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afe.daum.net/koreacmd
~ 요기로 많이들 놀러 오시고요
자막 무단으로 퍼가시면 똥 밟습니당

영상을 제공해주신 koreacmd
'천하제일검'님!!! 감사합니다

자막 : koreacmd 박귀화
(hanmai98@hanmail.net)

네.. 사장님

거시기..

저 발명가 이름이 뭐라고 그랬지?

'진분(秦奮)'요

진시황 할때 진에다

분투하다 할때의 분요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같이 차나 한 잔 하게 모시고 오지

네

이 분은 천부적인 투자가이신

반사장님이시구요

이 쪽은

불협화음해결기를 발명하신 발명가

진선생이십니다

대화를

영어로 진행하는게 좋겠습니까

아니면

모국어로 하는게 낫겠습니까?

원하시는대로요

선생님께서 편하신대로 해주십시오

저는 다 괜찮으니까요

그렇담 역시 모국어가 낫겠군요

나이스 투 밋 유!

모국어가..

어이쿠.. 이것 좀 보게나

모국어를 안써 버릇을 하니까

입에 익지가 않아서 말이지

만나서 반갑소

잘 왔어요

앉지 그래요?

앉으십시오

단도 직입적으로 들어가서

거시기

그 발명품이란거 말인데..

애당초 그걸 발명하게된
계기가 뭐였죠?

이른 바 이 세상에

전쟁이 끊이지 않고

충돌이 사그라들지 않는

근본 원인을 따져보자면

의견의 불일치가 일었을시

공정한 판결을 받지를
못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계속 해봐요

어릴때 우리가 흔히 하던 게임 중에

가위 바위 보란게 있었던건

익히 잘 아시겠죠?

그럼!

사실 그것도 잘 알고보면

의견의 불일치를 해소시키는

가장 원시적이고도

효과적인 해결법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헌데 왜 성인만 되면

더 이상은 그 방법을
쓰지않느냐 그거죠

왜지?

두 가지 폐단 때문이죠

하나는 손을 뻗는 속도차 때문이고

또 하나는

수시로 손모양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오!

엿장수 맘대로 된다니까요

가위 바위 보

자유자재긴 하군

시치미를 떼버림 그만이겠어

이 '불협화음해결기' 하나면

그런 난제는 한 방에 해결이죠

이쪽을 잡으시고요

손을 집어넣어 보십시오

얼굴이 아니라 손요

그럼 승패를 가려보겠습니다

가위 바위 보!

-내셨습니까? / -냈어요

제가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잡아당기는겁니다

하나 둘 셋!

오~!

흥미로워!

생트집은 꿈도 못꾸겠는걸!

본인이 직접 발명하셨다고?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요

만일에

여기 이 어여쁜 아가씨를

우리 둘 다가 좋아한단 가정 하에

저 친군 절대 자네한테 안붙을거야

예를 들어서 하는 말이잖습니까

손 한 쪽은

이 기구안에 두고

코소보전쟁이나

팔레스타인 문제

또 미국 대통령 선거 같이

흑인이냐 백인이냐

승리냐 패배냐를 따져야하는 문제는

전부 이 분쟁해결기가 결정
하도록 하면 된다 그거죠

멋져!

이 분쟁해결기는

모든 생활 영역에서

폭넓게 활용이 가능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필수품인 셈이죠

설명은 그만하면 됐네

하이테크놀로지 쪽에서 먹히겠어

이 특허 내가 사겠으니까

가격이나 불러봐

이 백만요!

백 만만 먹어

이 백만은 주셔야겠는데

백 만!

그럼 이러시죠

이걸로 결판 내는거요

굿 아이디어!

가위 바위 보!

됐습니까

됐네

하나 둘 셋!

결정났군

내기는 내기니까

이걸로 거래 성립일세

달러로 부른건데..

지랄한다!

난 파운드로 부른거였어!

(배우자구함)

꽃남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미리 사절

돈방석을 원하신대도 빠이빠이

석사학력 이상자 접근금지

여성기업가도 노크금지

(단, 소상공인은 예외)

서로 실망할 시간은 아껴야할지니

유덕화나 톰크루즈 같은 꽃남이

당신을 찾을 리는 만무할 터..

물론,

본인도 노팅힐 드림을 꾸진 않음!

설령 그대가 줄리아로버츠라 해도

내가 당해낼 재간이 없을지라

잡지 겉표지 모델마냥

한 눈에 뻑이 가는 꽃미녀는

바라지도 않으니

그저 세련된 외모에

보수적인 성품을 지닌

심신이 건강한 일반인이면 족함

완곡미와 함축미까지 갖추면야

더 말할 것도 없겠고..

마음씀씀이가 지나치지도 않고

나이도 과하지 않았음 좋겠으며

세탁,설거지 등의 처리 능력도

상점에서 막 손질해 내놓은 듯
깔끔해주면 더 바랄게 없겠다면

충분한 설명이 됐을 줄로 사료됨!

이쯤해서 자기 소개로 넘어가서!

이미 적잖은 나이에 접어들었음에

그저 택택한 생활 수준으로

흡연은 하되 음주는 하지 않으며

유학생으로 출국한 경험이 있음

십 수년간의 해외 체류 기간 중

정식으로 학부를 마치진 않았으나

허송세월 중에도

나름의 생존 방법을 터득

현재는 학위취득 없이 귀국한 상태임

좀 더 정확히 설명을 하자면

일종의...

무직에다

소유하고 있는 주식도 없는

무학위의

'삼무(三無)'유학파라고나 할까

인품은 그저 고만고만해서

성실한 편이라긴 뭣하고

그렇다고 천성이 강한 편도 아니라

막다른 골목에 몰리지 않으면

앞장 서서 설치는 편은 아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회에 무해한 부류에는 속하니

생각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람!

"입 질 사 절 (非誠勿擾)"

非誠勿擾[비성물요]
If you are the one

[펑샤오강(馮小剛) 작품]

주연 : 갈우(葛優)

주연 : 서기(舒淇)

산산

좀 앉아도 되겠습니까?

약속이 돼있어서요

어쩜.. 하나도 안변했네!

여전히 멋진게..

사람을 잘못 보신거겠죠

나야.. 건국이!

성건주식회사 건국이 말야

내가 그렇게 많이 변했어?

알아보지도 못하게..!

하이고 이 친구야!

행정부 소속이었지 참!

전방 문공단에서 전출돼왔었고

행정부 같은 소리 한다

후방에서 삽질이나 하던 인사한테

엎어치나 매치나

허여멀거니 매가리도 없더만..

쌍꺼풀이 없지 않았나..?

웬 쌍꺼풀이래?

한국에서 한 방 넣었지 뭐

우연도 우연도...

근 십 수년을 못 보다

이런 자리에서 다 만나고

우연이 다 뭐야?

엄연히 내가 잡은 자린데

자네가 날 부른거라고?

그럼!

에밀리

밀리..

여기 레스토랑 이름이랑 같잖아

개명했거든 나!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말야

사람 헷갈리게 하는 것도 가지가지다

이 몸은 구혼광고를 낸거거든요!

자기가 보고싶으니 그랬지~!

게다가

그 광고 어디에도

'남자사절'이란 문구는 없었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남자 아쉬워 이러는 것도 아니고

누가 보면 동성연애잔줄 알겄다!

너 혹시..

맞어!

엉~?

그치만 난 아니거든요!

그걸 어떻게 알아?

그전까진 나도 아니라고만 생각했어

그치만 세월이 지나니 알겠더라구

직면할 용기가 없었던것 뿐이었지

그거 기억해?

언젠가 우리 직장에서

다 같이 교외로 놀러갔던거 말야

수영하고 놀때

내 발에 쥐가 났었잖아 왜

그랬지!

그때 니가 날 구해줬었고

맞어 맞어

내가 널 꽉 껴안는데..

넌 계속해서 날 위로해줬잖아

이상하게 그때부터는

너랑 함께한다 싶으면

왜 그렇게 더 안심이 되는듯 하던지

너만 눈에 안띄면

그냥 막..

어이 어이!

너는

한 발 앞서간 상태고

나는 아직

그 경지까진 못다다른 상태다 이거야

그럼 그 긴 세월동안

왜 결혼도 못하고 그러고 사신대?

적당한 배필을 못찾았으니 그렇지

됐네요

마음속으론 여자를 배척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구

음...

아니아니 그건 아냐

날 극도로 경멸하는건 아니고?

아니!

그건 절대 아냐

난 그냥..

왜 그렇게 졸렬할 수
밖에 없었나 해서 말야

속은 넓디 넓은 인간이

왜 변변한 한 남자로 못살아내고

굳이 여자로 탈바꿈을 했냐 말이다!

대체 뭐가 그리 아쉬워설랑..

이 세상에다 여자 하날
더 보탰다고 생각하셔?

이거 하나만 더 묻자

만약에 말야

나도 너랑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만약에 말인데

말이 엇나가도 화내기 없기다!

하여간!

됐어

역시 관두는게 낫겠다

무슨 말이 하고싶은건지 알아

내 맘 속에서 넌..

영원히 큰형님 같은 존재야

그럼 앞으로도 쭉 그렇게 생각해줘

형!

오냐!

피부 진짜 좋아

하얀게..

그냐?

첫대면인데

제 인상이 어떤거 같애요?

생각했떤거랑 똑같네예

내는 마 사실..

겉모냥엔 벨로 관심이 없어갖꼬예

뭐이뭐이 해도 사램은 성격인기라!

착하고

부모한테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마

내가 아이라 캐도

좋은 색시들이 줄을 설끼니까예

그쪽이야말로 세련된 외모에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전형적인 분이신것 같네요

부모님은 다 건재하시고예?

아버님은 년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님은 아직이세요

혼자 저러다 무슨 일이나
안당하실까 늘 걱정이죠

어무이 연세가 우째 되시는데예?

일흔요

그라마 아버님은

어디다 안장시키드맀꼬예?

