러는 것도 웃기지 않아?

 

그냥 살아서 숨쉬고 싶어

 

최근 몇 년 동안 당신은 나를
곧 묻어버릴 시체처럼 대하더라고

 

무덤에 흙이 내 입까지 들어오는 거 같았어
아마 당신이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 당신이 날 동정하는 거 알아

 

겁내고 걱정하고
벌써 슬퍼하잖아, 아니라곤 하지 마

 

물론, 걱정은 하고 있지만
당신이 늙어 죽을까봐 그런거에요

 

걱정하는 게 당연하죠

 

그렇게 동정 받고 싶지 않아
나 아직 안 죽었어!

 

나도 살고 싶다고!
누가 언제 죽을지는 아무도 몰라!

 

당신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그놈에 늙은이 취급 좀 그만해!

 

근데 여보,
당신 늙은이 맞잖아요

 

어머, 산드라!

 

일회용 면도기로 죽으려는 사람은

 

세상천지를 뒤져봐도 없을 텐데

 

그냥 자포자기한거야, 알잖아
당신 많이 좋아하는 거

 

구급함이 이럴 때 다 쓰이네요?

 

계단을 내려 오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게 너무나 홀가분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스포츠 팬 여러분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입니다

 

피파 리가 코너를 돌아
바통을 넘겨줍니다

 

산드라 달리스 선수
정확하게 바통을 이어 받습니다

 

피파 리가 산드라 달리스에게
바통을 넘겨줬습니다

 

그 누구도 상상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

 

웬일이에요?

 

남편이 내 친구랑 바람이 나서요

 

그래서..

 

공식적으로
난 이제 자유에요

 

- 엄마, 안녕
- 부인!

 

- 잠시 만요
- 부인! 아뇨, 잠시 만요

 

제발요,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에요

 

- 쟤는 달랑 35살이고
- 아니, 저희는 아무 사이도

 

도대체 나이 값을..
그려, 고것은 내 알 바 아니니께

 

어쨌든, 이건 정말 실망이네요

 

내가 생각하던 피파 씨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제 정신이 아니었나봐

 

내가 당신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잖아

 

왜 난 이렇게 멀쩡한 거죠?
그렇다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데

 

- 오늘까지만 해도 당신을 사랑했는데
- 충격 때문에 그럴 거야

 

- 그냥 지쳤나봐요
- 뭐가?

 

이 모든 게요
그냥 우리 이혼해요

 

어디있는거야!

 

어디 뒀지?

 

엄마, 어디 가던 길이었어요?

 

벤, 그런 건 나중에 얘기하자

 

그냥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궁금해서요

 

숨..숨을 못 쉬겠어요

 

아무래도 저 벌 받는 건가 봐요

 

그런 식으로 자학하지 말고
차나 마셔요

 

피파, 용서해줘요

 

- 뭘 용서해요?
- 오.. 안돼요

 

벤, 너희 아빠랑 산드라가

 

서로 사랑한데

 

- 그래서 떠나려던 길이었어
- 뭐라고요?

 

저 그냥 저기로 뛰어내릴게요
제가 너무 어리석었어요. 너무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어요

 

용서 안 해주시면 그냥 확
뛰어내릴지도 몰라요

 

용서할게요, 일어나요
제발, 그래요

 

- 용서해주지 마세요
- 그래, 안 해

 

어떻게 아빠가 그럴 수 있어요?

 

얘야, 아빠는 죽을까봐 두려워서

 

사랑에 빠진 거래

 

엄마도 겪어보질 않아서
사실 잘 모르겠구나

 

신경은 쓰이세요?

 

내가 어떻게 경쟁이나 되겠니?

 

- 아빠는?
- 오, 왔구나

 

리 부인? 전화 받으세요

 

벤, 그레이스랑 같이 가 있어
엄마도 곧 갈께

 

여보세요?

 

이 말은 해주고 싶었어요
세상에서

 

당신한테 만큼은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되는 거였는데..

 

- 고마워요, 샘
- 그리고, 사랑하오

 

- 저도요
- 진심이오

 

어머

 

- 또 전화할게요
- 네

 

샘

 

왜요?

 

나 양고기 이제 안 만들거에요

 

- 아..
- 무슨 말인지 알죠?

 

- 왜 오빠가 병원에 남아?
- 모르겠네

 

벤이 그러고 싶어 했잖아

 

그래? 엄마가 뭔데 그렇게 잘 알아?
무슨 인간 탐지기라도 돼?

 

우리 그냥 집에 가서 좀 쉬자

 

- 누가 여기서 담배 피웠어?
- 모르겠는데

 

웩

 

- 아빤가?
- 뭐?

 

- 아빠가 혹시 담배를 피워서..
- 아냐, 아냐

 

뇌가 죽어 버린 거면
아빠도 그냥 죽는 거야?

 

이제 아빠랑 얘기도 못하는 거야?
영영?

 

의사가 그렇데

 

다른 방법 같은 것도 안 물어봤겠네

 

- 그레이스, 얘야
- 잘 자요

 

거짓말 좀 하면 어때

 

어머, 엄마 담배 피워?