팔보산요

납골당에다 모셔놨죠

어무이 연세도 적잖은데

효성이 지극한 아드님이시라카모

묘지 정도는 미리 장만해
둬야는 거 아일까예?

어르신들은 뭐이뭐이 해도

땅에 묻히는기 젤이라꼬 생각하시이

그런 거라면 걱정 붙들어매세요

절대 섭섭하게 할 일은 없을테니

내는 마

남자라 카모

책임감에다

효심만 있으마 됐따꼬 봅니더

돈이 암만 없어도

부모한테 쓰는기라 카모

올매가 들어도 안아깝아하는 남자가

진짜 믿음직한 남자라꼬 생각하는데

확 깨놓고 함 말해보이소

본인도 그런 사람 같슴니꺼?

아마도요

근데 내 눈엔 왜 한 개도
안그래 보이지예?

아부지 뺏가리를

안즉 빡스쪼가리 안에다 담가놓고

어무이마저 돌아가시모 우짤라꼬예?

설마 두 어르신을 다

그 놈에 빡쓰쪼가리 안에다
가돠놀 작정은 아이지예?

청명절이라도 되마

성묘갈 데도 없는기 되는데

이래도 효성이 지극하다
칼 수 있는교?

미리 묘지를 분양받아두면 되죠 뭐

들일 돈이 없어서라 아니라

제가 그렇게 할 당시에는

애국열사 정돈 돼야 묘지에 들어가지

일반인들은 다 그렇게 하는 수
밖에 없어서 그런거 뿐이니

그 점에 있어선 안심하셔도 돼요

어디 좋은데 아는데 있으면
소개나 하나 해줘보시든가요

풍수만 괜찮으면

당장에라도 움직일 수 있으니까

만약에 우리 사이에 진전이 있으면

아가씨 비석까지도 미리 세겨놔서

절대 납골당 나부랭이에 갇히게
되는 일은 없게도 해드리지요

알고보마 것도 얼마나 큰 투잔데예

단돈 삼만 위엔만 투자하면

황실 풍수에 전혀 뒤지지 않는
묘지가 떨어진다 카이깨네요

삼만 위엔이라 캐봤자

미국행 왕복 비행기표값
정도밖에도 안되고예

몇 년만 지나보이소

같은 평수의 묘지를 살라카모

최소한 삼십 만은 줘야할꺼를요!

그때 가서

또 재전매라도 해보이소

열 배쯤은 식은 죽 먹길끼고..

잠깐만요

그걸 팔아버리면

부모님은 엇다가 모시고요?

두 필지를 사두시모 되지예!

두 필지를 사는 분들한테는

우리 회사서 5%할인도 해주거든예

미쓰 량 되십니까?

그런데요

'진분'이라고 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앉으시죠

꿈이냐 생시냐..

뭐라구요?

암것도 아닙니다

하시는 일이...

여객기 승무원이에요

어느 항공사의..

해남항공요

자신이 몇 점짜리라고 생각하시죠?

60점쯤?

60점이라..

저라면 90점 드리겠어요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보셨을테죠?

이런 자리 말씀하시는건가요?

네

그 쪽이 처음이에요

오~!

전 외려 몇 차례 거치긴 했는데

그 쪽처럼 이쁜 분은 첨이네요

한 명 정돈 괜찮았던 것도 같지만

나한테 묘지 팔려고
낚싯밥 던진 거니까

예외로 쳐야겠고..

나머진 죄다 함량미달이라..

그래서 사긴 사셨구요?

에?

묘지 말이에요

샀고 말고요

말빨이 보통이라야 말이죠

효자란 명목으로 발목을 딱 잡는데

옴짝달싹을 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안사자니 불효막심한 놈이 될거고

마누라도 못얻었는데

묘지부터 먼저 사두자니 것도 참..

구혼광고만 보고도

꽤나 재미난 분이겠다 싶긴 했어요

자기 자랑만 늘어놓은
사람들관 좀 다르달까

대부분 기름기 좔좔 흐르는
말로 도배질 해놓기 일쑤라

보면 구역질부터 나곤 했었거든요

난 있는 그래로를 썼을 뿐인데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라요

외모만 따지면

미스코리아 뺨치고도 남을 정도신데

조건이 꽤나 까다로우실테죠?

설마 비행기 팔러 나오신건 아니죠?

묘지쯤은 뭐 이래저래 맞출수 있어도

비행기라면 나도 벅찬데..

왜.. 여성사업가는 사절인거죠?

그 쪽은 좀..

지나치게 현실적인 편이잖아요

난 아무래도 감성적인 쪽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어서요

현실적이면 안되는거라도 있나요?

현대인이라면 다들 꽤나
현실적인 편이잖아요

우리 엄마며 주위 친구 할거 없이

나보고 현실적이 좀 돼보라고
난리도 아닌데...

난 현실적인 인간이 돼보겠답시고

이 자리까지 나온건데두요!

그렇담 번지수 잘못 찾으신겁니다

난 절대 찾으시는 부류랑
일치하질 않으니까

내가 어떤 사람을 구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잖아요

나 자신조차도 모르고 있는걸요

여기 앉아있는 것도 극도로 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전화는 또 내 손으로
직접 했단 말이죠

내 쪽에서 먼저 불러냈으니..

그 말씀인 즉,

실은 별 성의 없이 나왔단
소리로 들리는데..

욱하는 맘에 약속을 잡은 게

후회막급이시다 그 말씀이신가요?

조금은요

화는 내지 말아주세요

그쪽 탓이 아니라

제가 좀 교활했단 느낌이라
그러는거 뿐이니까...

그럼 여기서 자리 접도록 하죠

아니 뭐 난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주니 좋다구요

심플하니..

괜한 시간 낭비도 줄이고 말이죠

다른 약속이 남았나봐요?

천만에요

그치만 여기서 더 나갔단

그나마 있던 희망도
사라질것 같아서요

그럼 먼저 가보세요

전 좀 더 앉았다 갈거니까

그럽시다

그럼.. 다음에 다시..

안녕히 가세요

아! 아니지

우린 다음이 없지 참!

그럼..

그렇다고 영원히 보지
말자고 하기도 그렇고..

꽤 실없는 양반이시군요

천성이 좀 그래요

그럼 다시 보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저기요

술 마시고 싶지 않으세요?

근처에 자리 잡고

얘기나 좀 더 나누는게 어때요?

왜요?

무슨 이야길 하구요?

설마 그 가게랑 결탁해서

연애를 미끼로 삐끼질
하는건 아닐테죠?

작작 좀 하세요

내 쪽에서도 가만 있는데

굳이 그렇게 의심부터
하고들것까진 없잖아요

나만한 악당도 없다보니

당신이 악당 축에도 못드는게
더 겁난다니깐요

진짜 매가리 없는 양반일세

삼키면 죽기라도 한대요?

자기 잔에나 신경 쓰세요

누가 보초서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하던 말이나 계속 해봐요

첫 눈에 반한단 얘기 들어보셨죠?

내가 첫 눈에 그 쪽에
홀딱 반했잖아요

우린 내리 세 번을 봐도
반할 일은 없거든요!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은

한 눈에 내가 맘에 들었다거나

한 눈에 당신이 좋아졌단게
아니다 그거에요

눈에 보이는 어떤 게 아니라

'향취'가 그렇단거죠

서로의 향취에 빨려들어

매료가 된단 소린데..

향취가 서로 맞아떨어진단
느낌... 이해하시겠어요?

생판 남인 두 사람이

우연한 만남을 통해

한 눈에 뻑이 가 그렇고 그런다는게

가능한 일일까요?

서로 뭘 어쩌구 저쩌구 할 것도 없이

향취가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은

백 리의 거리를 두고 있어도

맡아낼 수 있는걸 말하는거에요

동물의 세계 보신적 있죠?

그럼요

동물들 사이에서는요

몇 십리의 거리를 두고 있어도

상대의 체취를 알아차릴 수가 있대요

사람도 동물이랑 다를 바 없어요

그러면 그 쪽은

한 가지 향취에만
빠지는 타입인가요?

동물은 하나에만 목 매는
스타일이 아닌걸로 아는데

그렇다고 봐야죠

이건 서로가 서로를
끄는 쌍방향성인데다

서로를 끌어당기는데만 그치지 않고

다른 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일종의 매료같은거니까..

그렇담 굳이 그 먼곳에서부터

여기까지 와 앵앵댈것까진 없잖아요

매료는 됐어도 같이 있을 순
없는 사이니까 그러죠

미련 속에서 허덕인다는 것은

매 순간 순간이

심장을 찢는것 같아서

밤마다 술에 쩔지 않으면

아침을 볼 수가 없으니까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군요

사랑은 해도 당신을
가질 순 없는거야

부모님도 전혀 모르실테니

아파도 어디다 하소연도 못할테고

그 누구한테도 말 할 수 없어요

근데 나한텐 왜 다 해버렸는데요?

목까지 꽉 차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

너무 서글퍼서요

어차피 다시 볼 일도 없을테니

당신한텐 어떻게 보여도
상관 없을거 아녜요

그렇담 봉사료부터 거둬야겠는걸요

단물은 딴 놈이 다 빼먹게 하고

나한텐 술상무나 시키고 말야

사람을 너무 띄엄띄엄
보는거 아닙니까?

원하는 만큼 빼가요

그치만 그 만큼 술도 몽땅
비워내야할 줄 아세요

홀짝홀짝 입이나 적시는거 말고!

진짜로 못마신다니까 그러시네

술친구만큼은 공짜로
해드리면 되잖아요

안마셔도 되기는 되는데

내 비밀 얘기를 하나 해줬으니까

그 쪽도

밝힐 수 없는 비밀 같은거
하나 풀어내야할줄 아세요

그럼 쌤쌤일테니

사람이 뭐가 그렇게 복잡해요?

하기 싫음 마시든가요

굳이 듣고 싶은 맘도 없으니까

줄창 뱃 속에 두고 썩히든지 말든지

그래도 나름 호탕한
양반이려니 했는데..

그 정도밖에 안되신다면야

거기에 맞는 짚신이랑 노실밖에

다시 볼 일 없는거 확실하죠?

그럼요

내가 왜 술을 안마시는지 압니까?

지금 마신건 물인가?

전에 미국에서 친구랑

여행사를 하나 했었거든요

국내 여행단만 받는 여행사요

한 번은

정부단체 하날 받았었는데

국장급 인물이 인솔하는 단체로

완전 꿀이었죠

단체 중에서 '소백'이라는

통역을 맡은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참 이쁘고

단아한 사람이었더랬어요

비행기에서 발을 떼자마자
반해버렸으니까

열 몇 일간을 부딪히다 보니

그만 마음까지 동해버려선..

그게 그만

거기시까지 가버린거야

거시기라니요?

거시기 있잖아요 왜

달아올랐다구요

일을 치르고 나선 눈물까지 흘리면서

미국에 좀 남게 해달라는데..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러겠노라 해버렸죠

좌우당간 말도 못하게 좋아했으니까

거기다

그 사람 하나쯤 남기는
거야 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다음날 친구놈한테 그랬어요

우리 둘이 이러쿵 저러쿵 잘 돼서

내가 데리고있어야 겠으니

여잘 미국에다 좀 남기자구요

근데 이 친구 놈이 난리가 난거에요

절대 안된다는거지

우리가 그 단체를 받은 건

순전히 그 친구랑 국장이란 인사
와의 관계 덕분이었는데

단체 중에 누군가가
미국에 남게돼버리면

윗선에서 떨어지는 처분이라는게

그 국장 모가지만 날아가는
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앞으로의 비지니스까지도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거야

그럼에도 한사코 그 여자를
미국에 남겨두겠노라 했었다면

그 친구놈은 아마 나랑
갈라서는건 물론이거이와

날 죽여없애도 시원찮을
판국까지 갈 기세였죠

그래서 두 분은 그 여자분을
배신하게 됐다 그거로군요

사람 말을 끝까지 좀 들어봐요

허니 나로선 친구한테 매달릴밖에요

그래 그럼 못가게 하는것까진 좋은데

절대 까발리지는 말아다오...하구요

그러곤 막판에 단체를 돌려보내는데

비행장에서 그 여잔
나만 뚫어져라 보는거야

눈빛이 어찌나 매섭던지

차마 쳐다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죠

쥐구멍이라도 있음 피하고 싶을만큼

비밀이란게 고작 그거였어요?

올해 귀국을 했고

국장이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식사 초대를 하더라구요

그 때.. 단체로 왔던
사람들도 다 부르구요

근데 유독 그 여자만 안보이는거야

그래서 이리저리 막 물어댔죠

마치 아무런 사심이 없다는듯

그 분은 왜 안보이냐고 그랬더니

'모르셨어요?'라고 되물으면서

그 여자는 귀국하자마자

자살을 해버렸다는거에요

순간 머릿속이 뻥하고 터져선

어떻게 된 영문이냐고 물어보니

그 사람 말이..

여자가 남편이란 작자한테

맨날 맞고 살았다는거에요

도망을 갈려고 해도 안되고 하다

미국으로 가는 기회를 틈타

거기 눌러앉을 작정이었나본데

그것마저도 실패로 끝나고

것도 모자라 탄로까지 나버렸으니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거야
뻔한 상황 아니었겠어요?

친구놈한테 그랬어요

니놈 짓 아니냐구..

그렇다 그러더라구요

내가 안심이 안가서

인솔자한테 귀띔을 했다나 어쨌다나

그 날로

그 친구 놈은 떡을 쳐놔버렸죠

술도 무작스럽게 마셨구요

막판에는

바닥을 무슨 개가 기듯이 기어가며

잡을만한 것만 보면 안고 울었는데

자기 땜에 그 여자분이 죽었는데

사람까지 때렸단 말이죠?

너무 졸렬해요

그날 이후로

술만 들어가면 그 여자 생각이 나서

그 다음부턴.. 입에도 안대요

그 쪽이 마구잡이로 몰아부쳐서

가슴 아린 상처까지 끌어냈으니

이제 쌤쌤이죠?

내가 어떤 놈인지도 알았을테니..

가보십시오

가자구요!

그럼 우리 둘이 결혼을 하면

무조건 데릴사위로 들어가야
한다 그 소린가요?

안하면 안되고?

미리 말씀 드리고 갈 사항이 있어요

뭔데요?

이모가 기억력이 좀 떨어져서요

어느 정도길래 그래요?

그날 일까진 괜찮은데

밤만 지나면 홀라당 까먹어버려요

스매시!

집이 먼가요?

뭘 타고 가는데요?

일단 비행기로 '곤명'까지 가서

'몽자'까진 버스로 24시간을 달려

다시 차를 바꿔타고 '병변'까지 가요

거기선 다시 하루종일 경운기를 타고

또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가면

집에 도착하는데요

일은 그렇다 치고

사람 정도는 기억을 하시겠죠?

역시 못해요

사람도 모른다구요?

그래도 걱정할것까지는 없는게요

중요한 일이나 사람 같은 건

다 필기를 하고 다니니까

두 분이 진짜로 결혼을 하시면

매일 아침 한 번만 뒤적이는 걸로

선생님이 누군지 정돈 알게될거에요

진분씨!

고작 고거 연습하고
벌써 지치신거에요?

계속 해요

혹시 살다가 사이가 안좋아진다면

이혼은 가능하겠죠?

오빠가 선생님 다리를
분질러놓고 말거에요

저기요 누님!

그만 적으세요

오늘 일은 오늘 잊어버리고 마세요

좀 전에 어디까지 이야기했죠?

'해구(海口)'는 어떤 편이야?
*해구:해남성의 성소재지

죽여주지 뭐

햇볕 좋아.. 공기 맑아.. 공해 없어

여기서만도 두 해짼데

잠수며 골프에 수영까지 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니까

사람같이 좀 살아야지 않겠어?

음

구혼광고 건은 어떻게 됐어?

한창 뛰고 있는 중이야

나도 하나 소개해줄까?

-좋지! / -농담 아냐

사람이 아주 그만이거든

내가 결혼을 했으니 망정이지

안그럼 내가 벌써 데려갔을거야

결혼한 경험이 있구요

지금은 사별한 상태에요

얼마나 됐구요?

얼마 안됐어요

그럼 같이 산 기간은 얼마나 되죠?

그런게

선생님한테 그렇게 중요한건가요?

당연하죠

두 분 금슬이 말도 못하게 좋았다면

돌아가셔도 눈을 못감으셨을테니까

7-8년 정도?

그간 속이 속이 아니셨겠군요

사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말도 못하게 좋아졌다고 볼 수 있죠

지난 5년간

그 사람이 어디서 그 밤을 지새는지
전전긍긍하느라 죽을 맛이었거든요

이젠 더 이상 안그래도 되지만..

손수 안장시켜드렸을테죠?

안춘령 공동묘지에다가요

보고싶을 때면 아무
때나 찾아가서 보죠

말이라구요!

묘지까지 찾아갔는데 안계시면
'전설의 고향' 짝 나라구요?

올해..

쉰이시라구요?

아뇨

아직은 마흔 나절이에요

그렇게 삭아보였나요?

상관 없어요

전 나이가 좀 있는 쪽이 낫거든요

건강 상태는 어떠시구요?

좀 허한 편인데..

허한 편이 훨씬 편해요

체력단련 같은거 당장 관두세요

아프면 제가 돌봐드릴테니까요

그래도 기왕이면 건장하고

몸짱인 상대가 낫지..

물렁감탱이가 뭐가 좋다구요

물렁감탱이라야 술술 잘 넘어가죠!

병든 닭같은데다

나이까지 많아버리면

결혼의 질이 많이 떨어질텐데도요

그 나잇대면..

거두절미하고 말씀 드릴게요

말 그대로 피가 끓을 나잇댄데..

애정의 기본이

섹스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죠?

온전히 그것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게 빠지면

애정이라고 규정 짓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요?

기껏해봐야 사귀는 수준이지

그 부분엔 동의할 수가 없겠는데요

그게 없는들 또 뭐 어때서요?

이러나 저러나 늙어
가긴 마찬가질텐데

물론 큰 틀은 저도 마찬가지에요

아주 배제할 수는 없겠죠

다만,

너무 빈번할것까지 없단거지

그렇담 본인 생각엔..

얼마 정도의 주기를 두는게

빈번하지 않은 정도라 보시는지?

이건 그야말로 저의 희망사항인데요

말씀해보십시오

한 달에 한 번요?

1년에 한 번인데요!

동의하신다면

만남을 계속해보도록 하구요

동의 못합니다

남편분이 왜 귀가를 잘
안하신지 알것 같군요

만일 우리가 결혼을 한다면

저도 어디서 지내든 상관 말아주세요

오호 통재라

그거 좀 안한다고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대요?

말이라구요

미안해

좀 전에 전화 받기가 좀 그래서

소소

내가 하는 말 듣고

화 내기 없기야

나랑 집사람이

당신이랑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됐어

표를 바꿀 순 없었구요?

나도 좀 전에 안 일이라서 말야

집사람이 벌써부터 예매를
해뒀던 모양이던데..

당신도 이 비행기일줄은 몰랐어

내가 당신한테 소홀할 리가 없다는건

당신도 잘 알잖아

그렇다고 동생 결혼식인데
안갈 수도 없는 일이고..

최대한 당신이 좀..

피해 주는 수 밖에 없겠어

안보이면 감쪽같을거잖아

그걸 말이라고 해요?

여객기가 손바닥만한 것도 아니고

거기다 일등석일텐데

나보고

어디로 숨어있으라고 이러는거죠?

사람을 업신여겨도 분수가 있지

신화항공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서오십시오 신화항공입니다

탑승권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량소소

진짜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만

앞으로 좀 가주시겠습니까?