 

곧 끊을 거야

 

그동안 한번도 본 적 없는데

 

그렇겠지

 

　

 

이런 일을 겪게 해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아빠 때문에 우는 거 아냐

 

내가 그동안

 

엄마한테 너무 못되게 굴었어
그게 너무 싫어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진짜야 진짜로 그러기 싫어

 

네 잘못 아니야

 

엄마가 말 못한 게 너무 많아

 

아냐, 괜찮아

 

나 엄마랑 친해지고 싶어

 

왜냐면

 

왜냐면, 우린 아직 시간이 많잖아

 

- 그렇게 해준다면, 엄마야 영광이지
- 아냐, 그런 거

 

- 그냥 행복한거야
- 그래, 행복해

 

엄마

 

불이 켜져 있기에
혹시 뭐 도와줄 거라도 없나 해서요

 

저희 엄마한테 대충 들었어요

 

아, 아들이 지금 병원에 가있고요

 

조금 쉬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요

 

차로 드라이브 시켜줄까요?
핸드폰 가져왔죠?

 

- 일하러 안 가요?
- 5시까지 비어요

 

딸애한테 쪽지 좀 써놓고 올게요

 

그래요

 

나 곧 떠나요

 

아, 어디로요?

 

아마, 서쪽으로요

 

기도할 때 어떤 걸 주로 빌어요?

 

음, 우리 아이들 행복하고

 

잘 되게 해달라고

 

말로 하니까
너무 유치한 것 같네요

 

- 남편을 위해 기도할래요?
- 소용없어요

 

- 그이 뇌도 이미 죽었고
- 그런 거 말구요

 

그분의 영혼을 위해서요

 

-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서
- 나도 몰라요

 

한번 해보죠

 

미안해요

 

그래요, 여보

 

이제 그만 가도 되요

 

내가 이런 식으로 떠난다고 하면,
당신 분명 열 받을 거 아는데

 

그레이스 올 때까지만 기다릴게요

 

내가 사랑하는 거, 알죠?

 

영원히 사랑할거에요, 나쁜 사람

 

준비 되셨나요?

 

좋아, 이제는 변해야 한다

 

벤과 그 아내와 한 동네에 살려면

 

작은 집 하나 구하면 되고

 

그러다보면 할머니
되는 건 금방이지 뭐

 

나 멀쩡해요

 

- 안녕, 엄마
- 엄마 여행 좀 다녀올게

 

- 여행?
- 응

 

이 재활용 센터 좀 여기로 불러줄래?

 

우선 너희들 필요한 거 챙기고

 

나머지는 다 기부 한다고
전해드려, 그게 좋겠다

 

장례식은 어쩌고요?

 

아 그래, 여기 목록에서
산드라만 빼고 다 불러

 

날짜 잡히면 엄마한테 전화주고

 

그럴 필요 없겠다
뭐 어때, 그냥 산드라도 부르자

 

아예 떠나시는 거예요?

 

- 돌아올 거야
- 언제요?

 

너의 아빠는 엄마가 지난
4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식사 대접하던 여자랑 놀아났잖니,
그런데 꼭 장례식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 저 남자는 누구에요?
- 엄마 친구야

 

- 친구요? 왜 그래요?
- 엄마 막 나가는 거 아니야

 

-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거야
- 이건 말도 안돼요

 

엄마는 일생의 절반을 희생했는데
여행쯤이야 괜찮은 거 아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누가 내 삶에 들어올지, 나는 모른다

 

내가 알 수 있는 건
이건 그냥 시작일 뿐이라는 거다

 

  자막제작 : 뭉탐정
(blog.naver.com/xeunji)

 

♪ I think I lost it ♪

 

♪ Let me know if you come across it ♪

 

♪ Let me know if I let it fall ♪
♪ along a back road somewhere ♪

 

♪ Money can't replace it ♪

 

♪ No memory can erase it ♪

 

♪ And I know I'm never gonna find ♪
♪ another one to compare ♪

 

♪ Give me some love to fill me up ♪

 

♪ Give me some time, give me some stuff ♪

 

♪ Give me a sign ♪

 

♪ Give me some kind of reason ♪

 

♪ Are you heavy enough to make me stay? ♪

 

♪ I feel like I might blow away ♪

 

♪ I thought I was in heaven ♪

 

♪ But I was only dreamin' ♪

 

♪ I think I lost it ♪

 

♪ Let me know if you come across it ♪

 

♪ Let me know if I let it fall ♪
♪along a back road somewhere ♪

 

♪ Money can't replace it ♪

 

♪ No memory can erase it ♪

 

♪ And I know I'm never gonna find ♪
♪another one to compare ♪

 

♪ I just wanna live the life I please ♪

 

♪ I don't want no enemies ♪

 

♪ I don't want nothing ♪
♪ if I have to fake it ♪

 

♪ Never take nothing don't belong to me ♪

 

♪ Everything's paid for, nothing's free ♪

 

♪ If I give my heart ♪

 

♪ Will you promise not to break it? ♪

 

♪ I think I lost it ♪

 

♪ Let me know if you come across it ♪

 

♪ Let me know if I let it fall ♪
♪ along a back road somewhere ♪

 

♪ Money can't replace it ♪

 

♪ No memory can erase it ♪

 

♪ And I know I'm never gonna find ♪
♪ another one to compare ♪

 

♪ Money can't replace it ♪

 

♪ No memory can erase it ♪

 

♪ And I know I'm never gonna find ♪
♪ another one to compare ♪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