뒤에 손님들이 기다리고 계셔서요

어서오십시오 신화항공입니다

이쪽 통로로 가시면 됩니다

어서오십시오 신화항공입니다

탑승권을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앞쪽 왼편입니다

네

어서오십시오

좌석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 통로로 가주십시오

탑승 시간이 얼마 안남았습니다

선생님 자리로 좀
앉아주시겠습니까?

이륙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요

체크 좀 부탁드릴게요

네..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물티슈구요

음료 필요하십니까?

저기요

혹시 빈자리 나면

저희 남편이랑

같이 좀 앉게 해주시겠어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일등석이 만석이라서요

괜찮으시다면

이코노미 쪽에 빈자리가
있나 알아는봐드리구요

부부가 같이 탑승수속을 했는데

같이 앉게도 안해주는거

너무 하다고 생각 안해요?

다음 번엔 좀 더 일찍 오셔서

표를 바꾸도록 하십시오

컴퓨터 화면상으로는

두 분이 부부라는게
나타나질 않아서요

제가 바꿔드리도록 하죠

멀쩡한 부부를 갈라놓아서야 쓰나

승무원 선생!

이건 지상 근무팀 소관이라

승무원들한테 할 소린 아니지만

그래도 승객이 의견을 냈는데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윗선에다 보고는 올려야
하는거 아닐까요?

맨날 서비스 개선이 어쩌구 저쩌구

거창해 보여도

알고 보면 별거 아닌 것을 말이지

이쪽으로 오십시오

그러실거 없습니다

금방 도착할텐데요 뭐

비행기 이륙시간 다됐습니다

안바꾸실거면

앉아주시겠습니까?

하나도 귀찮을거 없네요

기왕 일어선거 바꿔버리자구요

자요

감사합니다

안전밸트 매주시구요

신사 숙녀 여러분

비행기가 곧 이륙할 예정이오니

안전한 여행을 위해

안전밸트 점검을 한 번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의 전원은 모두
꺼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비행기가 이륙준비 중이니까

하실 말씀 있음 있다가 해주시죠

내가 아니라 당신 말이잖아요

그 쪽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밸트 정돈 매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아까 그 젠틀맨이 바로

당신의 '계륵'이실테죠?

근무중이니 방해 말아주세요

아니다 싶으면 접어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에요

항주에 도착하면 며칠 머물 작정인데

북경 비행이 있는것 같으면

술친구 정돈 해드릴테니 전화해요

나 정도면 '막역지우'로 좋잖아요

외부에서 항주를 거론할때면

맨 먼저 떠올리는게 서호(西湖)인데

의외로

항주와 서호 사이

고작 5키로 정도의 반경 내에

이렇게 보기 드문 습지가

잘 보존되고 있다는건
잘 모르시더라구요

국가 최초의 1급 습지공원으로써

'서계습지'라고도 불리우고 있는데요

송나라 고종께서는

반파에 쫓겨 이 곳을 지나치시다

저처럼 이렇게 서계에 매료가 되어

여기다 행궁까지 차리고져 하셨는데

불행히도 경비가 부족했던 관계로

아쉽게도 그 계획을 이루진 못하고

그저 아쉬운 마음에

'서계차류하(西溪且留下)'란
*'서계여 잠시만 기다리시게'

불후의 구절만 남기고 가시게 되었죠

오늘 제가 보여드릴 집도 바로

이곳 류하진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그 곳을 보시면 선생님께서도 아마

단박에 기다리라고
해두고 싶으실걸요

송나라 고종 노아무개 어르신이야

가진 돈이 없었으니

그딴 말밖에 남길게 없었던거고

나야 가지고 온게 돈뿐인데

집만 마음에 든다면야

기다리게 해두고 싶은건

'인생'뿐이라네요!

여긴 선생님 현관이구요

여긴 선생님 응접실

그리고 여긴 선생님 침실

앞에 보이는 호수는 또

선생님 개인 소유가 되는겁니다

잠깐 잠깐 잠깐요

말끝마다 그 선생님 소리 좀
안붙일 수 없겠습니까?

아직 살지 안살지 결정도 안했는데

여기 보다 좋은 집이야
많이 보셨을테지만

이곳 이상 가는 주변환경은 아마

제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해도

구하기 힘드실걸요

여보세요?

어젠 컨디션이 너무 아니어서

휴가 내고 항주에서 며칠
더 머무르기로 했어요

저녁엔 술을 반병이나 마시고

겨우 잠은 들었는데

오전 내도록 자고 일어났더니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서요

한가하시면

저랑 얘기나 좀 안나누실래요?

얘기 나누는 거야 일도 아닌데

오후에 구혼광고 건으로

선을 보기로 돼있으니 그러죠

항주까지 와서도 선을 보신다...!

인터넷의 위력이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판은 내야잖아요

죽밥이 천 그릇이
나오는 한이 있어도

제대로된 밥 한 그릇만
건질 수 있다면야 뭐..

암튼 할 일도 없고 하니

나도 거기서 시간이나 죽이게 해줘요

그럼 그 사람한텐 뭐라고
소개를 하냐구요

우리 둘도 선 봤던 사인데

내가 차였다 그럴까요?

술친구라 그러죠 뭐

그럼 소개같은건 안해도 되게 할게요

딴 자리에 앉아서 차나 마시다

볼일 다 보시면

조언이나 좀 해드리고

훼방 같은건 절대 안놓는다구요!

나쁠 것도 없겠네요

근데 이거 하난 못박고 가야겠어요

만일에 한 눈에 뻑이 가서 말이죠

당신 말대로 서로 향취가
맞아떨어지게 된다면

당신 따윈 안중에도 안둘테니깐!

나중에 가서 우정을 물로 보니
어쩌니 그러기 없기에요

걱정 붙들어매세요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내가 먼저 쌍수를 들고 반겨드릴테니

그럼

저기요 아가씨!

집값이 얼마라구요?

(볼일 보세요!)

본토박이가 아니신것 같은데

대만사람이에요

아버지가 항주에서 공장을 하셔서

저도 여기 잠시 머물고 있죠

북경은 가보셨구요?

말이라구요

북경이랑 항주 중에선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시죠?

대답하기 어려운 문젠데요

주거환경이라든가

날씨 같은 것만 보자면

당연히 항주가 좋구요

사람만 보자면 북경이 좋아요

할아버지께서 북경출신이시거든요

할아버지 말투를 너무 좋아해요

'이게 얼~찌된 영문이랴?'

아무때나 그렇게 혀를 굴리면 안돼요

끝만 살짝 말아줘야지

'어찌된 영문이랴~?'

'어찌된 영문이랴?'

(어찌된 영문이랴~?)

그래서

종당에는

우리 할아버지도

대륙이 '점령'되던 시점에

국군을 따라서 대만으로 철퇴를...

잠깐요 잠깐요

우린 그걸 '해방'이라 그러지

'점령'이란 말은 안쓰거든요

우린 '해방'이라 그런다구요

해방?

해방이 뭔데요?

아! 알겠다!

해방이랑 점령이란 말은

보는 시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쓰이게된 말인거야

음! 맞아요 맞아

서로 일치하는 부분만
이야기 하도록 하시죠

제 말이요

보편적인 가치관이야 모두
에게도 인정받으니까

말하자면

인정이 깔려있는 자선 같은거?

이번 사천대지진때만 해도

대만쪽에서 어마어마한
의연금이 들어와서

대륙 인민들이 얼마나
감동하고 있다구요

저희 아빠 회사에서도 성금을 냈죠

동포가 어려움을 겪는걸 본다는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더우기 부모를 잃은 고아들은

이루 다 말로 못하죠

뉴스에서 보니까 어떤 어머니는

죽기 전까지 아이한테 젖을 물리는데

숨통이 끊기는 순간에도 젖을 물리는

모성의 위대함이란 정말..

어머니라면 아이를 위해서
모든 걸 바치는게 당연하죠

아버지도 마찬가지랍니다

친자식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 고아들이라면

당장 입양까지도 생각할 정도니까

정말로 애들이 그렇게
사랑스럽단 말인가요?

그럼요...

그 쪽이 고아라면

입양도 불사하겠는걸요

깜빡 하셨나보네요

아버지가 여기서 공장을 하신다고

좀 전에 다 말씀 드렸는데

그치만 너무 실망은 마세요

뱃 속에도 하나가 있으니까

그 애 아빠가 될 기회는 남았다구요

결혼 안하신거 아니었어요?

안했어요

하지만

임신은 했는걸요

누구 앤데요?

그 사람 얘긴 하고 싶지도 않아요

아기 얘긴 꺼내지도 못하게 했으니까

아빠 없는 아일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애정이 있는 아빨 구해줄려구요

그쪽 정도면 딱인 것 같은데

그거는 좀..

제 인상이 어땠어요?

그쪽이야 맘에 차고도 남습니다만

그게

핏줄 같은거 별로 신경 안쓴다면서요

우리 둘 다 잠자코 있어버리면

아이는 태어나 당신부터 볼거고

그러면 친생자나 다름없는게 되잖아요

고아라면 또 모..모..모..몰라도

부모가 다 생존해 있다면
경우가 다르죠

BMW에다 벤츠 로고가
가당키나 하더냐구요

짝이 어긋나도 한참 어긋나지

굴러만 가면 그만이지 뭘 그래요?

그러다 고장이라도 나면요?

벤츠 부속은 안맞을거고

BMW 쪽에선 나몰라라 할텐데

이건 역시 관두는게 낫겠어요

날 좋게 봐준건 황송하지만

다른 사람을 찾아보시는게..

난 눈물을 삼키며 자릴 접으렵니다

그 좋은걸 왜 마다하셨어요

정이 없어도 유만부득이지

그만한 배필이 또 어딨다고

보자구요

생긴거 이뻐

집에 돈 많아

아들내미까지 공짜로 떨어지는데

톡 까놓고

그쪽 조건에 그 정도면

로또 당첨이나 진배없지 뭘 그래요

다른거면 몰라도

마누라 얻어 애 낳는일 만큼은

자력갱생할 참이었지

원조 같은건 절대사절이거든요!

있죠

구혼광고란게 나한텐

진짜 안맞는 일 같은거 있죠

폭탄은 폭탄이라서 눈에 안찬다 치고

그나마 나름 생겼다고 하는 쪽들은

어디가 좀 매몰차지 않으면

닐리리 빤스 그 자체니

용모단정에 바른생활 처녀들은
죄다 어디로 내뺀겨?

한 명이라도 만나봤음 원이 없겠네

괜히 돌려서 욕할거 없네요

바른생활 아닌 사람이 어딨다고요?

그러시는 분은 얼마나
깨끗하시길래?

그쪽은 빼고요

그 쪽은 생긴게 영 아니잖아

말로다가 설명할 수 있는
미모가 아니잖아 당신은~!

당신은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라구요

아무리 많은 군중속에다 섞어놔도

단연 돋보일테니

황실 일족이 된 다이아나가
살아와도 비할라구

누구는

지 눈에 안경이니 어쩌니들 하지만

다 체면치레로 하는 소리고

남의 눈에도 안경은 안경이거덜랑요

참지 말고 그냥 웃지 그래요?

저기요

본론으로 들어가서요

그쪽 선 보는 자리에 있어줬으니까

그 쪽도 나 좀 안도와줄래요?

난 나와달라고 한 적 없거든요

자기가 부득부득 나왔던거지

그래서 안가주시겠다?

고럼!

한 번 더 물을게요

진짜 안가줄거에요?

안가요

그러시든가

그럼!

이 분은 진선생님이신데

비행기에서 뵌 적 있죠?

반갑습니다

앉으시죠

이쪽으로 앉아요

죄송한데요

우리끼리 할 이야기가 좀 있어서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진선생님이랑은 원래 알던 사이에요

그냥 친구 쯤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비행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왠지 모를 호감 같은게 생긴게..

보다보니 반했다고 하는게 맛겠네요

비행기에서 내리고는

진선생님쪽에서 먼저
전화를 주더라구요

항주에 좀 더 머무르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면서요

그래서 요 며칠간은 쭉
둘이 같이 있어봤는데

서로 맞는 짝을 찾아 행운
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당신은 나랑 제일 가까운 사람이니까

당신한테

제일 먼저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보고한다고 하는게 더 맞겠군요

우릴 축복해주고 싶지 않나요?

줄곧 내가 보금자리를 찾아
들길 원해왔었잖아요

요 며칠 소소씨가 선생 이야길
안한 적이 없었을겁니다

자기한테 너무너무 잘해
주는 사람이라면서..

우리 둘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군요

같은 비행기에도 올랐으니 말입니다

벌써 다 결정을 내렸다 그건가?

네

진선생님!

어쩌면

우리 둘의 관계를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나한텐 선생같은 복이 없나봅니다

소소를 선생같은 분께
맡기게된걸 보면 말이죠

잘해주셔야 합니다

제가 사람을 많이 버려놔서

좀 제멋대로기도 하니까..

그 점은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소소가 불행하다면

아마 나도 많이 힘들것 같네요

이딴 연극 체질에 안맞으니까

에먼 사람 그만 좀 잡아요

먼저 좀 일어나보겠습니다

두 분이 서로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아니까..

저랑 소소씬 진짜 그냥
친구일 뿐이거든요!

이 사람 맘 속에 딴 사람이
들어설 자리 같은건 없어요

선생 한 분 뿐이지..

복이 있는 쪽은 내가
아니라 선생이라구요

허구헌날 선생 때문에
술에 쩔지를 않나

선생 같은 양반 두 번만 만났다
아주 사람 하나 버리겠어요!

진짜 더는 못견디겠어요

견딜 힘도 없고

비참해서 더는 못견디겠어

내 남은 몸과.. 정신

내 전부를 다 쏟아부어서라도

당신이 후회할 일을 하고야 말테야

그만 마셔

소소

당신한테 못할 짓 한건 없으니

당신한테 벌을 못 줄 이유도 없어

3년만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려도 줬잖아

당신은 날 원치 않을거지만

난 당신만 사랑할거야

우리가 약속했던 그날까지..

평생 당신만을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남아 있는 시간들이

손에 꼽을 정도일 줄이야...

하나 둘 셋 go!

하나 둘 셋!

자!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나 이제 술 안마시니까

걱정마삼!..... 소소

제 성은 진이구요..

진시황 할때 진에다

분투할때 분입니다

소소!

문자는 잘 받았소!

하하호호 웃을 때 소(笑)요

아.. 네 그거요 그거!

두 번이나 전화를 했었는데

받질 않더군..

시간 나면 연락줘요

그래요

처음 봤던 그 장소라고 해주세요

다섯 시에 보잔 소리는
골백번도 더했겠다

그렇지 그렇지.. 맞아요

올때까지 기다린다 그러시구요

죄송합니다

두 사람이랑 약속을 잡느라요

효율을 높일려고 그러는거니까

괘념치 말아줘요

신경쓰지 마세요

저도 주식관련 일을 하다 보니

요즘 같이 한가한 관망세때

남편감이나 하나 물색해두자
싶어 나온거 뿐이니까요

시장만 좋아지면

이럴 겨를이라도 있겠어요 어디?

주식은 하시구요?

아뇨

문외한입니다

알고 보면 말이죠

배우자 구하는 거랑

주식 하는게 별반 다를게 없는게요

둘다 동시에 여러 군데
에다 관심을 두고

보여지는 외향에 따라

냉정한 분석을 거쳐

무엇을 택할까 결정을 내리니까요

예를 들면

생김새라든가

몸매를 통해서 판단하기도 하고

그것도 아니면

성격이라든가

교육 수준 같은걸로 판단하기도 하고

또 그것도 아니면

경제적인 조건이랄까

가정 환경 같은 것도 보구요

그것도 아니면..

그러면

나같은 사람은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닌
주식에 속하죠?

나잇대랑 외관상으로 보자면

완전히 꼬나박은 정도?

아무한테도 선택받지 못하면

내일이라도 단장 간판
내려야한단 소린가요?

꼭 그런건 아니에요

무경험자들이야 배팅을 쎄게 하니까

자연히 위험도도 높아져서

금세 말아먹혀버리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가늘고 길게 가는 쪽을 택하거든요

선생님 같은 불량주는

일반 투자자들한텐 좀 그런 편이에요

독수공방 외로운 팔자라..

허나 안정성 하나만큼은 죽여주죠

여기까지 엎어졌는데

이 이상 더 엎어질 데가 어딨겠어요

그럼 나같은 이런 저가주는

장기투자 명목으로 사두는 편입니까

아님 잠시잠깐 갖고 놀 명목
으로 구입하는 편입니까?

잠시잠깐 뭘 어쩐다구요..?

자기가 무슨 대단한 폭팔력이라도
지닌줄 아시는 모양이죠?

그냥 있으니까 있는가보다 하고

갖고만 있는거죠 뭐

그럼 줄기차게 갖고 있어봐도

별다른 뾰족한 수가 안나올 때는?

걱정 마세요!

그쪽 한 주에다가만 줄창
코박고 있진 않을거니까

것도 언제까지 꼬나박기만 할라구요

내가 아무리 재수가 없기로..

에!

다 왔어요?

그 자리에 있다니까요

아.. 보이네요 보여요

조금만 기다려요

내가 계산할테니 뭐 좀 마시고

그래요

선고지 의무 같은게 들어
드리는 말씀인데요

저 무지 불안정한 주식이니까

역시 나한테선 손 떼시는게 낫겠어요

괜히 손 안에 넣었다

뱉지도 삼키지도 못한 채

종당엔 팔 다리 다 뜯어내고도

학을 못 떼내는 수가 생길테니

투자자적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불량자산에 속하는
인물이라구요 제가!

차마 이 똥보따리를

그 쪽에다 디밀 수는 없겠네요

우리는 오늘 여기서
손 털고 말자구요

저도 한 주 더 보고 갈게 남아서요

여섯 시로 잡혀있으니까

가서 볼 일 보시죠

아직은 대세가 아니올시다 쪽이니까

막무가내 투자는 삼가
하는게 좋을겁니다

참고 하죠

관망해보겠습니다

선 보는데 방해가 된건 아니죠?

저쪽에서 내가 별로라네요

내가 뭐 액면가 이하라나 뭐라나

불쌍하기도 하시지

그 나이에 맞선 시장을
떠도는 것도 안됐는데

맨 남들한테 상처만 받고

고양이 쥐 생각 마시고

어디 한 번 들어나 봅시다

또 어인 일로 날 찾아오셨는지?

정식으로 그 쪽 여자
친구가 되고싶어요

어떤 식의 여자 친구요?

결혼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여자친구

왜요?

그 쪽도 애를 배셨나?

농담할 기분 아니구요

조건이 하나 있어요

뭔데요?

그쪽이랑 연애하겠단건

결혼까지도 보고 하는 소리니까

아내가 할 책무는 다할 각오에요

하지만 내 맘 속에 딴사람이 자리
하고 있는건 이해해줘야 해요

물론 현실적으로 행동으로
옮기고 그러진 않을거에요

그냥 맘 속에다 그 사람
자리만 하나 남겨두고

때때로 멍하니 그 사람을 그리워
하는 정도에서 그칠테니까요

그것도 그 순간의 그리움 뿐

절대 연락을 하거나
그러진 않을거라면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몸은 여기 내 곁에 있고

마음은 저쪽에 가 있다...

받아들이지 않아도 돼요

그 쪽에 불공평하단거 아니까

그럼 이런 경우는 어때요?

내 마음은 여기 있는데

내 몸은 가끔 가다
엇나가기도 하는거지

못받아들이겠는데요!

그럼 당신 마음이 여기 있지 않을 땐

내 마음도 여기에 있지
않아도 된다면?

그건 괜찮아요

하지만 몸은 반드시 상대방
에게 충실해야만 해요

이리 좀 와봐요

그럼 나도 얼른 내 사랑부터 하나
찾아서 간직하고 있을래요

당신 맘 속엔 그이가 있는데

내 맘 속엔 아무도 없어버리면

나만 손해잖아

동의하신거죠?

여부가 있겠어요

홋카이도까지 같이 좀 가줘요

그 사람이랑 거기서 시작을 한 터라

거기서 끝을 맺고 싶어 그러니까

속으론 아주 좋아 죽~겠죠?

오상!

십 년만인데도 꼬락서니는
여전하네 그랴

얼핏 봐도 홋카이도 농군 다 됐는데!

도둑놈 같은 눈빛만 빼면 딱이야

이 쪽은 소소씨!

여긴 전에 말했던 오상이란 친굽니다

홋카이도 신부를 얻어서
여기 눌러앉았죠

안녕하세요 미스 량!

모시게 돼서 영광입니다

부탁 좀 드릴게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친구!

저 화살표는 뭣에다 쓰는 물건인고?

미스 량!

전에 홋카이도에 와보셨다니

잘 아시겠네요

대신 설명 좀 해주십시오

헤이!

저기요!

대답을 해주셔야지

뭘요?

저기 저런 화살표들 말이에요

왜 저렇게 해둔 건지 아냐구요

홋카이도는 눈이 많은 지역이라

화살표를 저렇게 아랫쪽으로 해두면

운전하는 사람들이

도로폭을 알 수가 있으니까

갓길로 나가는걸 방지할
수가 있거든요

오!

쏘우데스네~!

내 발음 맞았지?

그래 맞어

지난 번에 왔을때 그 사람이
가르쳐줬던거겠죠?

우리끼리만 놀자구요

지금은 당신이 내 애인이니까

그 사람 얘기는 말고요

오케이?

금방 적응이 안되니 그러잖아요

주머니 속에 돈이 그득해도

꼭 남한테 빌린 돈 같기만 한게

다 쓰면 갚아야하는건 아닌지 원

어이 친구.. 잠깐만 좀 세워봐

들어가서 불공 좀 드리고 가야겠어

뭐라 그러는건지 원..

오늘은 염불이 없다는군

어째서?

신사를 개방하질 않는다니

불공은 물 건너 갔네 그랴!

말 좀 잘 해보잖고!

멀리 중국에서 왔는데

오늘밖엔 시간이 없다고 말야

이런 몹쓸 놈을 봤나

너 원래 무교 아녔어?

집착을 할 때 해야지

이젠 나도 믿음이 생겼으니 그러잖냐

하느님이 이렇게 이쁜
와이프를 내려주셨는데

향 하나 정도는 올려드려야지

저기요

난 아직 그 쪽으로 시집갈
마음이 안생겼거든요

거기다 우린 일본 부처님
소관도 아니고요

그런 말 마요

불법에 국경이 어딨답니까

홋카이도는 나한테 명당인데

부처님을 뵙고도 쌩 깔 수는 없지

다시 말 좀 잘 넣어봐

그러자고 그럼

미스 량 같은 복덩이 아가씨
체면을 봐서라도

내가 한 번 더 도전해 본다

몸수색은 왜 하고 난리야?

세력가의 장례식이라 어쩔 수 없어

그럼 그냥 가든가!

농담 하냐?

낙장불입!

그만 좀 두리번 대고

슬픈 표정이나 지어

좀 전엔 진짜 울기 일보 직전이던데

웃지 마요

자긴 뭐 안울었나?

보니까 자기도 훌적거리더만

아뇨

죽을 힘을 다해 참고 있었던건데

당신을 보자마자 빵 터져선..

아까 그 일본 사람들 말야

우릴 의리의 중국인으로
각인하고 있을게 분명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데

그 먼곳에서부터 와서 울어준다니

안들여보내주고 배겨?

두 사람 다 나 건드릴 생각 마

지금 난 도인의 반열에
접어들었으니까...

장례식이란거 번히 다 알았을거면서

탓을 할 사람한테다 해라 이 친구야

애당초 울며 불며 들여보내
달라고 한 인사가 누군데?

으이그, 귀여운 양반 하곤!

실례합니다!

말씀 좀 여쭐게요

히나노자 여관이 어디죠?

이쪽으로 쭉 가시다가

저 앞에서 우회전하시면 되는데요

그래요? 아~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앞에서 우회전만 하면 된대

야야!

저기 저 '네자매'가 뭐야?

네 자매 선술집이란 소리야

방을 어떻게 정한다지?

둘이서 한 방 써

우리 둘이 한 방 쓰자구

제대로 이야기 할 시간도 없었는데

괜한 무게 잡지 마시지

이 꿈같은 하룻밤을
나랑 보내시겠다?

괜히 무게 잡는게 아니라

우린 아직 그 단계까진
아니니 그러지

저 사람 맘 속에 난 없어

편히 쉬십시오

감사합니다

맛 좀 봐

비려!

아주 덮어쓰겠어!

짜릿 그 자체니까

맛 좀 봐요

내가 지금 덜 짜릿해서
이러고 있겠어요?

지금 나한테 필요한건
짜릿함이 아니라

무감각이라네요

술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 뭔가하면

바로 사람을 무감각하게
만든다는 점이죠

깡술만 마셔대지 말고

여기 이.. 굴 좀 드셔보세요

지금은 나도 좀 무감각할
필요가 있어요

당신이 죄다 불싸지르는데
동참하지만 않았더라도

당신과의 결혼 얘기까진 얻어
걸리지도 못했을테니까

내가 받은 짜릿함도 그 쪽에
못지 않다 그겁니다!!

저기요

대답 좀 해봐요

당신은 왜 자기 여자 친구가

딴 남자를 맘에 품도록
내버려뒀던거죠?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았길래?

내가 언제 좋아한다고 그랬었던가?

좀 진실해 보세요

이건 우리 앞날이 달린 문제거든요

내가 당신을 아내로 맞겠다고 한건

댁보다 멍청한 사람을 못찾아
그렇단 전제가 깔려있는거거든요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나 봐라

당신이란 여잔 말이지

아무리 딴 마음을 먹어
볼려고 해도 힘들걸!

기회 타서 치고 드는덴 젬병이란거

그 얼굴에 다 쓰여있거든요!

이쯤해서 한 마디 더 하고 갈게요

아직 저 쪽은 다 마무리
짓기도 전인데

이쪽 페이지를 펼친다고

올인이 되겠어?

내가 일찌감치 당신의
그런 점을 간파했으니

지금 이러는것도 봐주고 있는거라구

당신은 어리석을지 몰라도

이 몸은 아니네요

그럼 그 쪽한테 교육 좀
받고 약삭빨라진다면요?

그 쪽은 산통 다 틀어지는거 아닌가?

그런식으로 가신다면

내일 당장이라도 당신을

홋카이도 원주민한테다
팔아넘겨버리지

그럼 평생 고기잡이배
잡일이나 도우며

애도 오만상 많이 낳아야 될걸!

추우면 추운데로 더우면 더운대로

풍찬노숙

비바람 그대로 다 맞아가며

배 곯고 입성도 엉망인채 살다

내뺄 생각이라도 품었을땐

그 자리에서 붙잡혀 몰매질이라..

삼 년 안에

검게 타고 바싹 야윈 꼴이 되어

누굴 봐도 피하고만 싶은

꼬부랑 할망구 꼴밖에 안남을텐데도

아직 덜 끝났는데

더 듣겠수?

그냥 당신이 너무 이뻐서

장난기가 발동해서 그러는건데

계속 콜~하겠냐구요

될까?

속으론 딴 마음이요

겉만 친한걸로

내 적수가 되겠냐구요

당신이 믿거나 말거나

속으론 나도 여덟 여자도 넘게
품고 있는 것도 모르면서!!

근데 무슨 산통이 뭐
어떻게 깨진단거야?

당신이 날 아무 취급도 안해주는데

나도 그냥 넝쿨째 굴러온 호박
취급하고 말면 그만이잖아요

무슨 말을 했길래 저러셔?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말이지..

험한 소리 안섞으면 진짜
천지 분간도 못한다니깐

그래도 너무 진짜같이 굴었어

앉아 앉아

상관 말고 앉으라니까

이 얼마나 좋은 기회더냐고요

이 술자리 끝내고 나면

곧장 소소씨한테 노천온천이나
하자고 그래야할줄 알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그냥 너랑 있고 말래

허튼 소리 집어 쳐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길을 잡아서

경거망동은 꿈도 못꾸게 해둬야지

그 여자 그렇게 뒀다간

마음은 물론이거니와

몸은 더더욱 내께 안될
가능성이 크다니깐

다시 말해

일단 나한테 마음만 열리면

이내 몸뚱아리는 무기징역을
받은거나 다름 없는게 되는고로

구형이 떨어지기 전에

자유를 만끽하고 싶을 뿐이다 그거야

대체 그 여자 어디가
그렇게 좋은거야?

심지가 올곧잖아

됐네요

외모에 홀딱 넘어간 주제에

이뻐서 쫓아다녔다면 또 뭐 어때서?

우리 집안을 위해 유전자 개선
좀 하겠다는데 떫냐고요~

나라고 맨 호박만 고르란 법 있어?

맨날 지옥에서 내뺄 생각
이나 하고 살면 좋겠냐고

이 넷 중에 누가 제일 이쁜것 같냐?

하나같이 꽃 같다만서도

나츠야.. 나츠야가 낫네

나는 하루코로 간다

실례합니다

들어가도 되는가요?

어서오십시오

안으로 들어오세요

손님이 뜸한가봐요

이제부터 시작인걸요

나츠야씨하고 하루코
씨랑 마시고 싶은데

나츠야는 저구요

하루코는 저기

이 쪽은 아키미

제가 바로 아키미에요

그리고 유키에

그럼... 저 밖에 간판은

그 사진은

40년 전에 찍은거라구요

그런거였어요?

이래 봬도 우리

동경서 알아주던 시스터즈였다구요

'포시즌'

속았지롱!

사이가 너무 좋다보니

지금까지 함께하게 된거구요

다들 미인이죠?

그러네요

그런거였어?

네 자매들은 어딨대?

죄다 여기 있다는데!

저 분이 나츠야

저 쪽에 노래 부르는 분이 바로

자네가 맘에 들어하는 하루코고

왜 죄다 할머니들뿐이야?

저 밖에 사진은 40년 전에 찍은거래

40년 전엔 꽤 유명했던 그룹이었는데

은퇴 후엔 홋카이도로 와서

이 술집을 연거고

그럼 가야지

이러지 마 이러지 마

지금 나가버리면 얼마나 무안하겠어

예의 없게시리

얼마나 열정적인 분들이야

한 잔만 하고 가자구

뭐 마실래?

청주는 됐고

위스키나 한잔 하지 뭐

윈저 어때?

저기요

위스키 한 병만 부탁드릴게요

네

언더락으로 가지

녹차 같은거 타고 그러지 말고

嗚嗚碎け散る
아아! 산산이 부서지는

宿命の星たちよ
숙명의 별들이여

せめて密やかに
하다못해 고요하게나마

この身を照せよ
이 몸을 비춰다오

我は行く
나는 가네

蒼白き頰のままで
창백한 얼굴인채로

我は行く
나는 가네

40년 전에 찍은 사진으로다

우릴 홀렸다 이거죠?

못살아!

어서 들어오세요

미인이죠?

건배 건배

宿命の星たちよ
숙명의 별들이여

せめて密やかに
하다못해 고요하게나마

この身を照せよ
이몸을 비춰다오

꽤나 비장한 노래같은데

두 분이 부르니 절망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뭘까요?

네 자매라..

합하면 삼백 살은 너끈하겠던데

절망 안할 재간이 있어야 말이죠

저기요

여자친구랑 여행 와놓고

몰래 빠져나가 술친구 구해

외박하는 취미는 또 뭐죠?

세상에 그런 연애도 있나?

성의가 없어도 유만부득이지

난 그냥

받은 대로 갚은거 뿐이거든요

맘 속에 딴 사람을 품어도
좋다고 허락까지 한 마당에

나한테는 숨 쉴 구멍
하나도 안주면 안되지

챙피한 줄 아세요

바른생활로 접어들어서

내쪽으로 완전히 날개를 접어주면

약속 하는데

장만옥에다

안젤리나 졸리

또

소피 마르소에다

임지령까지 네 자매가 세트로 덤벼도

한 잔도 안마실게요

잘도 안마시겠다

열잔은 너끈할 놈이

열 없나 손이나 좀 얹어봐요

무신 헛소린지

아이고야

불쌍해서 어떡한대요

이상과 현실이 이렇게 동떨어져서야

카운셀러라도 하나 불러드릴까요?

그 어떤 약으로도 이내 마음을
어루만질 수는 없나니

내 인생 최고의 명약은 그대 뿐이라

내가 독약이면요?

독약이라도 마셔드려야지

남이 당신을 힘들게 한다고

당신은 또 날 힘들게 하고...

이런게 바로 운명적 사랑 아닐까?

악연이로고

야!

오는 내내 몇 번을 보고도

못물어본게 있는데 말야

교회는 맞는것 같은데 다들
왜 이렇게 자그마한거지?

참회용으로 지어진 교회라 그래

참회용이라고?

도회지 사람들이 좀 그렇잖아

악행을 저질러놓고는

양심에 찔리니까

홋카이도로 여행온 김에

참회를 빌미삼아

속에 묻어둔걸 다 뱉어내고는

구원을 바라는거지 뭐

그 쪽도 악행이라면 지지 않으니까

이 참에 제대로 한 번
빌고가지 그래요?

개과천선해 새사람 한 번 돼봐야죠

가봐

어차피 중국말도 못알아들으실거

그냥

저질렀던 악행이란 악행은
죄다 풀어내버리고 말아

맘 속에 담고 다니다
악몽이나 꾸지 말고

가보라니까요

경찰보단 그래도 신이 더 너그럽지

우린 안듣고

그냥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상!

저 분

우리말 못알아 듣는거 확실하지?

그렇다니까

알아들어도 절대 소문 안낼 분이셔

시작하시죠

천 만 엔을 기부한다면
받아주시겠습니까?

영어.. 하실 줄 아십니까?

백 만이 열 개란 소린데..

무지 많이 내겠다구요

영어를 못알아들으시는구나

돈도 마다하시는걸 보면

못알아들으시는게 확실한거 같네요

그렇다니 일단 안심이구요

그럼 어디보자...

유치원때 저지른 악행부터

시작을 해볼까요?

별스럽게 재밌던 친구였는데

세월이 흘러도 하나도 안변했네요

여전해

둘이 같이 지낸 며칠 간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데

참 진실한 사람이에요

로맨틱하기도 하죠

머릿속에는 온통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 뿐이니

마음만큼은

이상주의자임에 틀림이 없어요

안그럼

그 나이 먹도록 결혼을
못할 리도 없었을테니

결혼은 인연이라잖아요

아무리 좋아도

인연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운명같은거 있잖아요 왜

아가씨한텐 진짜로 마음이
움직인것 같단 말입니다

보통 아가씨들이랑은

차원이 다르다니까요

아가씨가 딱인 것 같으니...

두 사람이 잘됐으면 좋겠네요

저기요

혹시 무슨 발명품 이야기
같은 거 안하던가요?

얼마나 재미난 물건이라구요

그걸로 돈도 적잖이 벌었고

저 사람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몰라요

알고 지내던 사람 같단 느낌 외엔요

믿을만한 사람이란

직관도 들었다 참..

결혼은 꼭 해야하는데..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할 수는 없는 거라면

친구 정돈 구해둘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거라면

저 친구는 택하지 말아
달라고 하고 싶군요

그건 저 친구한테 너무 불공평하니까

전 저 사람을 속이지 않았고

저 사람도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였는데도요

소소씨!

마음 속으로 어떤 분을 사랑
하고 계신진 모르겠지만

저 친구 보다 더 갚진 사람일까요?

그런 생각 너무 이기적이라고 봐요

다른 사람이 자길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해선 안되죠!

너무 직설적이었담 용서하십시오

괜찮아요

나도 둘러가는건 좋아하지 않으니까

한 번은요

복숭아 서리를 나섰는데

여기도 문이 있고

저기로도 문이 나있는 겁니다

우린 딱 그 중간벽을 넘어간건데

팔로 이렇게 깍지를 끼고 말이죠

암튼 나중에라도

그 양쪽 문으론 갈 수가 없었는데

근데 누군가 그러는거에요

누가 온다!

그래서

한 번은 또

다같이 농활을 가게돼서

단체로 기숙사에 묵었는데요

저랑

소문

장규

륙덕유

그리고 또..

암튼 여덟이서 한 방에 묵는데

저녁만 될라치면

제가... 꾀를 내서는

그니까 꾀는 제가 냈다구요

누구 발에다 물파스를 바르고

막 이렇게 부채질을 해버리자고 하곤

장규란 친구한테다 그랬더니

이 친구가 그만 오줌을 싸버린거에요

아주 뭐.. 침대보며 이불까지

죄다 적시는 바람에

우리한테 얼마나 놀림감이 됐는지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입다물고 있어버렸죠 뭐

그렇게.. 다음 날 아침이 되고

그 놈이 젖은 이불보를 보곤

안말리고 두자니 기가 찰 노릇이고

자기가 어쩌다 오줌까지 쌌는지
모르겠단 말만 되풀이하는거에요

누구 하나 말해주는 놈도 없지

그렇다고 누가 또

내짓이라고 까발리지도 않지..

또 어떤 놈이 내 짓이라고 한들

내가 그런 놈일 리가 있냔 식으로

저기요

시간이 벌써 저렇게..

아직 이른 시간인데 뭘 그래요

중학 시절을 끝내면

군대 이야기

그거 끝나면 또 직장생활때 얘기

또 그 다음엔 연애 시절까지

다할려면 아직 멀었단 말입니다

그래서요... 제가요

내가 그럴 인간으로 보이냐면서

나는 그냥 또

소문이 짓이라고 그래버렸어요

그러니 소문이 놈는 또 가만있냐구요

절대 지놈 짓이 아니라고 발뺌이지

결국은 또 내 짓이라고 해버린거에요

그니까 난 또

그럴 리 없다

내가 그럴 사람이냐

그 일은 전부

륙덕유 패거리들

전부 다 그 놈들 짓이다

나는

그니까 나는 그냥

내가 낸 꾀란 소리도 절대 안했어요

저기요 아가씨!

죄송합니다만

왜 그러시죠?

친구분이 너무 경건한 분 같아서요

다만 죄과가 너무 많은게 탈이라

조그마한 저희 교회로서는

이 이상 들어드릴 수가 없겠습니다

근처에 더 큰 교회가 있으니

괜찮으시다면

친구분을 그리로 좀
모셔주시지 않겠습니까?

폐가 많았습니다

당장 데려갈테니까

걱정 마십시오

신이시여

부디

그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기를

그때만 해도 어리고 철이 없던 터라

너무 미안하단 생각은 드네요

시간이 흘러 생각을 해보니..

그만 좀 하고 가자 좀!

그 친구한텐 진짜 읍소를 올려도..

아이고 이 친구야

대체 뭘 얼마나 저지른거야?

총살을 열 번을 당해도
다 못갚는거 아냐?

물

물 좀 줘봐요

주여!

이 사람이 저지른 어마어마한 악행을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길

주님이 당신을 내곁으로
보내주신걸 보면

내 영혼을 구해내

지옥에서 빼내주실
심산인게 분명하니

주님의 신임을 져버릴
생각일랑 하지도 마요

아직 내 코도 석 잔데

난 그럼 누가 구해주구요?

내가 구해주죠

앗 뜨거!

여기 곰이 그렇게 많다던데..

그런데

사람도 해치고 그래?

말이라고!

곰 그게 보기엔 둔해보여도

공격할 때는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사슴도 꼼짝없이 잡히는걸

소소!

빨리 돌아와요 소소씨!

여기 곰이 나온대요

곰이라도 보면 행운이지 뭘 그래요?

허튼 소리 말아요

곰이야말로 횡재했지

보기나 하고 그러는거에요?

어딨는데요?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기나 해요

뭘 그렇게 긴장까지 하고 그래요?

당신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뭐라고 둘러대냐고요 글쎄!

누구한테 뭘 둘러댈건대요?

나같은 거 걱정해주는 사람
아무도 없거든요

내가 걱정이 돼서 그래요

오상!

저 사람들한테 혹시 곰
봤냐고 좀 물어봐봐

저기요

네

이 근처에 혹시..

곰 같은것도 나오는가요?

-곰요? / -곰이라..

네

산에 올라갈 때는 넷이었는데

내려올 때는

우리 둘 뿐인것만 봐도 알잖아요

뭐라 그러시는거야?

입산때까지만 해도 넷이었는데

하산하는 지금은 둘뿐이라 그러네

엉?

이런 데 곰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거 없어요

농담이라구요

진짠줄 아셨나보네?

일본사람들 무뚝뚝하다고
누가 그랬어?

낯색깔 하나 안변하고 저러는구만

곰이다

곰이다!!!

심장이랑 머리 보호해주시고요

곰이 덮쳐오면

곧장 원래의 자세를 유지합니다

이 어여쁜 여인네를

먹어치워버리자니

애석하기 그지 없구나

그냥 데리고 살면서 새끼나 쳐볼까?

눈이 전혀 곰같지가 않은데요

그럼 뭐같은데요?

승냥이 같아요

날 알게된걸 후회하시나?

그럴리가요

재미만 좋구만

나한테 시집만 와주면

맨날 꿀봉지 안고 살게 해줄게요

정말로 나랑 살고 싶어요?

그 쪽만 원하신다면야..

오늘 밤이라도 물 한그릇 떠 놓고?

이런 몹쓸 곰탱이 같으니!

곰이랑 이야기하면 안됩니다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
놓을거란 말이에요

곰한테 갈기갈기 찢길거라고

아무 얘기도 말라는데요

이젠 더 산산조각 날 것도 없다네요

추워요?

돌아갑시다

제가 해드릴게요

으응~!

내가 해주고 싶어 그래요

날 갖고싶은가요?

그렇다면..

그럼 오늘밤에 가져요

오늘 밤만?

네

하룻밤만이면 사양할래요

왜죠?

내가 이쁘다면서요

보답을 하고싶어 그래요

난 그런 빚 지운적 없거든요!

그런거라면 받을 수 없어요

갚으려는게 아니라

당신이 마땅히 가져야
할 부분이니 그러죠

꼭 그런 멍청한 짓을 시켜야겠어요?

당신을 사랑하게돼버렸어요

날 아내로 맞을건가요?

응

맨날 응응 소리만 하지 말구요

난..

'그래!'

아님 '아니!'라는 말을 듣고 싶어

그래

언제?

조금만 더 시간을 줘

더 얼마나?

진분!

요 며칠 줄곧 오상씨 입장에서

나 스스로를 살펴봤는데요

세상에 나보다 더 이상한
여자가 또 있을까요?

당신을 따라 이 먼곳까지 왔으면서

한사코 당신을 밀어내기만 했으니

하지만 내가 왜 여기까지 오게됐는진

누구보다 당신이 더 잘 알거라 봐요

이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오고자

내가 얼마나 애를 썼는지..

또.. 착하디 착한 당신과

여기 이 멋진 홋카이도를 통해

인생의 묘미를 깨쳐보고자 했던 것도

개인적 사심은 고작 이 뿐이었는데

매몰찬 애정은 이미 내
전부를 다 갉아먹어버려

발버둥 칠수록

기억은 나를 나락으로만
끌고 가는것 같네요

오늘 이 저녁은

내 인생 마지막 황혼이 될것 같아요

더 멋져진 당신 모습도 봤지만

거기엔 내 무기력함과 옹졸함도
같이 들어있더라구요

당신은 정말 더없는 반려자감이에요

몇 년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것을...

옷깃만 스치고 가게된 내 어리석음은

하늘이 내리신 벌로 알고 있을게요

이제 난 여기서 그만 물러날테니

날 찾진 말아줘요

부디 날 용서해주길..

영상을 올려주신 koreacmd
'천하제일검'님께 감사드려요

소소씨가 뛰어내리던 즈음에

때마침 지나던 어선 눈에 띄어

구조가 된거래

지금은 병원에서 응급조치중이고

하여간 어리석긴..

암만 학을 떼봐라 내가 도망치나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닌가?

나는 차치하고

다른 걱정할 사람들
생각도 좀 했어야지

당신 속이 속이 아니란거 잘 알아

내가 있는 한

헤쳐나가지 못할 일은 없다구!

알았지?

자

난 그만 가볼란다

그래

더 지체했다 모가지 될라

잘 해줘

고지식하기 짝이 없는
아가씨 같으니까

이렇게 한 번 죽어본 걸로

그 사람에 대한 마음도
다 접었을거야

이건 제수씨랑 애들한테다 써

십 수년만에 겨우 한 번 봤는데

언제 또 보게될 지도 모를 일이니

돈이 필요한 사람은 아가씨 쪽이니

나한테까지 눈먼 돈 뿌릴 거 없어

지금 나한테 딸리는건 돈이 아니라

친구란 말이다 이 친구야!

제일 친하던 놈들은

죄다 자기 자리 찾아 흩어져버렸으니

한 번씩 어찌나 그리운지 모르지?

속이 그렇게 고독할 수가 없더라니까

몸조심 해라

知床の岬に
'시레도꼬(知床)' 곶에

はまなすのさく頃
해당화가 필 무렵

思い出しておくれ
기억해 다오

俺たちのことを
우리들의 일을

飮んで騷いで
마시고 떠들고

丘にのぼれば
언덕에 오르면

はるかクナシリに
머-얼리 구나시리에

白夜は明ける
백야는 밝아오네

別れの日は來た
헤어질 날은 왔어

ラウス(羅臼)の村にも
시레도꼬 마을에도

君は出てゆく
그대는 떠나가네

峠をこえて
고개를 넘어서

忘れちゃいやだよ
잊으면은 싫어요

氣まぐれカラスさん
변덕쟁이 까마귀님

私を泣かすな
나를 울리지말아요..

자막 : koreacmd 박귀화
(hanmai98@hanmail.net)

곧 있음 새해도 되고

구사일생도 하셨는데

소원이나 하나 빌어봐요

전화기 좀 줘봐요

여보세요?

나에요

오랜만에 연락하죠?

그냥 뭐 별건 아니고..

날 사랑해줘서 고마웠다 그럴려구요

지금은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평생을 같이하고 싶은
사람을 찾았거든요

당신도 사모님한테 잘해주세요

두 분의 행복을 빌어줄게요

그럼

저거 내 껀데..

당신 전화기는 일찌감치 당신
이랑 물에 뛰어들었고..

당신도 이제 딴 사람이랑은
연락 같은거 할 필요 없어요

알았스!

이른바 이 세상에

전쟁이 끊이지 않고

충돌이 사그라들지 않는

그 근본 원인을 따져보자면!

의견의 불일치가 일었을시

공정한 판결을 받지를 못한
경우가 대부분일지라...

이 '불협화음해결기' 하나면

그런 난제 쯤은 한 방에 해결이죠

이 안에다 손을 한 번
집어넣어 보시겠어요?

넣었어요

여기 이 손잡이를 잡으시고

가위 바위 보!

제가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이걸 잡아당기는겁니다

하나 둘 셋

거 참 재미난 물건일세

당신이 팔아넘겼던거 맞죠?

당신 발명품이랬으니까

두 분 다 리스크투자에 귀재시고

저는 또 미욱하나마

개인 투자에 관심을 가진 입장으로

서로 고견을 나눠보시자구요

리스크투자라 함은

말 그대로

위험성이 높을수록

더 투자를 감행하게되고

위험성이 없으면

손도 까딱 안하는걸 말하는데요

제가 인격을 걸고 말씀드리죠

이 제품에다

투자를 하신다는건

너무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고로 선생님 같은 분들껜
적격인 셈인거죠

하이테크놀로지 분야에서

한 획을 확실히 남기고 갈 상품이니

이걸로 나랑 가위바위보를 해서

내가 이기면

이걸 바다에다 좀 던져버려주겠소?

난 또 누구신가 했네

나 말고 누가 더 있겠냐고요!

어쩌다 백발이 다 되셨대요?

100년만에 찾아온 금융위기에

나라고 별 수 있을라구요

다 그 놈의 불경기 탓이죠 뭐

투자 은행도 죄다 주저앉는 판국이니

어느 하나 팔리는게 있어야 말이지

울지 마요... 울지 마

울지를 마시고

내 말 잘 들으십시오

이게 원랜 제가 팔았던
물건이잖습니까?

에

그쵸?

그랬죠

제가 다시 사들일게요

얼마면 되겠어요?

이 백만!

버리는 판국에 이 백은 무슨

백만으로 해요

이 백만!

백만으로 가자니까

알았어요

흥정도 지친다

백 만으로 해요

거래 성립

파운드로 치르는건 아시죠?

지랄!

내가 부른건 엔화거든요

엔화라구요?

네

손해봤단 생각은 하지도 마세요

내년에 경기만 좋아지면

뒤도 안돌아보고 되팔아

나눠치기 해드릴테니까

뭘 보는거죠?

나도 좀 봐요

미래!

http://cafe.daum.net/koreacmd